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소식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 어른을 기다리며 2

조아진 2012. 3. 8. 13:27

 

방문미술 그림샘 & 월간아트앤씨

애니메이션과 사람이야기 2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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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26th Animation & Human Story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 Snow White and The Seven Dwarfs ]

 

 

 

어른을 기다리며

[글 / 조아진 : 방문미술 그림샘 대표]

 

 

동화의 목적과 그림형제 [계속]

베스트팔렌 조약(1648년. 30년 전쟁을 종결짓기 위해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여러 나라가

독일 베스트팔렌 지방의 뮌스터와 오스나브뤼크에서 맺은 강화 조약) 이후

300여개의 소공국으로 나뉜 영토에서 살고 있던 당시의 독일인들은

국가의식이나 민족의식을 갖고 있지 않았다. 특히 나폴레옹의 지배와 몰락을 겪으며

하나의 국가와 국민들이라는 민족 공통 의식의 필요성을 느꼈고 단결된 민족성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사라져가던 민족 고유의 이야기들을 모아 민중문학으로서의 교육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은 필연적이었다.

 

이 이야기 모음집이 처음부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과거를 다룸으로써 현재를 인식하고 미래를 대비하고자 했던 그림형제는

대중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자 했던 것이 더 큰 바람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 별달리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란 것이 있지도 않았고 발달된 인쇄기술로

책이 급속히 파급되면서 다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 당시로서도 아이들에게 읽어주기에 다소 성적으로 민감하고

사회적으로 비도덕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뤘던 것. 그리하여 동생 빌헬름 그림의 주도로

도덕적이고 교육적인 측면을 강조한 개정판을 만들게 되는데, 변경된 설정의 예를 들자면

원작에서는 친모인 왕비 자신이 직접 숲으로 공주를 데리고 가서 해치려 하지만

시종들의 도움으로 숲속으로 달아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아이들로써는 친엄마라는 존재가 세상에서 가장 친밀한 존재여야 하는데 이처럼 이야기를 다룰 경우,

가족의 근간을 이루는 믿음과 신뢰에 혼란을 줄 것이 명백했다. 그리고 ‘가족’이라는 개념을 확장하면

‘가족=민족’의 유대감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설정의 변경은 불가피했던 것이다.

 

 

 

 

 

 

 

사라지는 아이들

동화의 일반정의와 그림동화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고려하여 진정한 의미의 백설공주가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면,

읽는 사람의 상황, 마음 등의 전반을 헤아린 것이 옳다는 결론이 나온다.

 

사실 다른 식의 접근 방법으로 백설공주의 캐릭터를 재해석한 작품들도 많이 발표되고 있다.

최근 개봉한 줄리아로버츠 주연의 {Mirror Mirror}를 비롯하여 {Snow White & the Huntsman},

애니메이션 {엘라의 모험-백설공주 길들이기}, 시고니 위버 주연의 공포물 {Snow White: A Tale of Terror} 등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설정과 기획으로 접근한 작품 모두 각각의 작품에서의 주인공은 백설공주인 것이다.

 

그러나 이름과 일부 설정이 같을 뿐 같은 캐릭터라고 볼 순 없다.

외모와 자라온 배경이 비슷한 쌍둥이가 서로 같은 사람일 수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개인적으로는 1812년생 백설공주의 막장드라마가 오히려 더 현실에 가까운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팜므파탈(femme fatale)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의 경계에서 모호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그녀가

오히려 아이들을 위해 어중간하게 각색된 동화책이나 애니메이션 속의 그녀보다도

인간적으로 훨씬 가깝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뒤틀린 욕망으로 뒤섞인 각각의 캐릭터가 보여주는 현실감에 있다.

 

 

 

 

 

 

사실 애니메이션에서의 백설공주는 영리한 체하는 캐릭터일 뿐이다.

두 번 봤을 뿐이고 자신을 왕자라고 소개인 잘생긴 한량을 무턱대고 따라가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끝내기에는 우리는 인생의 판타지가 너무 냉소적으로 변한 시대를 살고 있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가 피터팬식 롱타이즈를 벗어야만 하는 순간과 같다면

아마도 예전의 ‘우리’보다 오늘날 ‘우리의 아이들’은 굉장히 빨리 그 타이즈를 벗어던지고 있는 것 같다.

‘아이가 아이다워야 한다’는 맥락에서의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러한 돌연변이 같은 아이들의 탄생이

오늘날 사회적으로 다양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무리를 지어 한 아이를 괴롭히는 것은 일반적이며, 술, 담배, 성적접촉, 집단폭력, 금전상납 등

성인사회에서도 특정 부류에서나 발생할법한 일들이 ‘일진’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도 쉽게 자행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어른들의 잘못’이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특히 ‘부모의 잘못’은 치명적이다.

