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소식

귀를 기울이면 방문미술 그림샘 & 월간 아트앤씨 애니메이션과 사람이야기

조아진 2010. 7. 16. 14:06

 

방문미술 그림샘 & 월간 아트앤씨 

애니메이션과 사람이야기 열 번째

Animation & Human Story 10th

 

귀를 기울이면 (콘도 요시후미)

耳をすませば | Whisper of the Heart

近藤喜文 , Yoshifumi Kondo

 

 

귀를 기울이면

[글 / 조아진 : 방문미술 그림샘 대표, 월간 아트앤씨 객원기자]

 

 맑고 높은 하늘,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 그리고 첫사랑의 가슴앓이. 오래된 사진 같기만 한 그 시절 풍경속에는 누구든 주인공을 꿈꾸고 있었더랬다. 비록 결과가 해피엔딩이 아니었다하더라도 추억은 마음 한 구석에 아련하게 자리잡고 있는 순수의 시간. 오래된 사진첩이나 책상 서랍 속에 꽁꽁 숨겨두었던 연애편지들 그리고 누군가를 생각하며 정성을 다해 곱게 접었을 종이학까지 지금껏 잊혀지지 않고 때때로 우리를 미소짓게 하는 것은 아마도 ‘순수’라는 두 글자가 가진 힘이 아니었을까. 이번 이야기는 중학교 3학년 소녀인 ‘시즈쿠’와 동갑내기 소년 ‘세이지’의 풋풋한 로맨스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설책 읽기를 좋아하던 평범한 중학교 3학년 소녀 ‘시즈쿠’는 도서관에서 대여해 읽은 책의 도서카드마다 ‘아마사와’라는 이름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또래의 소녀들이 그러하듯 왕자님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잊고 간 도시락을 가져가던 여정에서 만난 고양이 문(Moon)을 따라 다다른 곳은 높은 언덕 주택가에 숨어있듯 자리 잡은 작고 아담한 골동품가게. 그 곳에서 ‘시즈쿠’로 대표되는 순수한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러나 단순한 하이틴 로맨스로 봐서는 곤란하다. 이 애니메이션이 갖고 있는 힘은 리얼리티에 있다. 분명 모험적인 요소와 판타지적 상상이 연출되어 있지만 그것조차도 그 시절 우리가 꿈꿨던 공상속의 세계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늘 티격태격하던 자매였지만 자취생활을 위하여 타지로 이사를 가게 되던 전날 밤 그리 멀리 떠나는 것도 그리고 아주 사라져버리는 것도 아니었지만 대사 한 마디 없던 그 순간의 먹먹함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또한 단짝친구 ‘하라다’와 ‘스기무라’의 삼각관계까지 얽혀있다. 그러나 요즘 드라마에서 억지스럽게 재생되는 그런 삼각관계가 아닌 철저하게 중학생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삼각관계다. 그리고 ‘세이지’와의 첫사랑의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은 보는 내내 마냥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단순한 애정관계만 담고 있었다면 그저 잘 만든 하이틴 로맨스 애니메이션이 되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성장’에 관하여 말하고 있다.

 

  장래희망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갖게 되는 막연한 불안감들. 가깝다고 느꼈던 사람들이 아주 멀리 달아나버리는 느낌들. 이 애니메이션의 각본가 이자 총 제작지휘를 맡았던 ‘미야자키 하야오’는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를 듣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요즘 학생들에게 고향이란 어떤 곳일까?’ 이를 계기로 ‘귀를 기울이면’이란 작품을 기획하게 되었고, 이 노래는 OST 이상의 큰 의미를 만들어내며 보는 내내 그리고 애니메이션이 끝난 후에도 읖조리게 되는 노스텔지아적 작품의 감성을 지속시킨다. 캐릭터 주인공 외에 또다른 주연인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이 작품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연출한 감독 ‘콘도 요시후미’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없었다면 [귀를 기울이면]이란 작품은 탄생되지 못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원령공주, 빨강머리 앤, 미래소년 코난, 제목만 들어도 알법한 명작 애니메이션의 원동화 감독으로 활동해왔던 ‘콘도 요시후미’를 두고 ‘미야자키 하야오’와 ‘반딧불의 묘’를 감독한 ‘다카하타 이사오’가 서로 차지하기 위해 옥신각신했다는 일화는 이 감독이 얼마나 섬세하고 리얼한 감수성을 갖고 있는 애니메이터인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돌아보면 그리 멀지 않은 과거. 작은 동네에 관한 친숙한 풍경과 각 캐릭터들의 섬세한 표정과 몸짓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까지 ‘콘도 요시후미’가 아니었다면 표현되기 힘들었을 리얼리즘과 판타지의 하모니가 그의 연출력의 힘이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스튜디오 지브리’의 후계자로 내정하며 은퇴선언까지 하였던 그였으나 [원령공주]에 참여한 직후 해리성 동맥류로 1998년 48세를 일기로 급서하게 된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던 그는 애니메이터라는 과중한 업무를 견뎌오다 결국 생의 시간과 작품을 맞바꾸기라도 하듯 [귀를 기울이면]이라는 유일한 연출작만을 남긴 채 우리 곁을 떠나고 만 것이다. 공교롭게도 1997년 53세를 일기로 사망한 ‘존 덴버’의 노래가 이 작품에서 재생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더욱 애틋한 작품이기도 하다. 

