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만나요~!!

조아진 2023. 9. 11. 23:10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만나요~!!

어제 서울 아이고전까지 마치고 철수한 작품들 중 일부는 혜화역에 있는 대학원 실습실로 그리고 일본으로 보내야 하는작품들은 우리 사무실로 가져왔다.

오늘 오전에 성북구에 사시는 작가님이 울 길동 사무실로 오시면 같이 인근의 우체국에 가서 국제우편으로 작품들을 보내는 일정이었고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잘 처리한 뒤 작가님과 점심도 먹고 커피도 한 잔하면서 수다를 좀 떨었더랬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우다 서로 빠이빠이하고 회사 카톡을 보니 아뿔싸! 1시에 본사회의가 있는 걸 새까맣게 잊고 있었더랬다.. ㅡㅡ;;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닌데.. 약속을 어기는 실수를.. 미안하다고 카톡을 올린 뒤 허둥지둥 다시 사무실로 향했다.

회의를 마치고선 내일부터 있을 바자회 준비를 각자 맡은 일에 따라 처리했고 나도 부랴부랴 이일, 저일들을 처리했더랬다.

오전에 장천 김성태 선생님이 판소리하시는 최용석 형님 명함 만들어 드리라고 손수 쓰신 글씨를 일러스트 파일까지 만들어서 카톡으로 보내 주셨는데 그것도 오후 늦게서야 확인하고 답장을 보냈더니 "아이쿠야 오전에 보낸 카톡이 이제 도착했나 보네?"라고 말씀하셔서 하핫..하고는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더랬다.. ;; 월요일은 항상 바쁘다..

오늘 밤 9시엔 작가들 줌회의가 예정되어 일을 적당히 끝내고 집에 돌아와 식사 및 샤워를 마친 뒤 회의시간이 되길 기다리는데 예정된 9시가 지나도록 줌링크가 안 왔더랬다..

기다리는 동안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일본에서의 지난 사진들을 살펴보다 5cm의 희비극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다시 보게 되었더랬다.

5센티의 희비극이란 일본에서 이이야마 유키 작가를 지지한다는 연대발언을 하러 갔었던 장소에서 벌어졌던 사건인데, 집회 시위자 한 분의 등이 도쿄 도청쪽으로 5cm 넘어왔다고 경찰들이 그 시민을 선밖으로 나가라고 제재하던 일을 의미한다.

참으로 우습고 슬픈.. 우리나라와 너무나도 똑같았던 상황. 오늘 그 사진을 살펴보다 한 시민이 종이 한 장을 들고 있는 것을 다시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는데..




1923 jenocide is the fact

뭐랄까.. 진실을 말하는 일본인들.. 양심적인 일본인들.. 그리고 거짓되고, 비양심적인 악마 같은 일본인들 사이에서 난 오히려 생각이 많아 진듯 싶다.

미워하고 증오하는 건 쉽지만, 진실을 직시하고 거짓에 대항하는 건, 우리나 그들이나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오늘 재일동포 3세이면서 한국국적을 가진 작가님이랑 이런 얘기를 나눴었다.

후쿠시마가 고향인 재일동포 작가님이 한국의 촛불집회에 참가했었는데 깜짝 놀랐데요. 후쿠시마 사람들은 죄가 없어요. 그곳에서 대를 이어서 평생을 살아오신 분들이라 어디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는.. 그분들도 희생자예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라고 부르고 있었어요. 그것은 잘못된 거예요. 도쿄전력 오염수라고, 기시다 오염수라고 해야 맞아요.

그렇다. 백번천번 맞는 말씀이다. 후쿠시마란 지명으로 핵오염수를 지칭하는 것은 어쩌면 오염수를 처리수로 둔갑시키려는 그것과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한 것은 도쿄전력과 기시다 그리고 우익들이지 결코 후쿠시마의 전체 시민들이 아니다.

그리하여 나는. 다음에 글을 쓰거나 풍자 일러스트 그림을 그릴 땐 분명하게 악을 명확히 콕 짚어서 표현하기로 다짐해 본다.

누군가를 막연하게, 두루뭉술하게 미워하고 증오하는 것은 죄없는 사람들까지 미워하고 증오하게 만드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고,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괴물이 되어 버릴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암튼 이제 전시장 작품 철수와 발송까지 마친 지금. 남은 일은 아이고전 펀딩 후원자분들에게 도록을 발송해 드리는 일만 남았다.

한국과 일본의 작가님들, 기획자, 실행위 지원팀들, 펀딩 후원자 여러분들과 전시장을 찾아주신 모든 분들! 지난 몇 달 간의 여정에 함께 해주셔서 정말 애 많이 쓰셨고 감사했다는 말씀 올립니다~!!

특히 재일동포 작가님들 한일 양쪽의 기센 작가들 틈 사이에서 균형을 정말 잘 잡아 주셔서 정말 많이 배우고 느끼는 감정도 다양했던 그런 시간들이었습니다.

저 하얀 종이에 적힌 진실을 당당하게 펼쳐든 그들처럼, 진실을 용기있게 쫓다보면 언젠간 또 만날 수 있겠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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