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 이려나...
이번 주는 매달 찾아오는 교재개발 주간이다.
다음 주부터 그 다음 주까지 매달 진행하는 전체교사회의가 도시락 친목도모 회의라 교재를 제작해서 인쇄소에 넘기는 기한도 한주 당겨졌다.
암튼 그래서 어제부터 2월 월간 회원작품 편집 업로드 일을 멈추고 교재개발을 하기 전에 미리 편집해둔 회원작품들을 추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어제 2/3 정도 했고 오늘부터는 본 작업에 들어갈 수 있으려니 했더랬다.
그런데 어제 아부지께서 허리를 삐끗하셨는데 오늘 오전에 상태가 더 안 좋아지신 관계로 아부지를 모시고 동네 신경외과엘 갔다.
신경외과에는 이미 사람들이 꽉 차있었는데 대부분 어르신들이었고 5~6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발에 반깁스를 하고 있어서 시선이 갔다. 때마침 틀어놓은 TV에서 출산율 저하로 올해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개최하지 않는 초등학교가 전국적으로 많이 늘었다는 뉴스가 들린다. 이대로 갈 경우 향후 10년쯤 뒤부터는 청년 1명이 3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시대가 온다고 한다. 음...
한참을 대기하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와서 진료실엘 들어갔고 엑스레이 촬영결과 척추 4~5번 자리 신경이 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서 주사치료와 물리치료까지 대략 5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허리 아파서 통증으로 인상을 찌푸리며 움찔움찔 하시는 분이 의사의 눈썹이 찐하다고 칭찬을 하신다. 음...
사무실로 돌아와 다시 교재개발 일을 하던 중 갑자기 실장 명함이 다 떨어져서 새로 주문해야 한다고 한다. 원래 사소한 디자인을 맡아서 하던 친구가 두어 달 전부터 병가 중이라 내가 맡아야 했는데 하는 김에 명단 누락으로 못 받고 계시던 선생님들 개인명함까지 제작을 했다. 이때가 오후 3시 반쯤.
오후 4시에 실장이 회의실에서 신규 미술선생님 면접이 있었는데 지나가다 회의실을 보니 너무 컴컴했다.
지난주에 누수로 인해 누전이 발생했는데 위층에서 아직도 조치를 안 취하고 있는 건지, 못 취하고 있는 건지... 내일과 금요일에도 면접이 예정되어 있었고 다음 주 수요일엔 신규교사교육이 그리고 목요일부터는 전체미술교사 도시락 회의까지 예정되어 있었던 관계로 그냥 내가 조명가게에서 형광등을 사서 직접 달기로 했다.
약 두 시간 반가량 형광등끼리 전선을 연결하고 콘센트 작업까지 해서 회의실 불을 켜니 어느새 6시 퇴근시간이다.
화장실에서 지저분해진 손을 씻다 문득 거울을 보니 머리가 더벅머리가 되어 가고 있길래 어차피 교재개발 하기엔 늦은 것 같아서 이발을 하러나갔다.
우리 회사 바로 옆 4층이라는 애매한 높이에 새로 생긴 곳이었는데 내가 예전에 머리 깎으러 미용실을 찾아 무려 30분 동안 10군데를 헤맨 경험이 있었기에 여기는 새로 생겼으니 예약 안 해도 되겠지 하는 맘으로 기대하며 찾아갔다.
실내는 굉장히 럭셔리했고 때마침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더랬다.
나 : “저 이발 좀 하려고요.”
미용사 : “예약 하셨나요?”
나 : “아니요.”
미용사 : “죄송합니다만 손님. 저희는 예약 손님만 받고 있어서요.”
나 : 음...
아니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얼마 뒤에 오라고 하던지, 아니면 오늘 바쁘면 내일 예약 잡아 드릴까요? 하고 묻던지... 장사 센스 진짜 없으시네... 그리고 내가 이 동네에서 20년 정도 살고 있는데 여긴 럭셔리 컨셉으론 장사 오래 못해요... 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돌아선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교재개발을 시작했고 어찌저찌 오늘 하려던 회원작품 분류 작업을 끝냈다. 이게 운이 좋다고 해야 하는 건지, 나쁘다고 해야 하는 건지...
동후니는 좋겠다. 깎을 머리가 없어서... 아. 주변머리는 자라겠구나. 그것도 미용실 예약하고 가서 자르려나... 음... 머리 다시 기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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