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과 사람이야기 다섯 번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미야자키 하야오)
[글 / 조아진_방문미술 그림샘 대표, 월간 아트앤씨 객원기자]
그들은 알고 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포스터이미지
불의 7일간이라는 거신병기의 전쟁으로 거대 산업문명이 자멸한지 1000년. 미래는 황폐해진 대지와 바다 그리고 부해(腐海)라고 불리우는 유독한 장기를 내뿜는 균류의 숲이 확장하면서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을 맞는다. 어떤 민족들은 거신병을 되살려 거대한 불의 힘으로 부해의 숲을 불태우려하고 어떤 민족들은 최소한의 불로써 파괴대신 공존을 택하고자 한다. 살아남는 방법으로 파괴를 통한 재건설을 할 것인가, 불편함과 희생을 감내해가며 공존을 택할 것인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마을 사람들은 후자를 택한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포스터이미지
이미 대중들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장편애니메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1982년에 월간만화잡지 아니메쥬(ANIMAGE)에 연재한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1984년 일본에서 90관으로 개봉하여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오늘날의 스튜디오 지브리가 있게 한 시발점과 같은 작품으로 다른 사람의 원작을 사용하지 않은 최초의 오리지널 기획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후광을 갖기까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여러 난관 속에서 필연의 운명처럼 탄생한 작품이다. 당시의 미야자키 하야오는 반년 정도 실직상태였으며 만화라는 선행작업이 수행되기 전까지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그 어떤 기회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만화연재를 의뢰한 토쿠마서점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 선(先)만화연재를 통한 검증이 필요했던 것. 미야자키 감독에게는 선택할 수밖에 없는 유일한 기회였던 셈이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이 개봉된 후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흥행에 성공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상업용 애니메이션이라기보다는 예술애니메이션으로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것은 이 작품에 내재된 테마와 상징성에 기인한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스틸이미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스틸이미지
거인병을 차지하기 위한 강대 군사국가의 전쟁에 휩쓸려 아버지마저 잃게 된 ‘나우시카’와 부해의 곤충들에게 한 팔을 잃은 군사국가의 수장 ‘크샤나’ 여왕은 사뭇 다른 길을 걷는다. ‘크샤나’가 부해의 숲을 태워 없애는 한편, 파멸의 최종병기를 손에 넣음으로써 세계를 통치할 유일한 1인으로써의 욕망을 갖고 있었다면, ‘나우시카’는 평화와 공존 그리고 희생을 선택하는 것에 있다. 강력한 군사 권력을 앞세워 주변 약소국을 굴복시키고 그들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내면의 기저(基底)에는 자신 이외에는 모두 하나의 방편이라는 지독한 자기중심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나’의 야망에 반하는 모든 것들이 ‘적’이 되는 ‘너’가 없는 세계. 그러나 여기에서의 ‘너’는 비단 인간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부해의 숲’도 같은 입장이 된다. ‘부해의 숲’을 태워 없앰으로써 새로운 왕국을 창출한다는 그녀의 주장은 인간중심의 세계관이라면 그럴듯하게 들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부해의 숲이 인간들이 저지른 전쟁이라는 파괴의 독을 천년동안 정화해 오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아찔하게 깨닫게 된다. 인간은 자연을 파괴할 수는 있지만 결코 지배할 수는 없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포스터이미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컨셉이미지
청계천은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파괴되어 콘크리트로 포장되었다. 그리고 1년 후 녹조류가 전구간에 걸쳐 발생되었고 특히 유속이 느린 ‘보’가 설치된 구간은 더욱 심했다고 한다. 무엇인가를 위해 파괴할 것인가, 약간의 불편함과 희생을 감내하더라도 공존을 택할 것인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부해의 숲의 곤충들은 이미 알고 있다. 자연은 스스로를 정화한다. 단, 회생이라는 명분으로 파괴하지만 않는다면.
end.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컨셉이미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컨셉이미지
만화로 출간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총 7권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스틸이미지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인 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가 녹조류를 없애기 위해 청계천 바닥을 청소하고 미생물 제재를 사용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고, 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모래로 덮었다고 한다. (기사참조 연합뉴스)
미야자키 하야오 프로필
▮ 1941년생
▮ 본명 : 宮崎駿, 미야자키 하야오 (Miyazaki Hayao)
▮ 출생지 : 일본 도쿄 (Tokyo, Japan)
▮ 경력 1985~ 스튜디오 지브리 설립
수상
▮ 제39회 마이니치 영화 콩쿨 다이토우신로우상
▮ 제2회 일본 애니메이션 페스티발 애니메이션 대상
▮ 제14회 국제 SF & 판타지 페스티발 특별심사위원상
▮ 전주국제영화제 최고인기상
▮ 제52회베를린국제영화제 금곰상
▮ 제61회베니스영화제 기술공헌상
▮ 제6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명예 금사자상
▮ 제31회 LA영화비평가협회상 애니메이션상
▮ 제43회 마이니치 콩쿨 일본영화대상
▮ 제39회 예술선장 문부대신상
▮ 제12회 야마미치 후미코 영화상
▮ 제24회 영화예술 베스트 텐 각본부문상
▮ 제39회 예술선장 예술작품상 수상 외 다수
주요 작품 목록
▮ 장편 애니메이션
《루팡 3세 - 카리오스트로의 성》 (ルパン三世カリオストロの城, 1979년, 각본)
《명탐정 홈즈》 (1984년 각본, 연출)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風の谷のナウシカ, 1984년, 원작, 각본)
《천공의 성 라퓨타》 (天空の城ラピュタ,1986년, 원작, 각본)
《이웃집 토토로》 (となりのトトロ, 1988년, 원작, 각본)
《마녀 배달부 키키》 (魔女の宅急便, 1989년, 각본)
《붉은 돼지》 (紅の豚, 1992년, 원작, 각본)
《모노노케 히메》 (もののけ姫, 1997년, 원작, 각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千と千尋の神隠し, 2001년, 원작, 각본)
《하울의 움직이는 성》 (ハウルの動く城, 2004년, 각본)
《벼랑 위의 포뇨》 (崖の上のポニョ, 2008년, 원작, 각본)
▮ 단편 애니메이션
《하늘색 씨앗, 1992》, 《On Your Mark, 1995》, 《뭐야, 1992》, 《상상 비행 기계, 2002》
▮ TV 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 1978》, 《명탐정 홈즈, 1982》
▮ 참가작품
《플랜더스의 개》, 《엄마 찾아 삼만리》, 《빨강머리 앤》외 40여편
▮ 만화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전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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