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소식

판타지아 (Fantasia / 1940) 애니메이션과 사람이야기 15th

조아진 2010. 12. 14. 13:49

 

방문미술 그림샘 & 월간 아트앤씨

 

애니메이션과 사람이야기 열다섯 번째

Animation & Human Story 15th

 

판타지아

(Fantasia / 1940)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것의 의미

[글 / 조아진 : 방문미술 그림샘 대표]

  

 

 

소리를 보고 그림을 듣다

짙은 어둠 속 연주자들의 실루엣으로부터 시작되는 바하의 토카타와 푸카(Toccata & Fugue In D Minor)로 판타지아의 장엄한 서막이 오른다. 빠르고 경쾌하게, 때로는 부드럽고 잔잔하게 그리고 무거우면서도 어둡지 않게 머릿속에 온갖 알 수 없는 상상의 흔적을 이곳저곳에 흩어 놓는 그 때. 연주자들의 실루엣은 독일의 표현주의 전위미술가 오스카 휘싱거의 추상 이미지로 중첩되며 애니메이션화(化) 한다. 그렇게 10분 남짓의 영상이 끝나고 몇 몇의 민감한 사람들은 고민한다. ‘소리를 본 것인가 영상을 들은 것인가!’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판타지아’의 8장 전체 악장 중 첫 곡에 국한 된 상황일 따름이다. 곧이어 시작되는 제2장, 호두까기 인형 조곡(The Nutcracker Suite)에서는 전형적인 디즈니식의 군무의 모태가 되었던 화려하고 흥겨운 화면이 전개된다. 짙고 푸른 밤의 장막. 지금 막 잠에서 깬 요정의 마법가루에 잠든 숲이 깨어나고 관객들은 더욱 더 영상에 몰입하게 된다. 첫 서막이 음악을 위한 영상이었다면, 두 번째는 영상을 위한 음악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다.

 

 

 

 

To Mickey

1937년 극장용 장편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상업적 성공으로 고무된 월트 디즈니는 ‘피노키오’, ‘밤비’, ‘판타지아’ 세 편의 작품을 동시에 기획한다. 특히, 그 중 역대 디즈니의 작품들 중 가장 높게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인 ‘판타지아’는 애초에 도널드 덕과 구피에게 주인공을 빼앗겼던 디즈니 스튜디오의 원년 스타 미키마우스를 위한 단편으로 기획되었었으나, 미키가 주인공인 ‘마법사의 제자’편의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초빙되었던 레오폴드 스토코브스키의 아이디어로 거대한 프로젝트로 변모하게 된다. 그는 월트 디즈니에게 다른 클래식 음악을 더 추가하여 장편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2년간의 제작기간과 300만 달러의 제작비용,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교향악단의 연주 그리고 총 8편의 연주곡과 11명의 감독합작이라는 대기록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사운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오늘날 스테레오 사운드의 효시격인 판타사운드 시스템을 개발, 도입하여 극장에 6개의 독립적인 사운드 채널을 만들기에 이른다. 그러나 창조적이고 혁명적이었던 그의 기대는 40년이나 지난 80년대나 되서야 재조명 받게 된다. 개봉당시 결과적으로는 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했고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기 때문이었다. 전위적인 작가들의 작품들을 재조명 할 때 사용하는 흔한 수식어처럼 당시로서는 너무 시대를 앞서나간 작품이었던 것이다. 그 후 다시 20년 뒤 2000년 판타지아의 후속편이 개봉된다. 흔히들 말하는 디즈니 식의 정형성을 과감하게 깨트려버리는 모험정신의 상징적인 부활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글과 그림 그리고 음악

얼마 전 공중파 실험다큐 프로그램에서 있었던 일이다. 같은 내용의 작품을 두고 한 집단의 아이들에게는 애니메이션을 보게 하고 다른 집단의 아이들에게는 책으로 읽게 한 뒤 두뇌의 활성화 정도와 표현에 있어서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대한 결과를 비교한 실험이었다. 결과적으로 책을 읽을 때 훨씬 두뇌가 활성화 되었으며, 미술로 표현했을 때도 이미 그림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를 본 아이들은 표현이 제한적이고 영상에서의 본 기억을 토대로 동일한 형태를 묘사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책을 읽은 아이들은 다양한 표현결과가 도출되었던 것이다. 판타지아의 개봉당시에도 이와 유사한 비평이 있었다. 그것은 음악의 이미지화가 사람들로 하여금 각 음악에 대한 고정관념을 야기 시킨다는 것과 실제로 음악 자체를 부분적으로 변형한데 있었다. 그러나 판타지아가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음악(청각)의 영상(시각)화가 아니었다. 또한 그것은 시각의 청각화도 아니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시각과 청각의 공감각화 실험이었다.

