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재미있네... 아니 재미있을 뻔 했네...

조아진 2021. 8. 21. 10:46

재미있네... 아니 재미있을 뻔 했네...

 

 

 

그제 밤부터 집 정수기가 고장이 나서 덜컹덜컹 펌프질을 하는 시끄러운 소리가 계속 났다.

 

시간이 지나도 상황이 나아지질 않아서 전원을 껐고 이튿날 오전 일찍 인터넷으로 AS 센터 전화번호를 검색해서 전화를 걸었다.

 

수차례 전화시도를 했는데 받지를 않아서 우리집 담당 정수기 관리하시는 분에게 연락을 했고 내 정보를 문자로 보내면 담당자 분께서 대신 AS를 접수해 주시기로 한 뒤 통화를 마쳤다.

 

내가 정수기 고장 상황과 주소, 연락처 등의 정보를 문자로 보낸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답장 문자가 온 걸 확인했는데 담당자 분이 실수로 센터직원에게 보낼 문자가 이렇게 나에게 와있었다.

 

순간 실수하신 걸 이해하고는 뭐 그럴 수도 있는 거니까 그냥 잠자코 있었고 카카오톡으로 AS가 정상적으로 접수되어 담당기사가 연락을 준다고 해서 참 재밌는 해프닝이었네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재미있다는 생각이나 기분은 딱 어제까지였고 지금까지 AS센터에서 연락이 오질 않아서 굳이 또 지금 카카오 채널을 검색해서 AS 접수 처리 진행상황을 문의했는데 또 답이 없다...

 

딱 재미있었던 해프닝 정도로 끝날 뻔 했던 일이 점점 꼬여가는 느낌이다.

 

통화중 상태도 아닌 전화를 받지 않는 AS 콜센터는 왜 운영하고 실시간 상담이 안 되는 카카오톡 채널은 왜 운영을 하는 건가...

 

우리 회사도 예전 회의 때 홈페이지에 실시간 상담창을 만드면 어떠냐는 의견이 있었는데 실시간 상담을 전담으로 할 수 있는 인력이 없으면 상담채널이 묵묵부답일 때 오히려 고객의 감정이 불쾌해지는 독이 될 수 있다고 반대를 했었다.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이다.

 

일을 할 땐 지금 내가 가진 것들, 할 수 있는 것들을 정확하고 냉정하게 판단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이든 회사든 무모하게 남들이 하니까 한다거나, 책임지고 할 수 있는 역량과 자질이 부족하면서 자기 그릇보다 큰일을 끌어안고 있어봤자 민폐가 될 뿐이다.

 

지금은 일단 주말이라 그냥 넘어가겠지만 월요일에도 또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수기 회사 이름을 공개할까 한다.

 

최근에 사무실 정수기도 고장이 한 번 났었는데 집 정수기도 그렇고 사무실 정수기도 그렇고 같은 회사 제품이며 또 교체한 지 얼마 안 된 제품들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어쨌든 이제 더 이상 재밌는 해프닝은 없다.

 

 

#정수기고장 #재밌을뻔 #정수기AS #해프닝

'Memento mori'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디어 내일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이다.  (0) 2021.08.26
아주 가끔은...  (0) 2021.08.21
8월 15일의 의미  (0) 2021.08.15
헌혈 그리고 예수의 배신자들  (0) 2021.08.14
원근법  (0) 2021.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