 

 

 

 잿빛구름 속에서부터 가녀리게 새어나오던 빛줄기를 따라 시선을 이동하다보면 어느새 하늘 한가득 무지개가 둥실하고 떠있고는 했다. 무더운 여름밤. DVD로 출시된 이 애니메이션을 온가족 그리고 연인들이 함께 보고 나면 그리움의 무지개가 가슴 한 곳에 시원하게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작품에서 개사된 [Take me home, Country roads]의 가사내용

 

이 길을 계속 걸어가면

그 마을에 다다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컨트리 로드

 

외톨이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살아가자고 다짐했어

쓸쓸함을 억누르고 강한 자신을 지켜나가자

컨트리 로드

 

이 길을 계속 걸어가면

그 마을에 다다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컨트리 로드

 

걷다 지쳐, 잠시 서있으면 떠오르는 마을

언덕을 휘감은 오르막 길

그런 나를 꾸짖고 있어

 

컨트리 로드

이 길을 계속 걸어가면

그 마을로 다다를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컨트리 로드

 

아무리 절망적일 때라도 결코 눈물은 보이지 말아

생각탓인지 발걸음이 빨라지네

추억을 지우기 위해

 

컨트리 로드

이 길이 고향으로 이어져 있다해도

난 가지 않아, 갈 수 없어.

 

컨트리 로드

내일은 여느 때의 나로

돌아가고 싶어, 돌아갈 수 없어

안녕, 컨트리 로드

  

 

 

 

 

 

 

 

귀를 기울이면

작품원제 : (耳をすませば | Whisper of the Heart)

제작연도 : 1995

제작국가 : 일본

제작사 : 스튜디오 지브리

장르 : 드라마, 멜로, 로맨스, 판타지

상영시간 : 111분

감독 : 콘도 요시후미 (近藤喜文, Yoshifumi Kondo)

원작 : 히이라기 아오이

각본 : 미야자키 하야오

제작 : 스즈키 도시오

음악 : 노미 유지

주연 : 혼나 유코 (츠키시마 시즈쿠 역), 다카하시 가즈오 (아마자와 세이지 역)

 

 

콘도 요시후미

近藤喜文 , Yoshifumi Kondo

 

 

약 력

1950 3월 31일 나가타현 고센시 출생

1965 4월 니가타 현립 무라마츠 고등학교 입학. 미술부

1968 도쿄 디자인 대학 애니메이션과 입학

1968 오츠카 야스오의 추천으로 A프로덕션 입사.

1978 재팬 애니메이션으로 이적

1980 텔레콤 애니메이션으로 이적

1984 ‘리틀니모’의 파일럿 필름을 공동으로 제작

1985 ‘텔레콤 애니메이션’ 퇴사. 6월부터 8월까지 자연기흉으로 입원

1987 스튜디오 지브리 이적

1995 귀를 기울이면 감독데뷔

1998 1월 21일 사망

 

작 품

1968 거인의 별 (원동화)

1971 루팡 3세 (원화)

1972 신 근성 가에루 (원화, 작화감독)

1975 감바의 모험 (원화)

1978 미래소년 코난 (원화)

1979 빨강머리 앤 (원화, 작화감독, 캐릭터디자인)

1980 톰소여의 모험 (원화)

1985 명탐정 홈즈 (작화감독, 캐릭터디자인)

1986 사랑의 소녀 폴리안나 (원화)

1987 사랑의 작은 아씨들 (원화, 캐릭터디자인)

1988 반딧불의 묘 (작화감독, 캐릭터디자인)

1989 마녀 배달부 키키 (작화감독)

1991 추억은 방울방울 (작화감독, 캐릭터디자인)

1992 붉은 돼지 (원화)

1992 하늘색 씨앗 (감독)

1993 바다가 들린다 (원화)

1994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원화)

1995 귀를 기울이면 (감독)

1997 원령공주 (작화감독)

 

귀를 기울이면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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