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좋은날

조아진 2021. 6. 26. 11:16

좋은날

 

 

 

 

일 년에 한 번 볼까말 까한 죽마고우가 있다.

 

뜨문뜨문 보게 되는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속 얘기도 잘 털어놓을 수 있는 가장 절친한 친구이다.

 

오랜만에 삼대예술인 가족전시를 하게 되어 연락을 했고 오늘 점심 이후에 멀리 김포 구래에서부터 아들과 함께 서울 강동구까지 와서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아들 얼굴을 실제로 직접 보는 건 처음이어서 첫 대면인데 만나면 용돈을 얼마나 줘야할까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어제 갑작스럽게 일이 터졌다.

 

회사에서 교사회의를 하던 중, 한 분의 자제분이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면서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바로 퇴실하고 코로나 검사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당장 보건소에 대처 방법을 문의했고 당일 본사에 함께 계셨던 모든 분들의 수업을 취소시켰다.

 

해당 선생님의 코로나 검사 결과에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할 상황이었고 또 나 같은 경우에는 우리 집에 부모님이 함께 계시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했다.

 

모두들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계셨고 입장 시 발열검사도 했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진 않았지만 잠복기란 게 있고 또 요즘 돌파감염 얘기도 왕왕 들려서 염려가 좀 되긴 했다.

 

집에 퇴근해서는 혹시라도 부모님한테 옮길까봐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심지어 잘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잤다.

 

오늘 아침 까톡소리와 함께 코로나 검사결과 소식을 받았는데 정말 다행히도 음성이라는 소식을 들었고 다시 학부형들에게 결과소식을 알리는 글을 작성해서 전달했다.

 

구체적인 상황을 들어보니 그 선생님의 자제분이 평소에 건강했고 멀쩡한 상황이었는데 알바를 하려다보니 보건증이랑 코로나 검사판정 증명이 필요해서 우연히 받아 본 코로나 검사결과가 양성으로 나왔다는 것이었다.

 

거참... 무증상 감염이란 게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편으로 난 이대로 코로나 검사 한 번도 안 받고 이 팬데믹 시기를 지나나 하는 생각도 들긴 했다.

 

어쨌든 불행 중 다행히도 오늘 전시장에서 친구랑 만나기로 한 약속은 지킬 수 있게 되었다.

 

새삼스레.. 별 일 없으면 참 좋은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좋은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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