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소식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 어른을 기다리며 1

조아진 2012. 3. 8. 13:15

 

방문미술 그림샘 & 월간아트앤씨

애니메이션과 사람이야기 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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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25th Animation & Human Story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 Snow White and The Seven Dwarfs ]

 

 

 

 

어른을 기다리며

[글 / 조아진 : 방문미술 그림샘 대표]]

 

백설공주 VS 백설공주

“거울아 거울아, 마술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지?”

“장미같은 입술, 밤하늘 같은 검은 머리카락, 눈처럼 하얀 피부. 누더기도 그 아름다움을 가릴 수 없는 그녀는 바로 백설공주입니다.”

 

어릴 적 꼬맹이 눈으로 설레며 봤던 백설공주의 나이가 어느 덧 이백 살이 되었다.

(1812년 동화책의 발간시점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애니메이션이 발표된 1937년의 시점과는 다르다.)

남자아이로써의 사회적 자각을 갖게 되면서부터 ‘공주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멀어졌지만

오히려 성인이 되어 동화의 원작 내용을 알게 되고나서부터 색다른 재미를 경험하게 되는 것은

아마도 동화가 보여주는 당시의 사회적 현상, 풍습, 삶의 형태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면서 부터가 아닐까.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는 ‘옛사람<현 시대의 사람’이라는 우월감 등식은

사실 스스로를 우주의 중심에 선 주인공’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유년시절의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가질 수밖에 없었을 전인류적인 착각일 것이다.

 

아무튼 이백년 전의 백설공주는 나의 어린 시절기억속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의 선량한 주인공은 결코 아니란 것이다.

 

 

 

 

 

 

마르가레테 폰 발데크

백설공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 독일의 그림형제(Brüder Grimm)가

{어린이와 가정의 옛이야기, Kinder-und Hausmärchen}에 수록한 이래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애독되는 동화이다.

 

그림형제란 어려서부터 신화와 전설, 민속 등에 관심이 많았던

야콥 그림(Jacob Ludwig Carl Grimm, 1785-1863, 독일)과 동생 빌헬름 그림(Wilhelm Carl Grimm, 1786-1859, 독일)

형제를 일컫는 말로 두 형제가 옛날이야기를 모아 각색하여 1812년 발간한 {어린이와 가정의 옛 이야기집}은

오늘날 우리가 {그림동화, Grimm's Fairy Tales}라 부르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동화책 중의 하나이다.

 

신화, 전설, 민화 혹은 실제 있었던 사건들 중 아이들의 눈높이 적합하거나 적합하도록 수정한 것을

동화의 시작으로 보는데 백설공주의 경우에는 마르가레테의 실제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르가레테 폰 발데크(Margarete Von Waldeck, 1533-1554, 벨기에)는 탄광촌에서 자라난 소녀로

16세가 되던 해 브뤼셀에 건너간 뒤 빼어난 외모로 인하여 에스파냐 문화의 황금시대를 이룩한 왕

펠리페 2세(Felipe II, 1527-1598, 포르투갈)와 결혼이야기까지 있었으나

정치적인 음모에 의해 21살이 되던 해 독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가난한 나라(貧國, Poor Countries)의 아이들처럼 당시의 아이들 또한 아주 어린 나이 때부터 노동을 했는데

그녀가 나고 자란 마을은 탄광촌이었고 당시 아이들은 ‘일곱 난장이’처럼 탄광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백설공주 이야기의 중요한 소재가 된 것으로 보이며, 계모 아래서 시달리며 자란 그녀의 성장 배경까지 더해져

더욱 더 애달픈 실제 이야기로서의 감성을 더한다. 그러나 사실 그림형제가 1812년 발간한

{어린이와 가정의 옛 이야기집}에서의 어머니는 계모가 아니라 친모로 등장한다.

 

이 부분은 이야기 설정에 큰 차이점이 되는데, 1533년생 백설공주의 전신인 마르가레테가

인생이 기구하기 짝이 없었던 측은한 여주인공이었다면 그림형제가 탄생시킨 1812년생 백설공주는

각종 정신병적이고 성적인 콤플렉스가 지배하는 세계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 역할을 하는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선상에 있는 캐릭터로써 요즘말로 세기말 막장 드라마의 주연여우쯤 된다.

그렇다면 1937년생 애니메이션 속의 백설공주의 삶은 과연 웰-메이드 드라마인 것일까?

 

 

 

 

 

 

1937년생 백설공주

약 3년의 기간을 거쳐 제작되어 1937년 월트 디즈니사의 최초의 장편애니메이션이란 타이틀로 극장개봉한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Snow White and the Seven Dwarts}는 멀티플레인 기법을 이용한

깊이있고 사실성 있는 화면의 구현과 다양한 영화연출 기법의 도입 그리고

프랭크 처칠이 맡은 노래와 음악들로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다.

