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쌀밥
최근에 매제네 식구들이랑 함께 우리 집에서 식사할 일이 있었고 조카들이 어느 특정한 하얀 쌀밥을 너무너무 좋아한다는 이야길 들었다.
밥이 뭐 다 똑같은 밥이지 라고 생각 하다가 문득 조카들이 고기랑 떡 좋아한다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순수하게 쌀밥 그대로를 좋아한다는 말은 처음 들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길 들어보니 아는 동생의 아버지께서 경기도 화성에서 가족 농사로 쌀농사를 지으시는데 판매처가 마땅찮아 고민한다는 소리를 듣고 몇 포대 사서 주변에도 좀 나눠주고 자기네도 그 쌀로 밥을 했는데 조카들이 딱 그 쌀밥에 반해서 밥 한 두 그릇을 뚝딱 한다는 것이었다.
간장게장 같이 반찬이 밥도둑인 건 들어봤어도 밥 그 자체로 맛있는 쌀밥이란 게 과연 있었을까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어머니가 해주신 밥을 제외하고 인생에서 가장 맛있는 쌀밥을 먹었던 두 가지 기억이 있다.
대학교 1학년 때 친구 집에 꼽사리로 민폐 자취를 하고 있었을 때 컵라면만 먹다가 너무 물려서 친구에게 밥 좀 있냐고 물어서 친구가 해놓은 쌀밥에 알타리 김치를 우적우적 씹어 먹으며 감동했던 기억이 첫 번째.
두 번째는 신병훈련소에서 빡센 훈련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할 때 식당에서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입에 쑤셔 넣었던 경험이 두 번째이다.
특히 예전의 나는 생선회 같은 날 음식이나 닭백숙의 껍질 같은 미끌미끌 거리는 음식을 잘 못 먹었었는데 군대에서는 그나마 닭 껍데기 국이라도 감지덕지였었고 군생활 내내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회 빼고는 나름 편식 없이 먹는다고 생각을 하긴 하는데 사십대 중반이 된 요즘은 특별히 먹고 싶은 음식도 없고 그냥 먹는 행위 자체가 귀찮아서 점심은 종종 건너뛰기도 하고 저녁에 맥주 한 잔 하면서 안주거리를 먹는 정도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최근에 자주권에 대해 종종 생각한다.
나라도 자주국방이 되어야 주변 나라들에 눈치 보지 않고 온전히 국민을 위한 외교정치를 할 수 있듯 일본의 수출규제나 최근에 있었던 요소수 품절 사태를 보더라도 경제적 가치의 경중을 떠나 우리가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떠한 물건이든, 언제든 스스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라는 위기가 닥쳤을 때 마스크나 진단 키트를 빠르고 신속하게 생산해 낼 수 있었던 놀라운 결과를 보아도 그렇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할 백신 독립, 백신 자주권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나는 한 가지 더 우리 농산물 같은 먹거리도 자주권이 매우 중요한 안보문제라고 생각한다.
도올 김용옥 선생님께서 전에 농산어촌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천지공사(天地公事)라는 말씀을 하신 것이 기억난다.
값싸고 품질 좋은 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을 굳이 지금 당장 반대할 이유는 없겠으나 최소한 우리 땅에서 밭과 논을 일궈 생산해내는 우리 먹거리를 우리 정부나 국민이 외면한다면 앞에서 언급한 식량위기가 닥쳐왔을 때 일본의 수출규제나 요소수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상상하기도 싫은 일들이 벌어질 것임은 자명하다.
아무튼 말이 길어 졌는데 이런저런 이유와 상황들로 우리 집도 그 지인의 쌀을 구매하기로 했고 우리 집은 아부지와 어무니 그리고 나 이렇게 셋만 있기 때문에 많이 사긴 좀 그래서 한 포대만 신청했다.
우리 집은 지지난 주쯤 김장을 했는데 막 담근 김장 김치와 하얀 쌀밥의 조화는 언제나 옳지 않던가! 너무 좋은 쌀이고 밥맛이 꿀맛이라는 표현이 좀 식상하긴 해도 어느새 주변 지인들에게는 찹쌀 하나 안 섞고 현미를 넣었는데도 구수하고 찰지다고 입소문이 조금씩 나고 있는 것 같아서 나도 좀 도울 일이 없을까 해서 이렇게 글을 남겨 본다.
추신. 혹시 구매를 희망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메일 연락처를 남깁니다.
* 신품종벼 골든퀸 3호 수향미 20kg
* 구매문의 / luckusb@naver.com
* 경기도 화성 햅쌀로 가족들이 직접 농사를 지은 쌀이라고 합니다.
* 서울, 경기권에 배송 가능하고 주문 결제 후 일주일 내에 배송 가능하다고 합니다.
* 쌀농사 외에도 다른 농사를 같이 하셔서 직접 전화를 받기 어렵다고 하셔서 이메일로 문의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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