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가시면류관을 쓴 예수

조아진 2020. 8. 30. 17:22

가시면류관을 쓴 예수

 

 

Artist / 조아진 / Ahjin CHO / 趙兒進

Title / The Lord's Eyes

Size / 72.8 x 60.5cm

Material / mixed media on canvas

Creation Date / 2017

 

 

이번 달에 올릴 회사 홍보 글들 작업을 다 마친 뒤 오랜만에 그림을 그려보려고 폼을 잡았는데 그림 그리는 머리와 일하는 머리는 달라서 그런지 도무지 무엇을 그릴지 영감이 떠오르질 않았다.

 

이럴 땐 보통 예전에 그린 작품들을 다시 찾아보면서 그때의 그 감정이나 느낌들을 되살려 보는데 이것저것 무심히 살펴보다 2017년도에 그린 주의 시선이란 작품에서 서칭을 멈추게 되었다.

 

이 작품은 가시면류관을 쓴 예수의 모습이다. 작품을 그렸을 그 당시엔 어땠는지 몰라도 지금 보니 좀 슬프게 느껴진다.

아마도 지금의 기독교를 바라보는 예수의 시선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한참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다.

 

일전에도 글을 통해 적었었지만 난 신과 예수를 믿지만 지금의 그들이 믿는 신과 예수는 믿지 않는다. (특히 광화문 집회는 일개 교회 하나, 일개 목사 하나가 벌일 수 있는 일은 켤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에선 광대보다 뒤에서 부추긴 무리들이 더 사악한 것들이고 반드시 진실을 밝혀서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그들의 마음속엔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 노랫말처럼 탐욕과 이기의 가시나무 숲이 가득 차있고 그 가시는 자신들을 상처 입히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주변 사람들까지 상처 입히고 있다.

 

난 사랑과 희생이 없는 곳엔 예수도 없다고 믿는다.

 

지금 예수를 슬프게 만드는 것은 그들 자신임을 깨닫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또 지금 예수의 머리에 가시면류관을 있는 힘껏 씌워 피 흘리게 만드는 건 그들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속이 사랑과 희생으로 회복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 글을 적고 나니 그림 그릴 맘이 사라졌다. _

집에 가서 씻고 유투브나 보면서 맥주나 한 잔 해야겠다.

 

 

시인과 촌장 / 가시나무

 

내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에 쉴 곳 없네

내속엔 헛된 바람들로

당신에 편할 곳 없네

내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에 쉴 자리를 뺏고

내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에 쉴 곳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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