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s/Sound of Silence

백석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조아진 2008. 10. 13. 00:13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 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The Others > Sound of Sile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규원의 이 시대의 죽음 또는 우화  (0) 2008.10.13
니체 曰  (0) 2008.10.13
Dead Poets Society  (0) 2008.04.26
어머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  (0) 2008.04.19
인생에 대하여  (0) 2008.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