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달 눈, 물 / 창비 에필로그. 마침내 여자가 겨울을 들고 돌아왔을 때 방에는 작은 물웅덩이만 남아 있었다. 여자는 그 녹아내린 물들을 소중히 모아 겨울의 방에 곱게 모아 넣었고 차디찬 겨울의 방에게 팔베개를 해준 뒤 조용히 속삭이듯 노래를 불러주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여자는 손끝으로 겨울을 만져 보았고 손이 베일 듯 시려워 호호 입김을 불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겨울을 열어 얼어붙은 물웅덩이에 입맞춤을 한다. 그렇게 눈아이는 여자의 온기를 잠시나마 붙들어 둘 수 있게 된다. 이 책을 산 건 작년 9월 말이었다. 그리고 책을 읽은 것은 약 한 달 전... 보통 책을 읽을 때는 대중교통을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