문화예술소식

방문미술 그림샘 & 월간미술인 청년작가추천 서양화가 오현복

조아진 2010. 1. 26. 10:53

방문미술 그림샘 & 월간미술인 청년작가추천

서양화가 오현복

 

글 : 조아진 (방문미술그림샘 대표, 월간미술인 객원기자)

 

고래의 꿈 

다리에 애착을 갖다_130.3cm x 89.4cm_Oil on Canvas_2008

  

 

한복집 꼬맹이

 서걱, 서걱! 한복집 가위질 소리가 요란하다. 한복집에서 가위질 소리가 들리는 것이 무에 그리 놀랄만한 일인가 싶겠지만 사정이 좀 다르다. 3살짜리 여자 아이가 잘 재단된 한복저고리를 색깔별로 조각조각 내어 버린 것이다. 게다가 옷감을 자르는 가위란 것이 어린 아이가 쉬이 다룰 수 있을 만큼 녹록한 무게가 아니지 않았던가! 잠시 외출하고 돌아와 펼쳐진 당혹스러운 상황에 소싯적 말썽 꽤나 피웠던 사람들은 큰일 나겠구나 싶겠지만 오히려 오현복 작가의 어머니는 오리기를 잘한다며 색칠하거나 잘라서 놀 수 있는 색칠공부 책이나 종이인형 사다주셨다고 한다. 오현복 작가는 이러한 어머님의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후원이 지금까지도 많은 영감과 응원이 되어 주고 있다고 고백한다.

 

  

 다리에 애착을 갖다_116.8cm x 91cm_Oil on Canvas_2007

 

 

정체성의 탄생

 그녀의 작품에는 여성의 다리와 구두가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얼굴에 표정이 있듯 다리와 발동작에도 표정이 있습니다. 화가 날 때, 크게 웃을 때, 행복감을 느낄 때, 불안하고 초조할 때 그리고 자신감을 드러낼 때 등 다양한 감정과 표현이 다리가 갖는 동작과 시각적 효과에서 드러나게 됩니다.” 이렇듯 그녀는 인간의 다리와 신발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 감정과 내면의 본질적인 욕구를 표현한다. 일찍이 일부분을 파고들었던 작가들은 전부터 있어왔다. 손만 그리는 작가, 발만 그리는 작가, 뒷모습만 그리는 작가 등 그들은 이른바 그들만의 ‘삘(feel)’을 쫓아 붓을 들어왔다. 그렇다면 그녀는 왜 이토록 다리에 집착하게 된 것일까. 2007년 그녀는 왼쪽 발목인대가 손상되는 사고로 1년간 재활치료를 받게 되어 그토록 좋아하는 하이힐을 마음껏 신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 뒤 시작된 ‘다리에 애착을 갖다’ 시리즈는 여성성 표현에 있어서의 애증의 대리만족이면서 동시에 작품 정체성이 되었다. 그리고 그 곁에는 먼저 미술인의 길을 걸었던 스승들의 가르침이 있었다. 작가관의 뿌리를 심어준 한남대학교 김동창 교수와 메말라가던 감성에 단비가 되어준 송민호 선생님으로부터 그녀는 지금의 작풍에 관하여 고민하며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어릴적 한복집 꼬맹이의 실수에 큰 아량과 칭찬으로 기운을 북돋아준 어머니가 계셨다면, 성인이 되어 다리를 다친 후엔 인생으로서나 작가로서의 큰 나무와 같은 선생님들이 계셨던 것이다.

  

 

작업실풍경

 

 

 누구에게나 고통과 시련은 주어진다. 그리고 기쁨과 희열 또한 함께 공존한다. "세상이 고통으로 가득 채워져 있을지라도, 세상에는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 또한 가득하다"고 말한 헬렌켈러의 말처럼 결국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는 방법은 그것을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는가에 달려있을 것이다. 인생이라는 길에 있어서 굴곡이 있건 없건, 많건 적건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길은 끝이 없다. 오현복 작가에 관한 이 짧은 글에서 이것만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칭찬하고 응원하라. 꿈을 잃었던 작은 새끼 고래는 기운을 얻어 저 넓고 거친 바다를 향해 춤을 추며 나아갈 것이다.

  

 

작업실풍경

 

 

다리에 애착을 갖다_24.2cm x 33.4cm_Oil on Canvas_2007

 

 

Glam girl_45cm x 54cm_Oil on Canvas_2009

 

 

다리에 애착을 갖다_130.3cm x 89.4cm_Oil on Canvas_2008

 

 

 Glam girl_116.8cm x 80.3cm_Oil on Canvas_2009

 

 

작업실 풍경

 

 

오현복 (Oh, Hyun-bok | 吳賢福)

한남대미술대학 회화과졸업

 

경 력

환경미술대전 입상 (안산, 단원미술관, 2004)

세계평화미술대전 특선 (안산, 단원미술관, 2005)

안견미술대전 (서산문화회관, 2005, 2008)

한국구상대전입상 (벽골제아리랑문학관, 2009)

SOAF2009 Emerging Artist (Coex 인도양홀, 2009)

Time-EㆍG전 (IGON Gallery, 2005)

서산미술협회전 (서산문화회관, 2007~2009)

시작전 (서울미술관,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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