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맛의 합

조아진 2022. 5. 18. 20:28

맛의 합

이틀인가 삼일 동안 낮엔 블랙커피로 때우고 저녁은 건너 뛰거나 술안주로 끼니를 때우다보니 뭔가 헛헛하고 기운이 떨어진 듯하여 갑자기 저녁 무렵부터 삼겹살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고로 어무이를 모시고 전에 직원들이랑 몇번 갔던 이모네 김치 삼겹살집을 찾았다.

나는 고기 자체를 즐기기 보다는 밥과 쌈채소, 된장국, 고추, 마늘과 밑반찬을 고기와 함께 합을 맞춰 먹는 걸 좋아하는데 삼겹살과 항정살을 1인분씩 시키고 공깃밥과 계란찜도 주문했다.

이 가게가 밑반찬들도 맛있는 가게라서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고 왠지 고기 1인분을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목살 1인분을 추가로 주문했는데 이게 실수였다.

어머니와 난 각 1인분이면 족한 위장을 가졌던 것이었기에 물냉면 입가심은 결국 못 하고 남은 고기를 포장해서 가게를 나왔다.

물냉면까지 먹었어야 완벽한 맛의 합이 완성되는 건데.. 너무 배가 불러서 어쩔 수 없이 패스..

소화도 좀 시킬 겸 동네 시장 한바퀴를 돌았고 어머니께서는 아부지가 좋아하시는 토마토와 마늘을 구입하셨더랬다.

어머니와 내가 6시 좀 넘어서 식당엘 갔고 시장에 가서 장까지 느긋하게 보고 왔는데도 집에 돌아오니 7시 반이 좀 넘은 시각이었다.

음.. 시간을 따져보니 둘이서 밥을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동안 먹은 건데 내가 평소에도 밥을 30분 만에 빨리 먹는 편이고 고기 굽는 시간 빼면 이번에도 얼추 식사 시간이 40~50분 정도 걸린 듯 한데.. 우리 보다 먼저 온 다른 손님들 보다도 어머니와 내가 먼저 식당을 나선 걸 보면 할 말 다한 거지 싶다.

뭐 아무튼 어무이도 배부르니 더 뭘하기가 귀찮네 라고 말씀하셨고 나 또한 맛있고 배부르게 먹었으니 또 족하다.

다음에 또 어느 날 문득 고기가 땡길 땐 그냥 고기 1인분씩만 먹고 마무리 맛의 합을 위해 물냉면을 먹어야지 라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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