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가족여행 셋째 날 / 상효원 수목원 / 2022년 10월 7일
점심 식사 후 서귀포시 상효동에 위치한 상효원 수목으로 향했다.
가을 국화 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찾은 곳이었는데 실제로 국화는 그다지 많지 않았고 그마저도 화분에 담겨 배치되어 있어서 어른들이 관객들에게 사기 치는 거냐고 한마디씩 했다.
그리고 내부에서 순환하는 작은 관람기차가 있었는데 왕복 10분 정도라고 관리하시는 분이 말씀하셨지만 체감상으로는 왕복 5분 같았을 정도로 주행 거리가 짧게 느껴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굳이 관람기차를 타지 않아도 될 정도의 면적이라서 천천히 느긋하게 사진도 찍고 둘러본다고 치면 두어 시간 정도 잡으면 될 것 같다.
상효원은 핑크뮬리가 있는 가을 계절 정원, 곶자왈, 만병초원, 구상나무 카페테리아, 꽃의 정원, 소낭아래, 산돌위 정원, 엄마의 정원, 계절정원 (봄, 여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핑크뮬리가 있다는 곳은 그다지 크지는 않았고 벌써 사람들이 인생사진 찍느라 다녀갔는지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쳐놓은 경계 줄이 늘어져 있었고 핑크뮬리도 일부 손상되어 있었다.
곳곳에는 피터래빗과 계약을 맺었는지 작은 크기의 조형물부터 커다란 조형물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서 피터래빗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볼거리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상효원의 가장 최고의 볼거리는 아마도 소낭아래에 있는 부부송이라도도 부르는 상효송일 듯 하다.
굉장히 거대한 소나무 두 그루가 마치 부부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 같다.
일부러 다른 자잘한 나무들을 정리하고 탁 트인 잔디밭에 소나무 두 그루만 남겨 놓은 것 같은 인위적인 설정이 좀 태가 나긴 하지만 그래도 엄청난 크기와 시원한 풍광이 일품인 건 분명하다.
도착하자마자 첫째 조카가 무엇 때문에, 누구 때문에 삐졌는 진 몰라도 삐져서 다른 가족들과 같이 있지 않고 혼자 나돌 길래 일부러 내 쪽으로 불러서 같이 다녔다.
도중에 화가 풀렸는지 내가 사진을 찍을 때마다 장난을 치기 시작했는데 나도 굳이 말리진 않았고 연못이 있는 곳의 사진을 찍을 땐 기가 막힌 타이밍에 연못에 돌을 던져 물결 파장을 만들어줘서 오히려 굉장히 멋진 사진이 나왔더랬다.
상효원은 충분히 여유 시간을 갖고 유유자적 하면서 둘러보면 좋은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잘 관리된 수목원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저녁은 까사로마 호텔 야외 라운지에서 한 잔 하기로 해서 돌아오는 길엔 서귀포 매일올레 시장에 들러서 회와 이것저것들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서귀포 매일올레 시장도 시간이 여유로웠으면 둘러봤을 테지만 오늘은 다들 많이 걸어서 피곤해 했고 사실 매제가 배탈이 나서 호텔에 하루 종일 혼자 있었던 관계로 죽도 살 겸, 쉴 겸 해서 저녁 5~6시쯤 장보기까지 마친 뒤 호텔로 돌아온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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