 

동화화(童話化)된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스토리에

가장 성실하게 접근하여 묘사된 작품으로 이해되는 애니메이션 속의 백설공주는

못된 계모 밑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지만,

아름다운 외모만큼이나 선량한 마음씨를 갖고 있다.

 

슬프고 괴로울 때나 고된 집안일을 할 때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며 기쁘게 한다.

또 리더십은 타고 났는지 숲속 동물들과 금방 친구가 되어 일곱 난장이들의 집을 청소시키는데

동물들마저 투정없이 즐겁게 일하고 만다.

게다가 넉살도 좋아서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들어가 청소며 빨래며 식사준비 등을 다 한 뒤

머물게 해주면 이 모든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해 주겠다며 협상을 할 줄도 아는 영리함을 갖고 있다.

모자란 백치미형 여주인공이라기보다는 긍정화에 최적화된 캐릭터이다.

 

사랑스러운 성격에 천성적인 쾌활함,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더불어 영리함과 빼어난 외모,

공주라는 사회적 배경까지 요즘말로 엄친딸이다. 게다가 백마탄 왕자까지 함께하니

정말 부족한 것 하나 없는 완벽한 인생 그 자체다.

때문에 애니메이션 속의 백설공주는 가엾다거나 애틋한 감정이 생기지는 않는다.

엄친아, 엄친딸 등이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실재할 순 있으나 비현실적인 일로 받아들이는 모호한 상황인 것이다.

 

이런 완벽한 모호함을 가진 백설공주의 드라마는 과연 웰-메이드적인 삶일까?

로또에 당첨될 확률과 견줄 만큼 꽤나 어려운 당첨률의 ‘공주와 백마탄 왕자’의 판타지는

수세기를 거쳐 어린 소녀와 어른 소녀의 로망이 된지 오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동화의 목적과 그림형제

앞서 언급했듯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이야기가 동화화하기 전의 원판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좀 더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설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애니메이션에서는 동화화된 내용을 충실하게 재현하기 위해 아름답고 건전한 이야기로 가공되었다.

 

어느 쪽이 진짜 백설공주일까?

동화는 동화 나름대로의 도덕적 규제가 필요하며 시대적 배경이 다른 만큼 다른 기준을 갖고 접근해야 하는 것일까?

오히려 남성중심주의 적인 발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프린세스(princess) 판타지를

어려서부터의 정체성으로 당연하다는 듯 심어주는 것이 더 위험한 발상이 아닐까?

반면, 아직 정신적으로 성숙되지 못한 어린 아이들에게

인지와 이해의 범주를 넘어서는 과격하고 파격적인 내용의 설정이 가져올 엄청난 사태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이 문제를 고찰하기 위해서는 그림형제가 {어린이와 가정의 옛이야기집}을 발간한 목적과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이해되는 {동화}의 일반정의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어 위기백과에 따르면 동화란

‘어린이를 대상 독자로하는 문학의 한 장르로서 우리나라의 경우 주로 옛날이야기를 일컫는다.

그리고 동화 중 고유의 문화와 언어로 구전된 옛날이야기의 경우 종류가 한정적이다.’라고 요약설명할 수 있다.

 

즉 근래의 동화란 것은 다국적 동화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지만 순수한 의미의 전래동화 등은

각 나라의 민족성, 풍습, 제도, 환경, 의식주, 사고방식 등 문화전반의 내용을 담고 있는

주요한 사료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림형제가 발간한 {어린이와 가정의 옛이야기집}의 제작목적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작품개요

 

백설공주 [白雪公主, Schneewittchen, Snow White]

1812년 독일의 그림 형제가 옛 이야기를 채록하여 만든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옛이야기집}에 수록한 작품으로 마법의 거울과 일곱 난장이가 등장한다. 1937년 월트 디즈니가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Snow White And The Seven Dwarfs}라는 제목으로 각색한 장편 애니메이션은 디즈니의 최초의 장편애니메이션으로써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림형제 [Grimm, Jacob(1785-1863), Grimm, Wilhelm(1786-1859)]

오늘날 우리가 {그림동화}라 부르는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옛이야기집}의 지은이. 야콥 그림(Jacob Grimm)과 빌헬름 그림(Wilhelm Grimm)은 독일 헤센 왕국의 하나우에서 판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두 사람은 신화와 전설, 동화와 민속에 관심이 깊었다. 그림 형제는 헤센 주에 있는 카셀 시 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고서와 그들의 친구, 근처 농민들로부터 옛이야기를 모아 1812년 {그림 동화}를 출판했다. 형인 야콥은 {독일 문법}, {독일어사}, 동생 빌헬름은 {독일 영웅 전설} 등의 책을 남겼고, {그림 동화} 외에도 {독일어 사전}, {독일 전설} 등의 책을 같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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