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촛불
그림 그리려고 사무실에 나왔다가 도무지 그리고 싶은 이미지가 안 떠올라서 그냥 이것저것 의미없는 웹 서칭을 했다.
그냥 집에 돌아가서 맥주나 한 잔 해야지 했는데, 그래도 글이라도 하나 남겨야 오늘 하루가 작은 의미 하나 남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며칠 전에 부모님과 함께 본 나의 촛불에 대해 간략한 감상을 남겨 본다.
감상부터 말하자면 그 당시에 나도 수많은 국민들과 함께 들었던 촛불이었기에 뭔가... 가슴 속으로부터의 어떤 뜨거운 기대감을 갖고 봤던 건데 다큐멘터리라는 것을 간과한 내 잘못이다... 정도랄까.
나는 이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 당시에 있었던 사실들을 인터뷰와 자료화면을 통해 드라이하게 시간순서대로 나열하는 정도로만 보여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영화는 촛불과 함께 했던 일반 시민들의 이야기로부터 정치, 언론 등의 유명 인사들의 인터뷰 그리고 당시에 있었던 사건들의 영상자료 등을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하고 있다.
유명 인사들의 인터뷰는 유시민 작가님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평면적이었고 구색 맞추기처럼 느껴졌고... 내가 처음 광화문 광장에 나갔던 이유는 사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성세대로서의 무기력함과 미안함 때문이었는데, 이 영화는 국정논단 전반을 다루고 있어서 중간에 왜 탄핵소추안이 늦게 발의되었는가를 다루는 내용이나 국힘당(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우린 정말 몰랐다라고 주장하는 내용 등에 있어선 정치인 그들만의 사고회로가 그때는 더 갑갑했고 참 기만적이었구나 하는 인상도 받았다.
뭐 그래도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역사에 이렇게 전체를 다룬 기록 하나 쯤은 있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지금 이 글을 쓰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더더욱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면서 드라이하게 사실만을 기록한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래도 김의성, 주진우 정도 되는 이름의 가치 그리고 배우와 기자라는 조합을 생각하면 차라리 페이크 다큐로 사실과 감정을 고르게 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또 한편으로는 유시민 작가님께서 인터뷰에서 하신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지 말았어야 해요”라는 말하신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극중에서 최순실과 박근혜가 청와대 로고 변경 건으로 통화한 내용도 짤막하게 나오는데 최순실이 박근혜에게 “낫또나 드세요. 낫또”라고 말하는 대목에선 비선 실세라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구나, 이런 것이 가스라이팅이란 것인가? 하는 웃픈 감정도 느꼈었더랬다.
유시민 작가님이 말씀하신 것과 의미가 다를 순 있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되는 사람이란 ‘특정한 권력을 가진 사람들만을 대변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정치 권력, 검찰 권력, 언론 권력, 재벌 권력, 종교 권력 등등 견제되지 않는 권력은 사유화되기 십상임을 우리는 이미 지난 역사를 통해 온몸으로 배워왔기 때문이다.
여전히 세월호의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나에겐 2% 부족한 영화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날 촛불의 함성을 기억하는 사람들, 그 자리에서 함께 추위에 떨며 서로의 온기를 벗삼아 청와대로 향하는 촛불의 파도를 일으켰던 사람들에게 만큼은 그날, 그곳에 우리가 함께 있었음을 상기시켜 주는 중요한 기록이라는 생각으로 마무리 해야겠다.
다시 한 번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촛불을 정리한다.
영화 나의 촛불은 2014년 4월 16일 비극의 그날로부터 2017년 3월 10일 대통령을 파면시킨 그날까지, 시민들이 평화로운 집회를 통해 스스로 일궈낸 우리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한 역사의 기록이다.
우리의 미래를 대신해서 책임지고 이끌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선거 잘 하자.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나의촛불 #영화나의촛불 #선거잘하자 #대통령선거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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