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소식

[스크랩] 불이 그린 그림 칠보화가 김선주의 ‘기억 박물관’ (Art & Conversation 4th)

조아진 2014. 5. 16. 14:57

Art & Conversation 4th

불이 그린 그림 칠보화가 김선주의

‘기억 박물관’

김선주_제화 초복_45 x 45cm_동판, 동박, 와이어, 칠보유약

 

 

 

 

서늘한 바람이 가슴을 두드리고 조금은 따가운 햇살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지는 곳. 머릿속을 간질이는 바다 내음은 고단한 여행자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주고 수평선으로부터 뜨겁게 넘실거리는 무엇인가가 두 눈을 흐리며 모든 것을 내려놓게 만든다.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위적인 구석이 없어 ‘영원함’을 볼 수 있다면 바로 이것이 아닐까하고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 곳이다. 선재도에 위치한 선재미술관을 방문하였다.

    

 

 

 

 

 

 

 

 

 

 

서양화가 김선주는 특이한 이력의 작가이다. 그림을 그리지만 불을 다루는 일을 겸해서 한다. 아니 그녀의 말을 빌면 ‘불이 그려주는 그림’을 보며 ‘교감’하듯 작품을 만든다. 전기가마를 통해 칠보작업을 하는 까닭에 불의 온도에 따라 빛과 색이 달라진다. 그녀는 전기가마의 불구멍으로 보이는 그 찬연한 순간을 ‘태양이 떠오르는 느낌’으로 비유했다.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그 아름다운 광경은 오직 그녀와 불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교감이다. 어쩌면 그래서 그녀는 이곳에 체험미술관을 개관했는지도 모르겠다. 태양이 떠오를 때의 순간이 그녀의 칠보작업에 있다면 이 곳 선재도는 태양이 지는 순간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는 곳이다. 예술가의 정신적인 영역에서의 ‘떠오름’과 자연의 ‘짐’이 있는 숭고한 균형이다.

    

 

 

 

 

 

 

 

 

 

 

그녀는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했다고 했다. 무엇인가 항상 ‘더’ 원했기 때문에 만족이란 애초부터 존재할 수 없는 모순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없음’에 대해 깊이 성찰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녀에게 찾아온 깨달음은 바로 ‘내가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 무엇인가로 가득 차 있었을 때 보다 지금 나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벗들과 나누고 그 부족한 것들을 벗들로부터 채워가는 것을 실천하고 있는 이 순간이 가장 만족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한다.

    

 

 

 

 

 

 

 

 

 

 

저 멀리 당진에서 목재를 날라다 주는 벗도 있고 전국에서 낚시 친구들이 놀러와 미술관 곳곳의 부족한 것들을 뚝딱거리며 채워주고 있기도 한다. 그녀 스스로도 공구사용법을 배워서 예전에 익힌 목공기술을 발휘하기도 하고 지인으로부터 부화기를 선물 받아 23마리의 병아리 친구들을 부화시키기도 했다. 가장 갖고자 했던 그 어느 때보다도 내가 주고자 할 때 그리고 그들 또한 기꺼이 두 팔을 벌려 도와주는 이 순간이 그녀의 인생에 있어 가장 꽉 찬 순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바다가 코 앞에 보이는 이 곳에 왜 미술관이라는 것을 열었을까? 그녀는 평범한 그렇지만 자신만의 ‘기록’을 갖고 있었던 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느 날 한 가족이 미술관을 찾아 왔었다. 아직 미술관의 모습을 체 갖추기 전인지라 미숙한 것 부족하고 모자란 것 투성이인 박물관 겸 미술관이었다. (사실 그 당시는 막연한 미술관의 개념만 갖고 있었다.) 강렬한 것들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자식들의 눈에는 그다지 성에 찰 특별한 것이 없었는지 자꾸만 나가자고 재촉하고 있는 상황. 한 할아버지가 기어코 묵묵히 곳곳을 살펴보고는 불쑥 종이와 연필을 꺼내 김선주 작가의 손을 달라며 손 모양을 그려 가셨다고 한다. 가실 때 이곳의 주소와 연락처를 물어 가셨었는데 며칠 뒤 두꺼운 스크랩북 하나가 배송되어 왔다.

 

그 것은 그 할아버지께서 수년에 걸쳐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의 신문, 잡지의 사진들을 모은 자료와 놀라울 정도로 직접 꼼꼼하게 콜라주 한 팝아트 작품들 그리고 때때로의 생각들을 글로 적어놓은 한 사람의 정신적인 ‘유산’이었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자식들은 이 자료집을 중요하지 생각하지 않으며 자신이 죽고 나면 그냥 태워질 것이기에 이 미술관에 기증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편지를 보내왔다. 스크랩북의 가장 마지막에는 작가 김선주의 손모양 콜라주 팝아트가 자리하고 있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기억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진심으로 기뻐하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선재미술관의 가야할 방향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선녀가 내려와 춤을 추었을 정도로 섬 주변의 경관이 아름다워 선재도(仙才島)라 불리는 이 섬. 바닷물이 들고 남에 따라 근처의 목섬까지의 길이 ‘열렸다 닫혔다’한다. 물이 빠질 때 처음 열리고 물이 다시 들어올 때 가장 늦게까지 남아있는 탓에 사람들은 이 바닷길을 ‘기적의 길’이라 부르는데 선재미술관은 바로 이 기적의 길이 바로 가깝게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바닷길을 걷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신기하게도 이 기적의 길은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져 있고 그 주변은 펄로 되어 있어 단단한 모랫길을 따라 트랙터가 다니기도 한다.

