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2023년 9월 9일 시청역 이태원참사 시민분향소에서

조아진 2023. 9. 9. 19:38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과 어머니의 캐리커쳐로 개시.

원래는 3층의 다른 전시 보려고 오셨다가 2층까지 내려 오셔서 서울 아이고전을 보시길래 전시작품 보시다가 궁금한 거 있으시면 제가 아는데까진 설명해 드릴테니 물어보세요. 그리고 시간 남으시면 캐리커쳐 무료로 해드리니 오세요~ 라고 친근하게 말을 붙였다. 물론 선글라스에 수염까지 기른 남자가 하는 소릴 믿을런진 알 수 없었으나 아이가 궁금해 하는 것이 있다면서 하전남 작가님의 작품설명을 부탁하셔서 아는데까지 설명을 드렸다.

이후 아이가 주뼛거리자 아이 대신 아이의 어머니가 나서서 캐리커쳐를 부탁한다고 하셔서 기꺼운 맘으로 시작. 웃는 모습이 이쁜 아이였다.

사실 한 5~6년 만에 하는 캐리커쳐라서 손이 좀 떨렸는데 아이와 어머니가 아주 좋아하셔서 나도 대만족~!! 이후 또 주뼛거리는 여학생을 대신해서 남학생이 캐리커쳐를 부탁해와서 또 달가운 맘으로 두 번째 캐리커쳐를 그려줬다. 역시 잘 웃는 사람이 그리기 참 좋다.

전시 응원차 판소리하시는 최용석 형님이 방문해 주셔서 고경일, 장천 김성태 작가님과 넷이서 점심을 먹는데 한다리 건너면 다 아는 분들이라 세상 참 좁다고 느꼈더랬다.

오후에 윤미향의원님이 촛불집회 가시는 길에 응원차 들르셔서 고교수님 제자라고 말씀 드리곤 인증샷을 남겼더랬다. 재일동포 김명화 작가님 작품을 유심히 보시길래 가서 또 내가 아는 만큼 '옥과 돌멩이'를 설명해드렸다.

마지막 캐리커쳐는 정지욱 평론가님. 춘천에서 오셨는데 내일 또 오전에 돌아가셔야 한다는 이야기부터, 통풍, 눈건강 이야기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마지막 캐리커쳐를 끝냈다.

다들 개인 스케줄이 있으셔서 헤어진 뒤 지난 번에 가보았던 길을 되짚으며 이태원참사 시청역 시민분향소로 향했다. 오는 길에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집회 행렬이 지나가고 있어서 한 컷. 두세 명 정도가 내가 있는 쪽 라인에서 맞불이랍시고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기도 힘든 거친 목소리로 고함을 치고 있었는데 끝말은 확실하게 들렸다. "이 빨갱이들아!"

지지난주에 시청앞 시민분향소에 온 뒤 2주 만에 다시 찾은 시민분향소는 조문객들이 더 줄은 것 같다. 도서관 야간 축제가 끝나서 그런지 웬지 더 조용한 듯하고...

저멀리 스피커로부터 들려오는 촛불집회 사회자의 목소리가 내가 있는 시청앞 시민분향소에서는 소리가 퍼져서 무슨 구호인지 알듯, 모를듯 했으나 시민들의 함성은 여전하고 명확하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아이고전 #전태일기념관 #이태원참사시민분향소 #캐리커쳐 #서울시청광장 #aigo #윤미향 #최용석 #장천김성태 #정지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