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싱크홀 리뷰 / 스포있음

영화 싱크홀 리뷰 / 스포있음

 

추석 기간 동안 부모님과 맥주 한 잔 하면서 본 영화 싱크홀 리뷰

 

집에서 올레TV 유료결제로 봤는데 별점 높은 것 중에서 재난영화에다가 이광수 배우가 출연 하길래 머리 아프거나 신파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하게 됐다.

 

이 영화의 주된 소재는 싱크홀과 내집마련인데 글의 마지막에 메타포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하나를 덧붙이고자 한다.

 

“에베레스트야 어디 있는지 알지만 오르지는 못하잖아” (극중 차승원 대사)

 

11년 만에 대출을 받아 자가 주택을 마련하여 서울로 이사를 오게 된 평범한 직장인 가족 김성균과 권소현 가족.

 

김성균은 며칠 동안 부실공사처럼 보이는 전조현상을 발견하게 되고 회사 직원들과 집들이를 하고난 바로 다음 날 하루아침에 빌라가 통째로 거대한 싱크홀에 빨려 들어가게 된다.

 

갑작스런 재난 상황에 119 구조대가 출동하게 되지만 주변 지반까지 붕괴되고 있고 지하 500미터까지 건물이 통째로 사라진 상황이라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 엎친데 덮친격으로 폭우까지 내려 생존자 가족들은 수장될 위기에 처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내집마련이라는 꿈은 모두가 공감할 소재일 것이다.

 

김성균은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10년 이상을 돈을 모으고 대출까지 받아서 집을 마련하는 사람들을 대표하고 있고 같은 건물에서 월세를 사는 차승원은 까칠한 사춘기 아들을 키우며 사진관 운영, 헬스장 알바, 대리기사 알바를 하는 소시민 그리고 이광수, 김혜준 등의 부하직원들은 집이 없기 때문에 연애나 결혼은 꿈도 못 꾸는 청년세대를 비유하고 있다.

 

한편 이 빌라에는 홀로 아이를 키우며 분식집을 운영하는 정윤하 가족과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정영숙, 나철 가족 등도 있어서 하나의 빌라 안에 지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서민들의 다양한 삶을 한데 모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싱크홀이라는 갑작스런 재난에 맞닥뜨린 평범한 시민들의 선택이다.

 

구조대는 싱크홀로의 인력 투입이 어려운 상황이라 드론을 내려 보내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생존자가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구조대는 긴급 재난구호품을 다시 내려 보내는데 그 안에는 위성전화기가 있었고 구조대와의 통화를 통해 희망에 들뜬 싱크홀의 생존자들에게 구조대장 고창석 배우는 “그대로 계십시오. 우리가 반드시 구조해 드리겠습니다.” 뭐 이런 말을 한다. (대사에 대한 기억이 정확하진 않다.)

 

“가만히 있으라”

 

앞서 언급했던 내가 생각하는 마지막 메타포는 바로 세월호에 대한 것이다.

 

폭우로 인해 싱크홀로 물이 계속 차오르고 있고 설상가상 옆 건물의 붕괴까지 더해져 더욱 더 위험해진 상황에 구조대는 방법을 찾지 못해 두 손 놓고 가만히 있었지만 생존자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생존자들이 물에 뜰 만한 물건들을 끄집어내 모으던 중 노란 물탱크를 발견한 차승원은 사람들을 물탱크 안으로 밀어 넣고선 밖에서 물탱크의 뚜껑을 잠그는 역할로 희생정신을 발휘한다.

 

세월호에서도 골든타임은 존재했다.

 

비록 싱크홀에서의 생존자들은 정부 혹은 구조대의 무능함에 반발해서 가만히 있지 않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나는 이제 사람들은 “가만히 있으라”란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무작정, 맹목적의 신뢰가 아닌 경계심과 경각심을 가진 깨어있는 시민으로서의 자각을 세월호 재난을 통해 아프게 배웠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결론짓자면 전형적인 한국 영화의 클리셰를 따르고 있어 억지스러움도 신파도 과장도 있는데다 재난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오락영화에 버무린 점이 거부감이 들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학생 자녀 이상의 가족들과 함께 보기 꽤 괜찮은 영화였다는 생각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참 좋았는데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 김혜준, 남다름, 권소현, 고창석, 김홍파, 장광, 정영숙, 김재화, 나철, 정윤하, 이학주, 한태린 배우 등이 출연한다.

 

기억에 남는 건 역할의 비중을 떠나 오랜만에 스크린을 통해서 본 정영숙 배우님의 반가운 모습 그리고 장광 배우겸 성우님의 역할과 대사도 기억에 남는다.

 

워낙 연기 잘 하시는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스토리 비중 설정이나 캐릭터의 입체감 설정 등의 연출이 어려웠을 것 같긴 한데... 음... 밋밋한 설정의 캐릭터를 맡으신 배우들은 좀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노란 물탱크 속에서 비추인 사람들의 실루엣... 마치 세월호의 그 이미지가 떠올라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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