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다사다난한 하루

조아진 2022. 7. 12. 19:51

다사다난한 하루

 

 

 

 

오늘 하루는 정말 다사다난했다.

 

요 며칠 회사 인터넷 연결이 오락가락하다가 어제 저녁에는 퇴근 후에 서버컴의 인터넷 연결에 까지 문제가 생겨서 다시 회사에 나와 리부팅을 했었는데 오늘 아침에 출근을 하니 아예 전체 컴퓨터가 인터넷이 안 되어서 결국은 KT 수리기사를 불렀다.

 

오전 8시 좀 넘어서 접수를 했는데 당일 접수라 그런지 상담원으로부터 내일 오전 중에 방문할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서버컴이 먹통이 되면 홈페이지나 앱도 함께 사용을 못하게 되는 상황인데다가 와이파이 네트워크로 운용하던 프린터까지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결국은 사무실 인근의 개인수리업체를 검색해서 출장 수리기사님을 불렀는데 문제는 공유기에 있었다.

 

공유기라는 게 원래 고장도 잘 안 나고 오래 사용하는 것이라는데... 아무튼 교체를 해야 했고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것이 24포트였던지라 수리기사님도 갖고 있는 것이 없었다.

 

기사님이 추천해주신 사이트를 통해 휴대폰으로 검색을 하니 다행히 오늘 주문과 결제를 하면 오토바이 퀵으로 배송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회사일로 은행에 가서 오늘 바로 처리할 일이 있었던 관계로 일단 늦은 점심을 먹고 바로 은행에 다녀온 뒤에 공유기를 찾아서 주문하기로 했다. (언제부턴가 은행이 일찍 문을 닫아서 마음이 살짝 조급했다.)

 

2시 좀 넘어서 은행 업무를 보고 사무실로 복귀한 뒤에 공유기를 검색해서 찾고 있다가 내일 어머니 전시 때문에 미리 탑차가 우리 집으로 와서 작품을 싣기로 했기에 잠시 집으로 향했다.

 

후문 주차장 쪽으로 탑차가 들어올 예정이었는데 웬 커다란 승합차가 가로 막고 있어서 차 주인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연락처를 찾았는데 아무데도 없었다. 심지어 노란색 학원 영업차량이었는데도 연락처가 없다니...

 

그 사이 왠지 내가 기다리는 탑차로 보이는 차량이 우리집 후문 주차장 근처에서 살짝 배회하며 정문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난 탑차 기사님이 어머니랑 같이 오시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닌가? 싶어서 일단 주차장 출입구를 막고 있는 차량의 주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로 옆 건물인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평소에도 태권도 차량, 보습학원 차량 등이 우리집 주차장 출입구 쪽에 종종 차를 대놓고서 아이들을 픽업하러 가기 때문이었다.)

 

어린이집에 가니 그냥 할머니 한 분이 손녀처럼 보이는 아이와 인사를 하고 있었고 아무리 봐도 운전기사로 보이는 아저씨는 보이지 않아서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이 할머니가 해당 차량의 기사님이셨다.

 

바로 차를 빼달라고 말씀드리고 우리집 정문 쪽으로 향한 탑차가 혹시 있나 찾아갔더니 아까 그 탑차가 우리집에 온 차량이 맞는 것을 확인 하고는 다시 후문 주차장 쪽으로 돌아오시라고 말씀드렸다.

 

탑차 운전기사님에게 작품들을 건네 드리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온 것이 3시쯤.

 

인터넷 수리 기사님이 소개해 준 사이트에는 24포트는 없어서 다른 판매처를 검색해서 그곳에 전화를 했는데 마침 어제 품절이라 아직 사이트 수정을 못했다고... 하는 수 없이 16포트 공유기를 주문해서 오토바이 퀵까지 요청을 했다.

 

공유기가 도착하기 전까지 굳이 인터넷이 안 되더라도 할 수 있는 이미지 편집 일을 하던 도중 직원이 어떤 남성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다가 언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해서 가만히 옆에서 들어보니 다짜고짜 전화 받는 사람 이름을 물어서 직원은 누구시고 어떤 용건으로 전화하셨냐를 묻는데 계속 용건은 말 안하고 이름을 대라는 투여서 전화를 끊겠다고 하고 끊은 상황이었다.

 

바로 전화가 다시 와서 같은 사람인 게 확인이 되자 다시 끊은 상황에서 또 전화가 오자 대표님 어떻해요?”라고 직원이 묻기에 전화 저 주세요라고 대답했다.

 

평소에도 상담하는 사람이 여자라고 무시하는 고객들도 있어왔기 때문에 이럴 땐 내가 나서야 했다.

 

그런데 그 분은 나에게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고 나는 이미 전화를 받을 때 회사명을 댔고 그러면 선생님께서 누구고 어떤 용건으로 전화를 하신 건지 말씀을 하셔야 해당 업무 하시는 분이랑 연결을 하는 게 맞지 않느냐? 오히려 그 반대로 전화 받는 사람의 이름을 알아야 용건을 말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니냐고 말씀하시면 그 말엔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응대를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고객은 학부형이 맞는 것 같았고 우리쪽 선생님의 불찰로 인해 발생된 상황에 화가 나서 전화를 하신 거였더랬다. (끝까지 누구의 학부형인지는 말씀을 안 하셔서 그냥 이전에 걸려온 클레임 전화로 신분을 추측할 뿐이었다.) 통화 말미에는 여기저기에 회사의 잘못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하고선 일방적으로 통화가 종료된 상황이라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퇴근 시간 즈음엔 회사의 직원 한 분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내일과 모레 전시 디피 때문에 지방엘 내려가 봐야 하는데 내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란 생각이 들어 머릿속이 좀 더 복잡해졌다.

 

이 글을 쓰는 도중에도 위와는 또 다른 건으로 짧지 않은 시간동안의 설명과 부탁을 해오는 업무 전화를 받았고 금요일까지 해드리기로 하고선 통화를 마쳤다. 그리고 저녁 710분쯤 드디어 공유기가 도착을 했다.

 

뭔가 다사다난하고 일이 많이 꼬인 하루.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딱히 내가 잘못한 건 없는데 주변 상황이 그런 날이 있다.

 

문득 쓸데없이 고민하기 보다는 좋은 일 하고 잊어버리자란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모아둔 콩과 소액이지만 3만원을 네이버 해피빈에 기부를 했다.

 

다른 안타까운 사연들도 많았으나 내 조카도 장애가 있는 아이인지라 그 어린 친구의 상황이 좀 더 마음이 갔더랬다.

 

두 다리, 두 팔 멀쩡한 나도 이렇게 사는 게 팍팍한데 네가 자라서 어른이 되면 더 힘든 세상일지도 모르겠구나. 아이의 엄마도, 너도 힘냈으면 좋겠다.

 

추신. 혹시 기부하실 분들은 아래 링크 글 참조하세요.

https://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85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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