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오늘 새벽에 꾼 꿈 / 수도관 동파 그리고 소소한 바람

조아진 2021. 1. 12. 20:07

오늘 새벽에 꾼 꿈 / 평정심과 무덤덤함

 

보통 난 꿈을 꾼 건 기억하는데 꿈 내용은 기억을 못 한다.

 

그런데 요즘 두어 시간씩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오늘 새벽에 꾼 꿈이 기억이 나서 몇 자 적어본다.

 

공간은 사무실이었고 가구와 짐이 온통 다 꺼내져 있어서 마치 이삿짐을 풀어 놓은 듯 한 풍경이었다.

 

대낮이었지만 실내 형광등이 다 꺼져있어서 좀 어두운 분위기였는데 왜 짐이 다 꺼내져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확실히 이사는 아니었는데... 아무튼 아수라장이었다.

 

그 와중에 갑자기 소방점검을 나왔다면서 소방관 두 명이 사무실에 방문했다.

 

...??? 소방점검은 이전에도 (꿈속에서 말고) 몇 번 나왔었기 때문에 둘러보시라 했다.

 

잠시 짐들을 보며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멍 때리고 있는데 김과장이 뭔가 안절부절 못 하면서 소화기가 하나 없어졌다면서 소방관들과 함께 나를 찾아왔다.

 

난 잘 찾아보라면서 결국 이 짐들 어딘가에 있겠지 어디 갔겠냐면서 대수롭지 않게 말했는데 소방관들의 분위기가 좀 이러시면 곤란하죠라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내가 멍 때리면서 시선을 두던 곳에 (아주 뻔히 보이는 곳에) 소화기가 있었고 저기 있네하고 찾아 주었다.

 

김과장과 소방관들이 멋쩍어 하며 마무리...

 

그 이후의 이야기는 기억이 안 난다.

 

꿈 내용에 별로 의미를 두진 않지만 이걸 억지로 좀 의미 부여를 하자면, 나 혹은 나와 관련된 어떤 사소한 문제가 생기고 난 그걸 아주 쉽게 해결한다... 정도 일까?

 

별 의미 없는 꿈도 다 있구나 싶었고 개만 등장하지 않았지 개꿈이네 하고 생각하고 말았는데 오늘 오후에 내가 사는 아파트 옥사 소화전이 동파로 터져서 물난리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고 집에 아무도 없어서 내가 있는 사무실에 집 근처인 관계로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쏟아지는 눈을 헤치고 집에 도착하자 커다란 소방차 한 대가 서있었고 사람들이 나와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우리 집은 아파트 현관문 바로 앞의 1층이라 바로 들어가 보았는데 정말 위 계단에서부터 아래로 물이 작은 폭포처럼 줄줄 떨어져 내리고 있었고 1층 바닥이 온통 물난리였다.

 

이게 뭔 난리래? 싶긴 했는데 별로 위기감이나 감흥 없이 집 현관문을 열었고 우리 집 안으로는 물이 들이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

 

퇴근 시간 즈음엔 물이 안 나온다는 소식을 부모님께 전해 들어서 음... 어떻게 씻지? 얼굴이야 사무실에서 씻는다고 쳐도 발은 어떻게 씻지? ... 아 생수 큰 것을 한 박스 사가면 되겠구나~ 하고 또 금방 대수롭지 않게 해결책을 생각해냈다.

 

방금 전엔 어머니께서 다시 물이 나오니 생수를 사올 필요가 없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 ... 씻을 수 있어서 다행이네... 하고 또 넘어간다.

 

감정이 메마른 건지... 정말 살면서 이일 저일 다 겪어봐서 쉽게 감정에 동요를 일으키지 않는 건진 잘 모르겠으나 어쩐지 오늘 새벽에 꾼 꿈이랑 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상황이나 어떤 일이 벌어지던 간에 평정심을 갖는 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내가 정말 매사에 무덤덤한 인간이 되면 어쩌나 싶다.

 

뭐 아무튼 큰 일이 아니라서 다행이니까. 뭐 그럭저럭 다행이네 하고 오늘도 넘어가겠으나 불쾌한 이벤트들 말고 생기 넘치고 즐거운 이벤트가 살면서 좀 생겼으면 하는 소소한 바람이 있네.

 

 

 

##개꿈 #꿈이야기 #다행이네 #동파 #수도관동파 #소소한바람 #평정심과무덤덤함 #평정심 #무덤덤

'Memento mori'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한 일 그리고 할 일  (0) 2021.01.23
영수증 정리  (0) 2021.01.18
이번 달에 출시되는 그림샘 미술교재  (0) 2021.01.09
집으로  (0) 2021.01.04
정인아 미안해  (0) 2021.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