 

 

 

 

 

 

사라진 어른들

원판 이야기에서 백설공주는 부왕인 친아버지의 뒤틀린 성욕으로 인하여 성폭력을 당하게 되고,

친모인 왕비의 질투와 시기가 더해져 죽임의 위협에 처하게 된다.

시종의 도움으로 죽음은 모면하게 되지만, 공주의 생존사실을 안 왕비는

자신의 잘못이 드러날까 두려운 나머지 직접 공주를 죽이기 위해 수차례 스스로 나서게 되고

독사과를 이용하여 공주를 독살하는데 성공하는 듯하지만, 시체에서만 성욕을 느끼는

변태성욕 왕자에 의해 우연히 되살아난 뒤 왕자와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름대로의 현실에 만족하며 살 수도 있었을 백설공주는 단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성에서 큰 연회를 개최하고 자신의 친어머니인 왕비를 초청하여

불에 달군 구두를 강제로 신게 한 뒤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

 

어린 백설공주가 도덕성을 상실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어른. 즉 아버지의 잘못이다.

그리고 그 어른의 잘못의 원인 또한 도덕성의 상실에 있다.

육체적인 성숙과는 별개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어른인 것이다.

 

왕비 또한 ‘어른으로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불륜을 목격하고도 어른으로써 대처하지 못한 점이나 오히려 시기와 질투로 인하여

친자식을 계획적으로 죽이려 한 점 등은 왕비 또한 도덕성을 상실한 타락한 인간임을 나타내고 있다.

그 밖에도 이웃나라 변태왕자와 그의 시종을 비롯하여 성에 굶주린 일곱 늙은이 등

이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는 온전한 정신을 가진 캐릭터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이다.

그나마 사람다운 캐릭터는 죽음의 위기에서 공주를 숲속으로 도망치게 한(개정판에서 사냥꾼으로 바뀌는)

왕비의 시녀들 정도일 뿐이다.

 

어른다운 어른, 사람다운 사람이 사라진 것이다. 과연 현실은 어떨까?

 

 

 

 

 

 

총선

조만간 다가올 총선은 국가적인 개념에서의 ‘어른’을 뽑는 자리이다.

근래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은 입만 벌렸다하면 ‘종’이니 ‘일꾼’이니 스스로를 ‘낮은 자’라 일컬으며

높은 곳을 갈망한다.

 

‘국민’들을 위한다 하지만 사실 이익단체를 대변하는 또 다른 이익단체가 되어

이해관계에 따라 집산(集散)을 반복한다.

 

어른(成人)이란 육체적으로 다 자란 사람이자,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헛되거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공약을 남발하는 사람 그리고

발생한 문제에 관하여 책임을 회피하고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사람,

업적과 치적주의에 빠져 독단적이고 맹목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

그리고 실제 범법한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염치를 모르고 출마한 사람 등을 과연 어른이라 부를 수 있을까.

 

주변 사람들의 잘못과 실수마저도 스스로의 과오와 부덕으로 받아들여

괴로워하고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감추고 발뺌한 뒤 왜곡하며 때로는 위협과 폭력으로 대응하는 사람이 있다.

 

아이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 것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될 순 없다.

 

오히려 잘못된 어른들.

우리 스스로가 바로서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바로 도덕성을 바로 세우는 길이 아닐까?

 

 

 

 

 

 

작품개요

 

백설공주 [白雪公主, Schneewittchen, Snow White]

1812년 독일의 그림 형제가 옛 이야기를 채록하여 만든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옛이야기집}에 수록한 작품으로 마법의 거울과 일곱 난장이가 등장한다. 1937년 월트 디즈니가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Snow White And The Seven Dwarfs}라는 제목으로 각색한 장편 애니메이션은 디즈니의 최초의 장편애니메이션으로써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림형제 [Grimm, Jacob(1785-1863), Grimm, Wilhelm(1786-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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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그림동화}라 부르는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옛이야기집}의 지은이. 야콥 그림(Jacob Grimm)과 빌헬름 그림(Wilhelm Grimm)은 독일 헤센 왕국의 하나우에서 판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두 사람은 신화와 전설, 동화와 민속에 관심이 깊었다. 그림 형제는 헤센 주에 있는 카셀 시 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고서와 그들의 친구, 근처 농민들로부터 옛이야기를 모아 1812년 {그림 동화}를 출판했다. 형인 야콥은 {독일 문법}, {독일어사}, 동생 빌헬름은 {독일 영웅 전설} 등의 책을 남겼고, {그림 동화} 외에도 {독일어 사전}, {독일 전설} 등의 책을 같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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