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15일...
오늘이 스승의 날이란걸 지금에서야 본다.
그저 떠나기 전에 잠시 지금의 기분을 적어보려고 들렀는데.
이제서야 시간을 인식한다.
1977년에 태어나 무언가 새롭게 거듭나기를 희망하며, 지금을 바라본다.
내 나이 서른 셋, 몇 개월이 지나면 서른 즈음이라 갖다 붙일 수도 없는 중반의 나이가 될테고.
그때 쯤이면 또다른 고민이 있을 수도 있겠지.
무기력한 껍질을 벗어내고 싶다.
당혹스럽게도 서른이 되면서부터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들이 모두 엎어지면서 내 프라이드마저 진흙탕 속에 쳐박혀 버렸다.
처음 가졌던 그 열정과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갈망하는 미래에 대한 깊은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
그러기위해 떠나는 여행.
혼자 나서서 보름에서 한 달 정도 별을 헤보고 싶었다만... 그마저도 마음대로 안된다.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일을 하던지 다 안되는구나 싶다.
무엇이든 아니, 모든 것이 내 의지와 계획과 실천과는 반대로 흘러간다.
몇 번이고 줄을 놓고 싶었지만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사람들 덕택에 매달려있다.
매달려있다.
내가 붙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 의해 난 지탱되고 있다.
여전히 난 위태롭다.
떠나야한다.
변하고 싶다.
내 두 팔과 두 다리로 서고 붙들고 기어오르고 싶다.
최후의 꼴찌가 되더라도
내 힘으로 골라인을 돌파하고 싶다.
그리고 만약 그 때도 자격이 된다면,
그건... 나중에 고백하기로 하자.
적어도 끝까지 날 믿어준 사람들만큼은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떠나간 자들이여,
나 역시 누군가에겐 떠나간 사람이었으니,
그대들을 미워하지 않겠노라.
그러나
사랑하지도 않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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