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소식

퍼포먼스 도예가 권우숭의 ‘흙’ Art & Conversation 3rd

조아진 2014. 3. 3. 21:40

 

Art & Conversation 3rd

퍼포먼스 도예가 권우숭의

‘흙’  

  

 

 

문경

팍팍하고 거칠었던 삶이었다. 돈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사라지거나 쓰러져 갔다.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는 아픔들. 자의반 타의반으로 오랫동안 주업으로 해오던 일을 관두던 날. 권우숭은 아내와 함께 각자의 인생을 단어로 적기 시작했다. 실로 오랜만이었다. 고통을 마주하고서야 가족이란 단어가 떠올랐고 그제야 서로에 관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 앞으로의 10년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각자가 알고 있는 것만큼의 것들을 적고 나서 단어들을 서로 교환해 본다. 아내의 고향 문경. 아내가 써준 종이에서 환히 두 눈에 박히는 단어가 있다. ‘도자기’ 지난 날 미대에 다니던 시절이 스쳐갔고 어릴 적 진탕하던 흙놀이가 떠올랐다. 그렇게 그는 새로운 인생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도예를 배우기 위해 아내의 고향으로 향했다.

 

 

    

도예가 권우숭의 작품

 

 

 

퍼포먼스 도예가 권우숭의 탄생

아내와 자식을 서울에 두고 문경에 내려와 도예를 배우던 시절. 특히나 고마운 분들이 있었다. 영화 ‘변호인’의 국밥집 아주머니가 그랬듯 그에게도 김밥집 아주머니가 그리고 찜질방 카운터 친구가 고마웠다고 한다.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시작한 공부 때문에 하루하루 헛되이 버릴 시간이 없었던 그는 늦은 시간까지 학교 공방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기 일쑤였고 그 때마다 고맙게도 식사와 잠자리를 배려해 주신 덕에 지금까지도 안부를 주고받으며 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으론 스스로를 몰아세우며 외롭게 공부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특수한 기술’을 연마할 수 있었다고 한다. 손끝 감각을 예민하게 갈고 닦기 위해 공방의 불을 끄고 거기에다 눈까지 감고서 도자를 빚기 시작했고 학교를 졸업할 즈음 어느덧 상당한 경지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이다. 눈을 감고 도자를 빚는 도예 퍼포먼스 예술가 권우숭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공부를 마치고 서울로 떠나오던 날 그는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정성껏 빚은 도자기를 김밥집 아주머니와 찜질방 카운터 친구에게 선물한다. 그 분들이 진심으로 기뻐해 주시던 모습이 아직까지도 선하다고 말한다.

 

 

  

   도예가 권우숭의 작품

  

 

버림으로써 얻어지는 것들

하나의 도자기를 빚기 위해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한다. 그릇 하나 빚는데 무에 그리 오래 걸리느냐, 가마 작업이 오래 걸리는 것이냐고 질문하자 자신의 도예는 ‘마음수양’이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에게 있어 도자를 빚는 과정은 여전히 부족한 ‘나’를 확인하는 과정이며 자신에게 있어 도예란 첫째도 흙이고 둘째도 흙이며 셋째가 불이라는 것. 그는 시중에서 파는 흙을 쓰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흙을 찾기 위해 온갖 곳을 발품을 팔아가며 헤맨다. 그리고 그 흙이 제대로 빚어지는지, 또 다른 흙과의 조합은 어떻게 되는지 꾸준히 시험한다. 그렇게 오랜 시간 공을 들여 키워낸 작품이 가마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마 안에서의 불과의 싸움에 늘 이기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많은 작품들이 깨쳐지게 된다. 그는 이것을 내 것이 아닌 것을 놓아주는 욕심을 버리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도예가 권우숭의 작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첫째도 둘째도 흙이 먼저라고 말 한 것은 결국 ‘사람’에 관한 관심이 아니었을까? 우리들은 삶을 살아오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우리는 그들과 부단히 부대끼며 가족이나 친구의 관계로 혹은 선후배의 관계 등으로 얽히게 되지만 가마 속에서 불의 시련을 모두 이겨내는 것은 아니듯 모든 관계가 ‘내 사람(그릇)’이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깨지거나 깨쳐지는 관계가 더 많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수 김광석의 노랫말처럼 ‘매일 이별하는 삶’과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집착’일 수 있다. 그의 말대로 그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는 과정일 뿐인 것이다. 그렇지만 한 가지 그가 꾸는 꿈은 있다. 좋은 흙을 찾아 길을 나서는 것처럼 새로운 사람들과 다시 인연을 만들고 마침내는 불을 이겨낸 좋은 그릇으로 탄생하는 것. 그는 지금까지 완벽히 만족할만한 그릇을 만든 적은 없다고 했다. 그렇지만 마음이 가는 작품들은 서너 점 있다고 했다. 어쩌면 그것은 불의 시련을 이겨낸 가족들과 벗들을 향한 깊은 감사의 헌정사가 아닐까.

