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소식

정전협정 70주년 특별전 / 은암미술관

조아진 2023. 10. 22. 16:03

정전협정 70주년 특별전 / 은암미술관

 

걷고 또 걸어서 도착한 곳은 정전협정 70주년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던 은암미술관이었다. 전시장은 광주 동구에 위치하고 있는데 어제 뒤풀이 중 탕탕전을 기획하신 노주일 선생님께서 김운성 선생님께 이 전시도 한 번 방문해 달라고 요청하셔서 찾아오게 되었더랬다.

 

나는 여전히 딸꾹질이 멈추지 않았으므로 김운성 선생님 먼저 들어가시라고 하고선 근처 편의점에 가서 탄산음료를 샀더랬다. 경험상 딸꾹질엔 탄산음료가 특효약이라서 뚜껑을 따고 바로 원샷을 했는데... 안 멈춘다. 일단 포기하고 미술관으로 들어갔다. (17일에 끝난 전시라 미리 리뷰를 올렸으면 좋았겠으나 서울로 돌아와선 회사 일 때문에 무지하게 바빴었고 늦게나마 글을 남긴다.)

 

1층에서 사진을 찍고 2층으로 올라가니 마침 우리 칠대삼 작가모임의 멤버인 박성완 작가님의 작품도 있어서 괜히 반가운 마음도 들고 그랬더랬다. 박성완 작가님의 작품은 총 3점이었는데 제목은 각각 광주촛불 x 더탐사 / 이태원 진실버스 광주 / 세월호 진실버스 광주 이렇게 석 점이다. 두텁고 진득한 유화 특유의 질감이 매우 좋은 작품이다. 또 박성완 작가님은 주말마다 서울로 올라와서 촛불행동의 촛불갤러리에서 전시도 하시고 캐리커쳐도 그려주시는 분으로 이번 은암미술관에서의 작품들은 촛불사진 중 일부의 장면들을 유화로 옮긴 것이기도 하다.

 

그러던 중 내가 2층의 암실 비슷하게 설치된 영상작품 공간으로 들어가니 어느 샌가 노주일 선생님이 따라 들어오셔서 바닥에 설치된 뭔가를 계속 움직여 주셨다. 알고 보니 바닥에는 물이 담긴 설치미술 작품이 있었고 프로젝터를 통해 벽으로 투사되는 영상에 그 설치작품을 움직일 때마다 물의 파장이 영상에 같이 투영되는 방식이었다. 원리가 이해는 안 되긴 했는데 암튼 굳이 구분을 하자면 인터렉티브 영상설치미술이라고 해야 하나... 상당히 독특한 인상을 주는 설치작품이었더랬다.

 

내가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서포트를 해주신 이 한 가지 에피소드만 봐도 노주일 선생님이 얼마나 배려 깊고 친절하신 분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탕탕전 준비할 때도 그렇고 뒤풀이 때도 그렇고 굉장히 진중하시면서도 뜨거운 분임을 알 수 있었다.

 

1층으로 내려와선 노주일 선생님이 출품하신 작품의 설명을 해주시는데 제목은 반토막 나라의 꿈이라는 작품이었다. 종이 위에 펜과 수채화로 작업하신 건데 6.25전쟁의 본질과 실체를 알고 있었던 두 인물. 한때 독립운동가였지만 6.25전쟁으로 인해 한 사람은 남부군총사령관이 되고 또 다른 한 사람은 빨치산 토벌대총경이 되었던 비극적인 두 인물. 이현상, 차일혁 두 분을 소재로 하고 있었다.

 

엄청나게 공이 많이 들어간 작품으로 특히 배경이 되는 한반도 지도는 1402 강리도를 배경으로 하셨다고 해서 더욱 의미가 깊은 작품이기도 했다. 나도 작품에 여러 가지 은유와 비유, 상징을 담는 걸 좋아하는 터라 노주일 선생님의 작품에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들이 매우 흥미로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탕탕전 뒤풀이 때 서로 한두 잔씩 하면서 결혼 얘기가 나왔었는데 저는 아직 솔로입니다.” 라고 했더니 노주일 선생님의 두 눈이 동그랗게 커지시면서 저둡니다!!”라고 말씀하시는 순간 우리 둘은 마치 김대중, 김정일이 된 것 마냥 둔 손을 굳게 마주 잡고 애도...가 아니라 암튼 뜨거운 동지애를 확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하여 김운성 선생님으로부터 조아진 작가가 여기 광주 처음 와본대라는 말씀을 들은 노주일 선생님은 그럼 여기는 꼭 가봐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셔서 급히 전시 관람을 마친 뒤 미술관 밖으로 나섰다.

 

딸꾹질이 여전히 안 멈추고 있었고 시간도 어느새 오후 4시가 되어가고 있던 터라 쉬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노주일 선생님이 직접 518 광주 역사탐방 안내를 해주신다고 하니 또 아니 갈 수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5.18묘지로 향하게 되고 난 역시 오길 잘 했다라고 생각하며 선생님들께 마음 속 깊이 감사하게 된다.

 

전시명 : 정전협정 70주년 특별전

전시기간 : 2023105- 1017

전시장소 : 은암미술관

전시작가 : 김경화, 김병택, 김화순, 노주일, 박성완, 박화연, 여상희, 이동근, 이상호, 이화경, 정만영, 전승일, 정재운, 최대주, 최재덕

 

 

 

 

 

 

 

#정전협정70주년특별전 #은암미술관 #정전협정작품 #노주일 #박성완 #이상호 #김화순 #광주미술인 #광주가볼만한곳 #광주예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