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소식

지구 살리기 운동가 고득호 ‘불편하고 느린 삶’

조아진 2013. 3. 18. 13:20

 

조아진의 Art & Conversation 2nd

지구 살리기 운동가 고득호

‘불편하고 느린 삶’ 

고득호(저서)_War & Peace 중 사라지는 도시들 & 도망자_390x162cm_acrylic on canvas

 

 

 

혼자 걷는 길

인터뷰를 위해 고득호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가는 길. 한마디로 어수선한 날씨였다. 바람이 세게 불고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져 코끝이 시릴 정도여서 ‘편하게 택시를 타고 갈 걸 그랬나’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거리가 애매했다. 택시를 타자니 가깝고 걸어가기엔 좀 먼 거리. 길을 잘 몰라 헤맨 시간까지 약 20여분 이상을 거리에서 보내다 겨우 작업실을 찾을 수 있었다. 혼자서 낯선 길을 걷자니 생각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고득호(저서)_War & Peace 중 거래_390x162_acrylic on canvas

 

 

 

지구 살리기 운동가?

정의내리기가 마땅찮아 ‘환경운동’으로 사전(위키백과)적 의미를 살펴보니 다음과 같았다. [환경운동가(環境運動家, environmentalist): 자연환경의 보호, 유해물질의 사용금지, 생태계의 보전 및 정책의 실현 등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활동을 하는 사람] 부연 설명을 하자면 환경운동은 몸으로 직접 뛰며 실천하는 물리적인 운동과 작가 자신과 같이 사상과 철학 등을 예술과 교육을 통해 표현하는 정신적인 운동가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작가의 말에 따르면 지구 자체를 하나의 생명체 ‘종(種)’으로 여기고 지구에 의지하며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의 평등과 생명의 존엄을 존중하며 상호간의 조화로운 삶을 주장하는 일종의 사상(思想)운동가이다. 이러한 사상을 표현하는데 있어 미술은 그의 생각을 표현하는 주요한 수단이 된다. 2009년과 2011년에 그가 출간한 <지구가 인간 종에 보내는 경고장: GERM-C.TISM>과 <War & Peace>에서 그는 그의 생각과 10년간의 기록을 담아 인간들에게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는 성명서적인 기록물을 발표한다. 직접 찍은 사진들과 그림들, 글 등이 날선 검처럼 굉장히 직접적이면서 상징적인 주제들과 함께 비판적인 시선으로 담겨져 있다.

 

   

 

고득호(저서)_War & Peace 중 자유의 박탈_324x260_oil on canvas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그가 수집하고 기록한 10년간의 설정 및 자료집에는 인간들의 이기심과 이기주의로 인하여 강제적으로 소비된 생명체의 바랜 기억들이 담겨있었다. 그것을 대하는 순간 아프거나 부끄러운 과거를 들춰내는 기분이 들어서 절로 숙연해 지고 만다. 인간의 편의와 편리를 위해 생명체의 죽음이 잉여(剩餘)된다. 태어나자마자 부리며 발톱, 꼬리가 잘려 나가고 수개월 안에 짧은 생을 마감한다. 살아남을 수 있는 것들은 어둡고 지저분하며 좁은 곳에 갇혀 평생을 지내거나 자유를 박탈 당한체 우리(cage) 속에 산체로 박제(剝製)당한다. 그들에게는 살 자유도 죽음의 자유도 허락되지 않는다.

 

   

 

고득호(저서)_War & Peace 중 혼란, 불신, 멸망_acrylic on canvas

 

 

 

필요에 의해 소비되는 것 만큼이나 과잉공급으로 의미 없이 버려지는 것들도 많다. 자본과 자원의 불균형은 어떤 나라에는 고도비만자를 어떤 나라에는 영양실조자를 양산시켰다. 같은 인간이면서 다른 인간의 시선으로 서로를 분류하기 시작한다. 있는 자와 없는 자로 세계는 양분화되고 이러한 양극화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빙하가 녹아내리고 아마존의 숲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오늘의 양식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간다. 무엇이든 남들보다 더 갖기 위해 혹은 남들만큼이라도 갖기 위해 ‘더’를 말하며 과잉소비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인간들에 의해 값없이 희생된 ‘종’들의 삶처럼 누군가를 위해 ‘인간종’ 스스로가 값없이 희생되고 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한 삶의 연속이다.

   

 

 

 고득호(저서)_지구가 인간종에게 보내는 메시지-GERM 중 food sale

 

 

 