 

 

  

 

   도예가 권우숭의 작품

 

 

 

*방이사발 (사진참조)

현재 지하철 9호선 공사가 한창인 방이역 인근의 흙으로 빚은 사발. 공사가 마무리되면 다시는 이 곳의 흙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공사장을 찾아가 인부들 사이에서 흙을 구해와 만든 작품이다.    

 

 

 

 

 

 

*도예퍼포먼스 (사진참조)

눈을 가리고 손끝의 감각만을 이용해 그릇을 빚는 도예가 권우숭의 도예 퍼포먼스.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며 함께 숨죽이고 집중력있게 관람하는 것이 특징. 도예가 권우숭은 다양한 축제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퍼포먼스 행사를 통해 도자예술을 친근감 있게 소개해 오고 있다.  

    

 

 

 

 

 

 

 

 

 

 

*송파실벗뜨락과 함께하는 흙과 사람 ‘흙놀이 초대기획전’

도예가 권우숭은 송파실벗뜨락의 문화센터 제자들과 함께 도자도예 기획초대전을 갖는다. 장소는 송파여성문화회관 건물 6층 송파실벗뜨락 공감갤러리이며 3월 5일(수)~15일(토)까지.    

 

 

 

 

 

 

도예가 권우숭 프로필

KWON, U-sung   

 

대한민국 국제미술대전 금상, 한성백제미술대상전 추진위원 역임

한중미술교류전(베이징), 아름다운 동행전(국회의사당), 꿈의숲 아트페스티벌 꿈의 대화전 (북서울 꿈의 숲 아트센터), 말달리자전(서울아산병원갤러리), 문경전통찻사발축제, 석촌호수 벚꽃축제 외 다수

 

현. 도시문화공공예술협회 총무, 송파미술가협회 총무, 송파실벗뜨락 문화센터 출강중

C.P. 010-2926-3667 | E-mail. Usung2010@naver.com

 

 

 

 

글. 조아진 [Jo, Ah-jin]

방문미술 그림샘 대표, 한국미술협회 회원, 아트앤씨 객원기자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 석사수료 및 동대학 애니메이션전공 졸업

전. 경희대학교 디지털콘텐츠전공 출강, 예원예술대학교 만화게임영상학부 출강

한·일 월드만화전, 광주비엔날레 FLAG ART FESTIVAL, 오! 밀양전 외 다수

영화진흥위원회 제작지원작 ‘성냥팔이 소녀를 위하여’(감독) 외 27편 제작

기탄출판사-그림나무 ‘아라비안 나이트’ 외 10권 제작

E-mail. cajme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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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교감하는 스토리텔링 감성 커뮤니케이션

방문미술     

방문미술 그림샘은

감각‧인지력 발달을 위한 놀이미술을 기본으로

다양한 미술재료의 활용과 감정표현발달을 위한 전문교재개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전문가가 직접 가정에 방문하여

그리기, 만들기, 종이접기, 콜라주, 이야기 표현 등

다채로운 오감발달 종합미술교육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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