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날? 길동역 개밥 파는 고양이 길동점
월요일인 어제부터 다음 주 일본 전시 때문에 이번 주에 교재마감을 비롯해서 해야 할 일들이 엄청 많아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던 도중 사무실 양변기까지 고장이 나서 전문가도 아닌 내가 고쳐보겠다고 끙끙거리다 결국은 필밸브라는 부속품이 노후 되어 벌어진 일이란 것을 깨닫고선 다음 날 동네 철물점을 좀 돌아다녀봐야겠다고 생각하곤 퇴근하려는데...
지난 주 주말에 길고양이 하양이가 밥달라고 왔었는데 마침 사료가 다 떨어져서 술안주로 먹던 먹태 부스러기밖에 줄 게 없었다. 그거라도 먹는데 왠지 맘이 짠...했던 기억이 나서 다음 주엔 밥도 못 챙겨 줄 것 같아서 어제는 길고양이 사료를 사러 다녀오자고 마음먹었더랬다.
평소에 가던 길동 복조리 시장 입구쪽 무인 매장으로 향했는데 들어서자마자 사장 내외분으로 보이는 분들이 인사를 하신다. 평소엔 사람이 하나도 없었어서 처음 주인을 보는 거였는데 난 사료를 사서 어서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던지라 인사도 대충 나누는 듯 마는 듯 했더랬다.
5KG짜리 포대 사료와 통조림 캔 9개를 사서 셀프 계산대에 가져가는 걸 보신 사장 아주머님께서 “집에서 고양이 여러 마리 키우시나봐요?” “아뇨, 길고양이 껍니다.” “어머나! 그렇게 훌륭하신 일을...”이라고 말씀하시곤 후다닥 어디론가 가시더니 돌아오셔서 애기들이 좋아한다고 서비스 간식 3개를 주신다.
그제야 나는 피식 웃으면서 “감사합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셀프 계산을 다 끝내고 가방에 산 물건들을 다 담을 즈음 서비스 간식이라면서 또 4개를 더 가져오셨더랬다. 그러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좋은 일 하시니까~”라고...
나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딱히 선한 일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으나 이렇게까지 길고양이를 생각하시는 분이라니 두 부부 사장님들이 이 가게를 차리시게 된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했다.
암튼 감사하게 받아서 늘 놓던 자리에 통조림과 사료를 같이 놓아두었다. 통조림을 사료랑 같이 비비면 한낮동안 딱딱하게 굳어서 그냥 구분해서 놓는 게 더 나은 방법인 듯 했다.
오늘 출근해서는 길동 주변의 철물점이란 철물점은 다 돌아다니면서 양변기 부속품인 필밸브 찾아서 삼만리를 찍었는데 무려 한 시간 반 동안이나 헤매다 결국 같은 부속품은 못 찾아서 다른 걸로 갈아 끼워야만 하게 되었는데 전기는 좀 만져봤어도 양변기 분해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내일 오전엔 고난의 행군이 예상된다...
회사에서 일하다 중간에 담배 피러 나와서 SNS를 보니 오늘이 고양이의 날이라고 한다. 고양이의날? 그런 것도 있었나? 싶어서 다음에 짬날 때 일기 쓰려다가 오늘 꾸역꾸역 일기 쓰고 퇴근한다. 길고양이들 축하해~ 어우 배고프다... 얼른 집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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