가위손부터 붓손까지

한편 그의 생각과 실천의 배경에는 그의 독특한 경력과 경험이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스무살 초반. 영화나 무대에서 활동하는 특수분장 전문가가 되고 싶었으나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무작정 미용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시다(빗자루질)-중상(뒷머리만 파마가 가능한 직위)-시아게(앞머리까지 파마가 가능하며 남자머리는 다 깎을 수 있는 권한)-헤어디자이너 순으로 엄격하게 직위가 정해져있는 경력의 세계에서 비교적 빠른 시간에 헤어디자이너까지 오를 수 있었고 홍대 앞에서 개인 가게까지 오픈하여 큰돈을 벌 수 있을 만큼 일에 있어선 성공적이었다. 그 후로도 보수가 꽤 좋았던 대기업에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다가 3개월만에 사표를 쓰고 나왔던 전례도 있었고 시골에서 농사를 짓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모든 일을 하는데 있어서 정신적인 만족감을 가질 수는 없었던 그는 이십대 중반 공항경찰로 일하던 시절 우연히 자신의 꿈을 위해 외국으로 유학을 가던 도중의 동창을 만나게 되면서 생각이 크게 바뀌기 시작한다. 꿈도 삶의 의미도 없이 그냥 살았던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워 시끄러운 비행기 엔진 밑에서 정말 크고 서럽게 울었다고 했다. 그 이후로 다시 ‘화가’라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다시 공부며 입시그림을 독학으로 준비하며 마침내는 이십대 후반이란 늦은 나이에 대학을 다니기 시작했고 미술학원을 크게 성공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에게 속고 치이면서 깊은 좌절감을 겪게 된다.

 

 

 

 

고득호(저서)_지구가 인간종에게 보내는 메시지-GERM 중 Where is my house?

 

 

 

시련의 시간 동안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바로 지구 살리기 운동가로써의 재기다. ‘나’ 보다는 ‘우리’ 그리고 ‘우리’ 보다는 ‘지구전체’의 삶을 생각하는 삶이다. 그러나 삼십대 후반에 발표된 그의 작품집은 사람들에게 ‘생각의 전환’을 너무 강요한 나머지 메시지에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그 자신이 다급해져 스스로와 세상 모든 것에 빠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사십대 중반이 된 그는 이제 세 번째 책을 준비하고 있다. 연로하신 아버지를 모시고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하면서 그는 ‘말’하는 법 즉, 불편하고 느리지만 확실히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것을 깨우쳤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준비하고 있는 책은 작고 소박한 것을 말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일들이며 우리 고장, 마을에 관한 이야기를 초등학교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할 예정이다. 우리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물들의 삶과 생명이 존중 받아야하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아이들 때부터 자연스럽게 가르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 너무 빠르지 않게 천천히 변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고득호(저서)_지구가 인간종에게 보내는 메시지-GERM 중 인간의 만행-세일

 

 

 

함께 걷는 길

그는 지금 나부터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아주 소소한 것들을 실천하는 것이 진정으로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운동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자원을 쉽게 소비하기보다 어렵게 아끼는 것이 생산적이라는 믿음으로 전기를 아끼거나 재활용,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는 한편 어지간한 거리의 장소는 차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닌다. 얼마 전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성룡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여섯 시간이나 걸려서 물을 직접 길어 쓰는 소녀들과 개인 물병 실명제의 실천 등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이 모이면 큰 힘이 된다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진리.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은 작가님과 함께 했다. 함께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오는 길은 생각보다 짧게 느껴져서 채 5분도 걸리지 않은 것 같았다. 좀 불편하고 천천히 가더라도 누군가와 함께 서로를 배려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느린 걸음이 혼자서 바삐 걸을 때보다도 훨씬 즐겁다는 깨달음의 시간이기도 했다. 서로를 배려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아주 소소한 변화의 시작. 이번 주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캔들 나이트(candle night)를 실천해 보면 어떨까?

 

  

작업실 풍경 

 

 

 

지구 살리기 운동가. 고득호 (Ko, Dug-ho)

 

 

지구 살리기 운동가로써 그리고 화가로써 열심히 활동하고 계시는 고득호 작가님은 내 년 아주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닫힌 공간에서 단순히 관람을 하는 전시가 아닌 열린 공간에서 모두가 체험 가능한 지구를 위한 살아있는 전시를 개최하는 것입니다. 오늘도 작가님은 두 발에 꿈을 담아 힘차게 걷습니다.

 

 

개인전 7회

백혈병어린이돕기 자선판매전(아산병원갤러리) 등 초대전 및 단체전 130여회

 

수상

타슈켄트 비엔날레 본전 장려상(우즈벡 현대미술관),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국립현대미술관), 한국미술창작협회 대상(시립미술관 분관)

 

저서

지구가 인간 종에 보내는 경고장: GERM-C.TISM / 2011년(국립중앙도서관/사회과학)

 

War & Peace / 2009년(어문저작물 저작권등록)

 

경력

한성백제미술대전 상임위원, 국제미술협회, 계간버질, 한국창작미술협회 홍보이사, 송파미술가협회 총무

 

작품소장

서울경찰청, 부산수산청, 한국공예문화진흥원 이사장 장윤우 명예교수 등

 

현. 지구 살리기 운동가(네이버 검색), 송파미술가협회 사무국장

E-mail. dughoko@naver.com

 

 

글쓴이. 조아진 [Jo, Ah-jin]

 

방문미술 그림샘 대표, 한국미술협회 회원, 아트앤씨 객원기자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 석사수료 및 동대학 애니메이션전공 졸업

전. 경희대학교 디지털콘텐츠전공 출강, 예원예술대학교 만화게임영상학부 출강

한·일 월드만화전, 광주비엔날레 FLAG ART FESTIVAL, 묵산미술박물관 우수작가 초대전 외 다수

영화진흥위원회 제작지원작 ‘성냥팔이 소녀를 위하여’(감독) 외 27편 제작

기탄출판사-그림나무 ‘아라비안 나이트’ 외 10권 제작

E-mail. cajme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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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 쏘옥~! 창의력이 쑤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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