 

 

 

 

판타지아는 그림과 음악의 다양한 예술적 조합을 통하여 만들어지는 공감각형의 영상을 창조했고 추구했다. 그것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음악을 듣고 연상되는 다분히 개인의 취향과 상상력에 의지한 이미지 그대로의 것을 전개 하는 것 그리고 이야기와 플롯이 명확한 시퀀스를 만들고서 음악이 영상의 보조역할과 주도적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게 하는 방식 마지막으로 순전히 음악을 위한 자유분방한 이미지의 전개방식이다. 이것은 작품을 실제로 보아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으로 클래식 음악과 애니메이션의 조합을 통해 어느 특정 장르를 설명하려고 했다기 보다는 전위적인 실험의 성향이 더 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서로 다른 장르가 만나 새로움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 요점이다.

 

 

 

 

앞서 언급한 다큐에서의 실험의 결과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글과 이미지 혹은 영상과의 상관관계에서 어떠한 매체가 상상력과 창의력, 표현력 발달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실험의 상황조건 자체가 유도된 결과를 전제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서로 다른 개성과 성격을 갖고 자라온 환경, 경험, 성별에 따른 취향, 장르에 대한 선호도 등이 다 제각각인 아이들을 단지 같은 나이의 아이로 구분하여 실험했다는 것은 결과의 오류가 전제된 것이 아닐까.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보다 더 순수하고 더 성숙하다.)

 

 

 

 

 

심포니

클래식 음악을 다소 교육적인 관점에서 기술적으로 표현했다고 비평하는 사람들과 재미를 추구해야 할 애니메이션을 무리하게 예술로 포장하려 했다고 평가하는 대중들 사이에서 판타지아란 작품이 인정받기까지의 시간은 창작자들에게 있어서 꽤나 고독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머리가 긴 사람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의 머리는 너무 짧은 것처럼 보일 것이고, 머리가 짧은 사람들에게는 반대로 다른 사람들의 머리가 너무 긴 것처럼 보일 것이다’란 말로 정리하고 싶다. 교향곡을 뜻하는 심포니(symphony)는 '소리의 조화' 혹은 "성악 또는 기악곡 연주회"를 뜻하는 그리스어 "쉼포니아"(συμφωνία), 그리고 "조화로운"을 뜻하는 "쉼포노스"(σύμφωνος)에서 나온 말이다. 역사는 결코 독주로써는 완성될 수도 의미를 가질 수도 없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다른 소리에 귀 기울여 하모니를 이루는 것. 독선과 자만이 금물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판타지아 작품정보

감 독

- 윌프레드 잭슨 (Wilfred Jackson) / 숙녀와 건달(1955), 피터 팬(1953)

- 사무엘 암스트롱 (Samuel Armstrong)

- 짐 핸들리 (Jim Handley)

- 티 히 (T. Hee) / 공군력에 의한 승리(1943)

- 해밀턴 러스크 (Hamilton Luske) /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1961), 숙녀와 건달(1955)

- 벤 샤프스틴 (Ben Sharpsteen) / 더 배니싱 프레어리(1954), 덤보(1941)

- 노먼 퍼거슨 (Norman Ferguson) / 세 신사(1944), 살루도스(1942)

- 폴 새터필드 (Paul Satterfield) / 브루스 올마이티(2003), 다니엘 스틸 - 가족 앨범(1994)

- 제임스 알가 (James Algar) / 환타지아 2000(1999), 난쟁이 왕국(1967)

- 빌 로버츠 (Bill Roberts) / 살루도스(1942)

- 포드 비브 (Ford Beebe) / 그린 호넷(1990), 드라큐라의 아들(1943)

 

출 연 (목소리)

- 월트 디즈니 (Walt Disney)

- 폴 J. 스미스 (Paul J. Smith)

- 코리 버튼 (Corey Burton)

- 팀 매더슨 (Tim Matheson)

- 제임스 맥도날드 (James MacDonald)

 

각 본 / 조 그랜트 (Joe Grant), 딕 휴머 (Dick Huemer)

촬 영 / 제임스 웡 호우 (James Wong Howe)

음 악 / 에드워드 H. 플럼 (Edward H. Plumb)

편 집 / 존 카노찬 (John Carno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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