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리뷰

반도 VS 오! 문희

조아진 2020. 10. 2. 12:45

반도 VS ! 문희

 

어제 추석을 맞아 어머니 그리고 가까이 사는 동생내외와 함께 집에서 영화를 봤다.

 

(참고로 이번 명절은 지난 화요일 어머니가 퇴원하시고 회복하시는 중이기 때문에 따로 차례는 지내지 않고 쉼으로 보내기로 했다. 이시국에 아부지는 절친과 좋은데 놀러 가셨다고... _)

 

맥주와 팝콘, 간단한 간식거리를 준비한 뒤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당초엔 한 편만 보고 끝났을 이 모임이 한 편을 더 보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으니 그 이유는 첫 영화가 매우 별로였기 때문이었다.

 

첫 번째 영화는 바로 연상호 감독의 반도 (강동원, 이정혀, 권해효, 김민재, 이레, 이예원, 김도윤 배우 출연)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한국에 좀비들이 나타나게 되고 4년 뒤의 세계를 그리며 일부가 탈출하는 과정을 그리는 120분 가까이 되는 영화인데 후반부로 갈수록 가족들 모두 왜 이렇게 늘어지냐, 질질 끄냐, 이게 말이 되냐 하고 있었다.

 

시나리오의 개연성도 부족하고 어디서 본 것 같은 장면들, 캐릭터들, 연출들까지... 총체적 난국이었다.

 

디테일하게는 왜 도로는 영화 찍기 좋게 혹은 추격 장면을 찍기 좋게 선택적으로 정비가 잘되어 있는가, 앞 창문이 깨진 트럭을 몰고 있는 이정현의 머리카락은 왜 날리지 않는가, 좀비들 날뛰고 총알이 날아다니는 아수라장 같은 상황에서 강동원은 왜 매형한테 속삭이며 겉멋 쩌는 대사를 날리는가, 이정현은 4년씩이나 좀비와 631부대라는 험지에서 살아남았을 정도로 강하고 영민한 캐릭터였을 것인데 부대 잠입 장면에서 왜 저렇게 사주경계도 안하고 전진만 하나 등등...

 

배우들의 캐릭터 배경 설정에 더 공을 들였어야 한다고 생각이 드는데 특히 권해효 배우는 거의 역할이 아니라 기능으로써만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후반부 전개를 신파로 질질 끌기 보다는 좀 더 각 캐릭터들에게 치밀한 설정이 필요했다고 본다.

 

그나마 가장 반전이면 반전이고 충격이라면 충격인 점은 이레, 이예원 이 어린 두 배우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가장 어울리고 제일 연기도 좋았다는 점!!

 

킬링타임용 영화가 시간을 흘려 보냈다기 보단 진짜로 시간을 죽여 버렸다.

 

반도를 보고 난 뒤 가족들 모두 이렇게 추석을 재미없게 마무리하긴 아쉽다는 의견이 모아져 두 번째 영화를 보기로 했다.

 

고르고 고른 두 번째 영화는 정세교 감독의 오! 문희 (나문희, 이희준, 박지영,, 이진주, 최원영 배우 출연)

 

큰 기대 없이 선택했고 사실 나문희 배우님이 이전에도 감쪽같은 그녀에서 치매노인 역할을 했었기 때문에 신파가 예상되어 별로 보고 싶진 않았지만 어머니의 선택을 존중해서 보게 되었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보험사에 다니는 이희준(두원 역)과 치매노인 어머니인 나문희(오문희 역)가 딸인 이진주(보미 역)의 뺑소니 범을 찾는 좌충우돌의 모험?을 그리는 줄거리인데 시나리오의 개연성도 괜찮았고 여기 출연한 배우들 모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

 

웃음도 있고 감동도 있는 추석영화, 가족영화로 딱인 듯 싶지만 앞에서 언급했던 부분 중에 주의할 부분이 있다. 바로 치매 노인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나와 가족들은 20년 전 남동생을 병원에서 아프게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뒤 한동안 병원, 의사가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볼 수 없었던 시기가 있었다.

 

때문에 치매 노인이 등장한다는 설정 자체가 치매 노인을 모시고 있는 가정이나 또 그 나이 즈음이 되어 스스로를 걱정하고 계신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할 것임은 자명할 것이다.

 

이 영화는 치매 노인을 좀 가볍게 다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함께 보는 영화로는 그래서 좀 부적합할 수 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첫 화면에서 나문희 배우가 목매려고 올라갔던 나무가 부러져 떨어진 장면에서 ! 저기 저 나무 반쯤 톱질이 되어 있는데?”하고 발견한 것이나 중간에 등장하는 멧돼지 CG의 허접함이 약간 거슬리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장면은 이희준과 나문희가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뺑소니 차를 찾는 도중 휴대폰에 저장된 좋았던 지난 날의 영상을 보다 뒷자석까지 모든 가족이 함께 타고서 즐겁게 트롯을 노래하던 판타지 장면이었다.

 

나문희와 이희준 두 배우의 연기는 진짜 압도적으로 최고이다.

 

 

사진출처 : 다음 영화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2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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