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소식

토이 스토리 3 애니메이션과 사람이야기 11th

조아진 2010. 8. 16. 19:24

 

방문미술 그림샘 & 월간 아트앤씨 

애니메이션과 사람이야기 열한 번째

Animation & Human Story 11th

 

토이 스토리3 (리 언크리치 / 디즈니 & 픽사)

Toy Story 3 (Lee unkrich / Disney & Pixar)

(스포일러 포함) 

 

고마워, 친구들아

[글 / 조아진 : 방문미술 그림샘 대표, 월간 아트앤씨 객원기자] 

 

  

 

고래 잡던 날

초등학교에도 입학하기 전. ‘고래를 잡고’ 돌아오던 길,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던 얼굴을 연신 훔치며 꼭 쥐었던 손에는 소방차 장난감이 들려 있었더랬다. 살을 베인 극심한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마땅히 가지고 놀 것도 없이 흙장난이나 하던 시절, 태어나 처음으로 장난감다운 장난감을 품에 안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토이 스토리 3편을 보고선 갑자기 그 소방차가 생각났다. 그 때 그 소방차는 어디로 갔을까? 갑자기 눈물이 ‘핑’ 돈다.

 

 

 

 

앤디와 우디 그리고 친구들

1995년 토이 스토리 1편이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이후로 벌써 15년째가 되었다. 극중 주인공인 카우보이 ‘우디’를 갖고 놀던 주인 ‘앤디’는 어느덧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대학교에 입학할 정도로 성장했다. 앤디의 장난감들은 버려질까봐 불안에 떨기 시작한다. 이미 양치기 소녀 보 핍을 비롯한 많은 장난감들이 벼룩시장과 대청소 등을 거치며 이별을 고한 터였다. 주인 앤디와의 우정과 믿음 그리고 그러한 우디와 주인 앤디를 믿지 못하는 친구들 틈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우디.

 

 

 

 

앤디는 대학근처의 자취방으로 짐을 옮기면서 우디만을 데려가기로 하고, 나머지 장난감들을 버리기 보다는 다락방에 올려두기로 결심하지만 엄마의 실수로 버려지게 되고 결국 그들은 어린이 집에 기증된다. 자신들을 버렸다고 믿는 장난감 친구들과 실수로 이곳에 보내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우디는 열심히 앤디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항변해 보지만 유난히 사랑받았던 우디와 달리 다른 장난감들은 그런 우디의 말에 믿음을 갖지 못한다. 게다가 그곳은 영원히 아이들의 사랑에 굶주릴 일이 없을 어린이 집이었고, 우디의 친구들은 앤디에게 돌아가기 보다는 어린이 집의 우두머리 겪인 딸기향이 나는 곰돌이 ‘랏소’와 다른 장난감 친구들의 환대에 젖어 그 곳에 남기로 한다. 그러나 그 곳이 오래된 장난감들의 파라다이스가 아니라 지옥이라는 것을 알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뒤에는 딸기향이 감돌고 있는데...

 

 

 

 

토이 스토리

어린시절 굳이 장난감이 아니더라도 고사리 손에 붙들려 하루 종일 닳고 닳도록 친구 삼았던 것들이 있었다. 작은 병아리, 딱지(그 중에서도 필살 한 방 딱지), 너무 오래 입어 다 헤진 천으로 만든 수제인형, 내천가에서 물제비를 날리다 너무 반짝거려서 혹시 이게 아주 값진 보석이 아닐까 싶어 주워왔다가 물기가 다 마르고 난 뒤 볼품없이 말라 있던 돌멩이까지 장난감이라는 만국공용의 보편적 소재는 그래서 누구에게나 매혹적이다. 또한 소재와 더불어 성인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우정과 이별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주인에게 버려졌다고 믿고 ‘악’역으로 변하게 된 딸기향 곰돌이 ‘랏소’가 큰 짐을 지고 말았지만, 믿음에 대한 배신은 사실은 ‘사람’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성장과 함께 관심사가 달라지게 되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보듬어 왔던 것들의 대상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토이 스토리의 원형격인 단편 Tin Toy(존 래스터, Pixar, 1988)에서 마치 장난감과 주인의 관계를 정의를 내리듯 전개된 스토리에서도 알 수 있듯. 토이 스토리에서는 인간과 사물이라는 주종관계를 기본전제로 하고 있다. 주인에 대한 희생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암묵적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런 이성적 본질을 파헤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들은 시간을 초월해서도 늘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우디를 비롯한 장난감들만 ‘상실감’을 겪었던 것일까?

 

 

 

 

휴먼 스토리

이제는 너무 나이를 먹어 제 몸조차 가누기 힘든 애완견 버스터와 17살이 되도록 함께 살아온 가족들. 특히 짐을 모두 정리해 텅 비어버린 앤디의 방을 바라보던 엄마의 애절함, 꼬마이웃 ‘보니’에게 자신의 소중한 장난감 친구들을 일일이 소개하며 양도하던 중 뜻하지 않게 우디와 이별을 슬프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앤디의 시선까지. 토이 스토리가 말하고자 했던 것들은 결국은 변화와 이별 그리고 성장이라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휴먼 스토리인 것이다. ‘장난감들의 최대 불행은 더 이상 주인이 함께 놀아주지 않는다는 것이다’란 메시지가 비단 장난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것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반복되는 만남과 이별의 성장드라마에 애초부터 종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닐까.

 

 

 

 

 

 

토이 스토리 3 작품개요

[감독 : 감독 리 언크리치 (Lee Unkrich)]

 

애니메이션 | 미국 | 102 분 | 개봉 2010-08-05 |

홈페이지 : 국내 www.toystory3.co.kr | 해외 disney.go.com/toystory

제작/배급픽사 :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제작),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배급),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수입)

감독 : 리 언크리치 출연톰 행크스 (우디 (영어목소리) 역)

성우 : 팀 앨런 (버즈 라이트이어 (영어목소리) 역), 조앤 쿠삭 (제시 (영어목소리) 역), 김승준 (우디 (한국어목소리) 역), 박일 (버즈 라이트이어 (한국어목소리) 역)

 

이미지 출처 : http://www.toystory3.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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