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이번 달 미술교재 개발 끝 / 일단은 마시자!

조아진 2023. 5. 16. 20:03

이번 달 미술교재 개발 끝 / 일단은 마시자!

 

지난 주말에 525일부터 있을 코엑스 조형아트서울과 킨텍스 K-Art Expo 대한민국미술박람회용 작품 촬영과 도록, 엽서 총 7종을 디자인한 뒤 어제 인쇄소로 넘겼고...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별로 하고 싶진 않았지만 아부지가 부탁하셔서 6월에 있을 세텍 아트페스타에 제출할 문서 작업도 해서 보냈다. 짬짬이 조형아트서울 홍보글도 만들어서 올렸는데 이건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아직 몇 명밖에 못 올렸다.

 

오늘은 지난주부터 계속 작업한 이번 달 미술교재 12종 개발을 마무리 하고 인쇄소로 넘겼다. 11종은 업그레이드 교재이고 1종은 신규로 원래는 내가 새로 하나 그려서 제작하려고 했는데... 오늘 갑자기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신청 보험가입자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우편물이 왔더랬다. (이름도 참 길다...)

 

약 한 달 전쯤 회원정기전 철수하던 날에 여직원 한 명이 본인이 약골인 것을 깜빡하곤 용달차에서 에너지 넘치게 뛰어 내리다 발목을 다쳤었는데 처음에는 발목 염좌 정도 인줄 알고 출근을 하다가 계속 아파서 정밀 검진을 받고 나선 슬관절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하게 된 상황... _;;

 

그 친구가 5월부터 병가 중이고 그 친구의 보직이 내가 커버해야 할 일이라 어쩌다보니 예전에 내가 했던 일들을 다시 가져와서 하게 되었더랬다. 송도 유아교육전 행사 관련 디자인과 오늘 있었던 신규교사교육에 필요한 디자인 작업들 그리고 영유아용 미술교재 개발까지도 모두 내 몫이 된 것이다.

 

사실 이 정도의 회사일은 내가 너끈히 처리 할 수 있는 일인데 문제는 예상 밖의 일들이 추가되면서 해야 할 일들의 우선순위가 뒤바뀌고 원래 예정된 일들은 마감이 뒤로 미뤄지면서 업무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고 있던 상황.

 

아부지가 문서 작업 대신 작업해 달라고 한 것도 그렇고 오늘 근로복지공단에서 온 사업장 대표자로서 처리해야 할 일도 그렇고 모두 예상 밖의 일이 추가로 생긴 것이다. 안 할 수도 없고 다른 해야 할 일은 산더미고...

 

내일 아침 일찍 세종시 가족전 철수하러 내려가야 하기도 하고 근로복지공단에 내가 빨리 서류를 작성해서 보내야 병가 중인 직원이 요양급여를 빨리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결국 내가 새로 그림을 그려서 교재를 만드는 건 깔끔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근로복지공단에 보낼 문서 작업도 한 서너 시간은 걸린 것 같은데... 교육서비스업에서 산재라니... 나도 이런 종류의 문서 작업은 또 처음이라 인터넷으로 용어 공부해가면서 지정된 양식에 맞춰 칸을 채우던 중 스트레스 지수가 급상승하게 된 칸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산업재해조사표의 재발방지 계획을 적는 란이었다.

 

아픈 사람에게 뭐라고 하고 싶지 않아서 티 안 내고 있었는데 내가 지금 정신없이 바쁜 걸 옆구리 쿡쿡 찔러가며 확인 시켜 주는 것 같아서 그리고 모르는 양식지의 용어가 있어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스무 번이 넘게 전화를 했는데도 지금은 모든 상담사가 통화중이니 다음에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란 멘트만 남기고 결국은 통화를 못했던 분노를 담아 다음과 같이 적었다.

 

평소에도 몸이 약한 친구라 험한 일을 안 시키는데 그날 유독 뭔가 열심히 하려고 했는지 사업장 대표가 안 보는 사이에 용달 차에 올라가 있었고 짐이 무거운 게 없어서 약골이 거기 왜 올라가 있냐고 지나가는 소리로 한 소리 했는데 짐을 사무실에 올리고 내려와 보니 직원은 이미 다쳐 있었습니다. 앞으로 전 여성 직원들이 절대로 무거운 짐이나 험한 일을 하지 못하도록 공식적으로 금지 시키겠습니다.”

 

아무튼 서류작업도 다 해서 넘겼고 마지막 신규 교재는 어무이 작품인 세로야 행복해~~’로 작업을 마무리 했다. 우선순위가 뒤바뀌면서 포기해야 하는 일들도 생기고 다시 무리해서 해야 하늘 다른 일들도 생기지만 어쨌든 오늘도 최선을 다해 오늘의 마감을 지켜내서 나름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얼룩말 세로 이야기가 언론에 알려진 것 그대로를 모두 믿을 순 없는 것이겠지만 분명한 것은 생명을 가진 동물들이 평생을 갇혀 살면서 누군가의 눈요깃거리가 된다는 사실은 참 비극이고 잔인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종종 회사에 갇혀 지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혹은 나 스스로가 세운 엄격한 기준에 갇혀 지내는 것 같기도 하고... 밝게 웃는 얼룩말 세로의 얼굴을 보면서 뭔가 위로도 느껴지고 기분 전환도 되고 암튼 기분이 좋아지는 작품이라서 이 작품을 골랐더랬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긴 하지만 오늘은 일단 한 잔 하면서 지난날들의 스트레스를 싹 흘려보내며 내 나름대로의 해피엔딩을 마무리 해야겠다.

 

세로야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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