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미술 그림샘 & 월간미술인 화실탐방
서양화가 장동문
글 조아진 (방문미술 그림샘 대표, 월간미술인 객원기자)
[ 2009_Jang Dong-moon_생성(Creation)_72.7cm x 91cm_Mixed Media ]
반포동에 위치한 서양화가 장동문의 화실을 방문하였다. 대다수의 미술가들의 작업실이 그러하듯 오랜 세월동안 바닥에 흩뿌려진 물감들의 흔적들은 우연을 가장한 거대한 작품을 형상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가장자리엔 못지않은 기세를 품은 200호 크기의 거대한 말들이 방문객을 맞고 있었다.
[ Artist Jang, Dong-moon ]
화가 장동문은 십 수 년 동안 말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말의 형태가 아닌 그만의 독창적인 표현방식에 따라 진화해왔다. ‘말’이 갖는 낭만성, 진취성, 패기 등의 정서가 살아있으면서도 일반적인 표현양식은 거부한 다양한 예술기법의 혼합을 통하여 표현되고 있다. 얼핏 시각적인 측면에서 말은 패턴이라는 모호한 정의로 아우를 수도 있겠지만 엄밀히 말하여 그의 작품 속에서 말들의 표피를 감싸고 있는 점, 선, 면 중 동일한 것은 단 한 가지도 찾아볼 수 없다. 한 어미의 몸에서 나온 쌍둥이가 서로 다르듯 그의 말들은 패턴을 가장한 그만의 전형성을 양식화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말을 그리면서도 일반적 표현양식을 거부한 작품을 그리고 있는 것일까.
[ 2009년 9월 전시예정작 ]
화가 장동문의 내면은 도전과 자유에 대한 진지하면서도 낭만적인 열망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보는 이의 관점과 성향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해석에 대한 자유는 어쩌면 명확한 정답만을 요구하는 이들에게는 불편하게 받아들여 질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예술 활동이 그러하듯 작품의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목적인가, 시각적 결과인가에 대한 고민은 큰 의미가 없다. 시각적 직접경험을 통하여 받아들여진 이미지의 본질은 각자 살아온 경험과 정서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밖에 없으며 불완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오히려 장동문의 작품은 탁월하다. 같은 듯 다른 그의 작품들이 해석에 관하여는 무한한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내면을 추측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힌트가 있다면 그것은 작품의 제목에 있다. 타이틀 ‘생성’이 바로 그것이다.
[ 2009년 9월 전시예정작 ]
생성(Creation)은 “창조, 천지창조, 창작”을 의미한다. 즉, 풀이하자면 말을 통하여 무엇인가를 생성(창조, 창작)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말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화가 장동문의 방식으로 재해석된 문양들의 나열들은 무엇을 창조하고 있는 것일까.
[ Artist Jang, Dong-moon ]
사실 장동문은 공학도로써 고등학교에서 3년간 교직생활을 하다 운명처럼 미술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전 미술단체 활동 등을 거쳐 현재의 “말 그리는 작가”로 불리우기까지 작가가 걸어온 발자취는 범부의 것이 아니었다. 평소 인자한 성품과 신뢰로 존경을 받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 속에서 만큼은 치열한 무엇인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대중적 정서를 공유하면서도 결코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시선에서 보는 일이 없었고, 그의 내면적 고집은 작품에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난다. 그의 작품 속에서의 말들은 복수시점으로 보여지며, 말들의 표피를 감싸는 조각그림들은 보는 이에 따라 사계절을 형상화한 잘 정리된 밭, 쉴 새 없이 정보를 실어 나르는 전자기기의 기판 등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형상화 된 말은 그 자체로써 의미가 되어 주변에 배치된 구상 이미지들의 도움을 받아 또다시 보는 이로 하여금 의미의 재해석을 재촉한다. 푸른 초원을 자유로이 뛰노는 말들이 그러하듯 화폭 속에 갇힌 듯 보이는 말이 오히려 우리들로 하여금 정형성과 고정관념을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그의 작품 속의 말들 즉, 장동문의 말은 보는 자와 그리는 자 모두에게 ‘자유’ 그 자체인 것이다.
[ 2009년 9월 전시예정작 ]
얼마 전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 ‘안경’(Megane, めがね)에서 말하던 자유에 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무엇이 자유인지 알고 있다”
“길을 똑바로 걸어라”
“깊은 바다에는 다가가지 말도록”
“따위의 그런 당신의 말은 팽개치고 왔다”
“달빛은 어느 길에나 쏟아진다”
“어둠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는 보석과 같다”
“우연히도 인간이라 불리우며 이곳에 있는 나”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가?”
“무엇과 싸워 왔는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짐을 내려놓을 즈음”
“좀 더 힘을”
“부드러워 질 수 있는 힘을”
“무엇이 자유인지 알고 있다”
“무엇이 자유인지 알고 있다”
[ 2009_Jang Dong-moon_Creation_116.7cm x 60.6cm_Mixed Media ]
작업실 이곳저곳 어지럽게 널려있는 작품들과 아무렇게나 흩뿌려진 물감들을 보면서 다시금 그의 작품들을 진중하게 바라본다. 굳이 가벼운 입술로 토로하지 않더라도 무엇인가가 가슴 깊이 충만하게 차오른다. 그의 작품을 보며 이러한 감정을 공유할 수만 있다면 당신 또한 말을 통해 ‘일탈’ 할 수 있을 것이고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반가운 소식 한 가지. 화가 장동문의 전시가 9월 16일(수)부터 22일(화)까지 인사아트센터 2층에서 있을 예정이다. (문의전화 : 02-736-1020)
[ 2009_Jang Dong-moon_Creation_162cm x 130.3cm_Mixed Media ]
[ 2009_Jang Dong-moon_Creation_50cm x 25cm_Mixed Media ]
[ 2009_Jang Dong-moon_Creation_41cm x 24cm_Mixed Media ]
[ 왼쪽부터 : 설재구 환경미술협회 이사장, 서양화가 장동문, 서양화가 최금연 ]
Profile
Artist of Western painting. Mr. Jang, Dong-moon
장동문
개인전 19회
단체전
MANIF 및 한국구상대제전, 카이슈르에 아트페어 (독일)'
인도 트리엔날레 초대전, 이스탄불 아트페어 (터키)
방글라데시 비엔날레, FT겔러리 (미국, LA)
한국예술원초대전, 구상전
한국파스텔전, 한국카톨릭미협전
수상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4회, 입선4회)
구상전공모전 (우수상, 신한상, 특선), 목우회 특선
구상미술대전 우수상, 일본청추회 우수상
심사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2006) 및 심사위원(2003)
구상전공모전, 단원미술제, 한국파스텔공모전
경기미술대전, 라혜석미술대전
대전광역시미술대전, 대구광역시미술대전
행주미술대전
작품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성남아트센타
성남시청
하나은행 본점
우진물산(주)
현재
분당작가회회장, 한국미술협회이사
한국파스텔작가회자문위원
한국카톨릭미협회원
Address.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746-14 303호
Tel : 02-518-0555
C.P : 010-7187-6778
E-mail : dmzhang41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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