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그리고 예수의 배신자들
오늘도 너무 일찍 눈이 떠져서 7시 쯤 출근을 했다.
회원작품 홍보 글을 편집하던 중에 갑자기 헌혈이나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작년 말 이후로 안 하기도 했고 못 하기도 했었다. (주말에도 일하다보니..)
인터넷으로 헌혈의집 운영시간을 찾아보던 중 원래 다니던 천호역 외에도 명일동에도 헌혈의 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래 입는 옷만 입고 신던 신발만 신는 성격이라 다니던 곳만 다니는 경향이 있었는데 오늘따라 왠지 기분 전환 겸 새로운 곳에 가보자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또 길치에 방향치라서 인터넷으로 가는 길을 꼼꼼하게 알아본 뒤 9시 45분쯤 출발했다.
헌혈의집 강동센터는 명일역 4번 출구에서 좀 걸으면 되는데 기분 탓인지 길동역에서 갈 때 천호센터 보다 가까운 것 같았다.
딱 10시쯤 1등으로 도착해서 전자문진을 하고 난 뒤 바로 상담실로 들어갔는데 오늘은 어떤 헌혈을 하시겠냐고 물으셔서 “오랜만에 시간이 나서 온 거라 필요하신 거 아무거나 하셔도 상관없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혈소판혈장 헌혈을 하기로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로 헌혈을 시작했다.
주사를 놓을 때 보통은 따꼼하면서 찌릿한 느낌이 들곤 했는데 여기 간호사분들은 주사 마스터이신지 스무스하게 바늘이 꼽혀서 편하게 누워있다 왔다.
그러던 중 기념품은 기부권으로 하겠다고 말했는데도 작은 종이백에 담긴 뭔가를 가져오셔서 선물이라고 주시는데 립스틱이라고 하셨다.
전 립스틱 필요없는데요 (전 립스틱 안 바르는데요 혹은 전 솔로라서 줄 사람이 없는데요.. ㅡ_ㅡ..)라고 말했다가 기부물품으로 들어온 건데 지인분들에게라도 선물하시면 좋을 거라고 하시길래 어머니 아니면 여동생 주면 되겠지... 하고 잠자코 받았다.
헌혈을 마친 뒤 다시 길동역으로 돌아와 식당에서 라면과 김밥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와서 문득 어떤 립스틱인지 궁금해져서 종이백을 열어보니 슈 우에무라? 라고 써있었다.
흠... 오늘 같은 날 하필 일본 제품이라니.. 그냥 버릴까?? 하다가 어떤 회산지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일본의 유명 화장품 회사인데 2019년 한국에 대한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규제로 인해 한국 내에서의 불매운동과 코로나19의 여파로 한국에서 철수하는 회사... 라고 나온다.
딱히 우리나라에 못 된 짓 한 회사는 아닌 것 같아서 선물하기로 마음먹었다.
헌혈 도중 아무생각 없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내일 전광훈 목사가 또 무슨 집회를 “나라와 민족을 살리기 위해”서 광화문에서 연다고 하는 소식을 접했다.
난 작년 광화문 집회 때 참석자들이 참석 사실을 숨기고 서로 숨겨주며, 연락두절 상태에서 이곳저곳에 바이러스를 옮기고 다니면서 코로나 대유행을 만든 장본인들이라 생각하기에 이분들에게 한 마디 하겠다.
나라와 민족을 핑계 삼아 정치 권력과 종교 권력을 탐하지나 마시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집 가까운데 가셔서 헌혈이나 하시라!!
작년에도 한 번 썼던 표현이지만 내가 아는 예수와 당신들이 아는 예수는 전혀 다른 존재인 것이 확실하다!!!
에라이.. 일이나 해야지..
#헌혈 #예수의배신자들
'Memento mori'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미있네... 아니 재미있을 뻔 했네... (0) | 2021.08.21 |
---|---|
8월 15일의 의미 (0) | 2021.08.15 |
원근법 (0) | 2021.08.08 |
굿바이 부산 (0) | 2021.07.18 |
길고양이와 부산 밤바다 (0) | 2021.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