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재미없는 장난

조아진 2022. 4. 28. 21:15

재미없는 장난

하아... 한숨만 나온다...

우리 집에서 이런 유치한 장난을 칠 만한 사람은 한 사람뿐이다..

며칠 전에 구입해서 아직 초입 밖에 못 읽었는데 벌써부터 읽기가 싫어진다..

이런 장난은 언어유희라고 봐주고 싶지도 않고 '피식'하고 코웃음이라도 나왔다면 모를까 한숨부터 나온 걸 보면 그냥 말 그대로 한숨거리인 거다.

초등학교 시절. 교과서 내 이름 옆에 '탈포르테'를 적어 놓고서 "아진탈포르테"라며 좋다고 낄낄거리던 녀석들과 한치도 다름이 없다. (참고로 아진탈포르테는 당시 tv에서 광고하던 소화제 이름이다. ㅡㅡ)

난 어릴때부터 아부지의 장난이 정말 진심으로 싫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싫었던 건 독한 방귀를 뀌시고선 두 손으로 모아 내 입과 코에 대고선 강제로 그 역한 냄새를 들이마시게 한 것이었다.

책에 낙서를 한 지금 이런 장난도 다른 이였다면 그냥 피식하고 넘어갈 법도 했겠지만 어릴때부터 장난을 당해온 내 입장에선 그저 한숨거리일 뿐인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난 상대적으로 장난이나 농담을 실어하고 진지하고 신중한 유형의 사람으로 성장한 듯 하다.

때때로 나의 이러한 성격은 고지식하고 융통성없는 답답한 사람처럼 비춰졌고 지금도 다른 이들로부터 알고나면 사람이 착하고 정도 깊은데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타입이라는 표현을 종종 듣는 편이다.

또 반대로 아부지는 밖에선 유머러스하고 유쾌한 사람으로 비춰진 나머지 지금도 따르는 사람도 많고 내 앞에서 아부지 칭찬하기들 바쁘시다. (내 속도 모름서..)

아무튼 난 농담도 장난도 싫다.

장난이나 농담을 타인에게 했을 때 장난을 친 본인만 재미있고 상대방이 고통스럽거나 수치심,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건 폭력인 것이다.

뭐 책의 낙서 따위에 폭력 운운할 것 까진 없었는데 글을 쓰다보니 또 진지해져 버렸네..

뭐 내 성격 남주겠나.. 울 아부지도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을...

그래도 지금은 어릴 때처럼 경멸이나 분노의 감정이 생기지 않는 건 그나마 서로에게 길들여졌기 때문일까나..



#재미없는장난 #재미없는농담 #길들여진다는것

'Memento mori'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이들면 입맛이 변한다던데  (0) 2022.05.16
닮은 사람  (0) 2022.05.14
운수 좋은 날  (0) 2022.04.23
Mbti  (0) 2022.04.21
상념의 밤  (0) 2022.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