    

 

 

[작업실 풍경]

 

 

 

 

 

 

 

밀물과 썰물은 때때로 사람에게 있어 인연의 모습으로 비쳐진다. 누군가에게 있어선 아주 중요한 인연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 있어선 그저 그런 스쳐지나가는 한 조각일 수 있다. 그러나 자연의 흐름을 가만히 관찰하고 있노라면 수없이 우리들의 마음속을 들어오고 나가는 인연의 순환 속에서 ‘기적의 길’이 만들어지는 순간이 온다. 이곳 선재미술관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추억을 가져와서 채워가는 ‘기억’ 박물관이란 생각이 든다. ‘나’만 아끼는 책도 좋고 ‘나’만 아끼는 레코드판도 좋다. 이곳은 여러분들의 추억을 저장해 놓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영원한 기억이 될 것이다.                                 -end-

 

 

 

 

[선재도, 목섬]

 

 

 

 

 

* 본 기사는 월간아트앤씨 6월호 기사로 지면에도 소개될 예정입니다.

 

 

선재미술관

주소. 인천 옹진군 영흥면 선재리 199

4호선 오이도역 길건너 -> 790번 버스(옹진군청~영흥도) -> 선재대교 입구에서 하차 -> 도보로 3분 낭아리해수욕장 방향에 있습니다.

문의전화. 032-888-0320

 

체험프로그램

칠보 아크릴화, 캐리커쳐, 낚시, 양초만들기, 천연비누 만들기, 뜨개질, 천연화장수 만들기, 와이어 공예, 종이공예, 퀼트 등

 

갤러리 개인전 및 동호회 단체전 가능

 

실내힐링캠프장

스승과 제자들의 아이디어 또는 사생회 장소로 추천

작가들의 창작여행 쉼터로 추천 및 일반인들의 체험미술공간으로 추천

 

공동주방 등 셀프하우스 운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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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미술가 김선주 프로필

KIM, Seon-ju

 

 

 

[칠보그림 개인전]

2013 제5회 “기적의 샘” (공세리 성지성당 박물관)

2012 제4회 “꿈꾸는 나무” (삼현갤러리)

2011 제3회 “불이그린 그림” (갤러리 샘)

2010 제2회 서울미술관 초대전 “MY HEART”

2008 제1회 “내 마음의 평화전” (서울 미술관)

 

[단체전]

2000~2011일본 칠보작가 협회 에나멜 공모전(일본 우에노 미술관)

1999 선 에나멜링회 회원전(잠실 롯데 갤러리)

1999~2004 KJ Art World 교류전(예술의 전당)

2000~2012 한국미술협회전(예술의 전당)

2002~2012한국 칠보작가협회 회원전(인사아트갤러리)

2001 USA 에나멜리스트 특별초대전(Fennessee Sandra Blain Gallery)

2002 인도정부초청 현대회화 초대전(인도 현대미술관)

2004~2014 송파미협 협회전 외 60여회 단체전 참여

 

[수상]

일본 에나멜 공모전 우수상 2회(일본 칠보작가협회)

서울 여성 미술대전 우수상(사단법인 환경미술협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한국미술협회) 외 다수

 

현. 선재미술관 관장, 한국미술협회 서양화분과위원, 한국칠보작가협회, 송파미술가협회 총무

C.P. 010-6206-4830 | Tel. 032-888-0320

E-mail. rlatjswn4830@naver.com

Add.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선재리 199

 

 

 

 

 

김선주_아름다운 공세리_20 x 20cm_동판, 칠보유약

 

 

 

 

글. 조아진 [Jo, Ah-jin]

방문미술 그림샘 대표, 한국미술협회 환경조경위원, 도시문화공공예술협회 총무, 송파미술가협회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 석사수료 및 동대학 애니메이션전공 졸업

전. 경희대학교 디지털콘텐츠전공 출강, 예원예술대학교 만화게임영상학부 출강

한·일 월드만화전, 광주비엔날레 FLAG ART FESTIVAL, 오! 밀양전 외 다수

영화진흥위원회 제작지원작 ‘성냥팔이 소녀를 위하여’(감독) 외 27편 제작

기탄출판사-그림나무 ‘아라비안 나이트’ 외 10권 제작

E-mail. cajme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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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교감하는 스토리텔링 감성 커뮤니케이션

방문미술     

방문미술 그림샘은

감각‧인지력 발달을 위한 놀이미술을 기본으로

다양한 미술재료의 활용과 감정표현발달을 위한 전문교재개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전문가가 직접 가정에 방문하여

그리기, 만들기, 종이접기, 콜라주, 이야기 표현 등

다채로운 오감발달 종합미술교육을 제공합니다.

 

1회 모의수업체험

전국대표번호 : 1644-5672

수업문의 및 교사지원

홈페이지 : www.grimsam.com

이메일 : cajme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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