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난히도 날이 맑았다.
점심시간에 잠시 볼 일이 생겨 회사 밖을 나섰을 때,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어제와 다름이 없었지만 오히려 그러한 풍경이 나에겐 생경하게 다가왔다.
너무나도 다름없는, 아니 오히려 더 환하게 빛나는 날처럼 느껴지기도 했던 오늘의 풍경!
그것은 강제적으로 전조등을 얼굴에 비춰 두 눈을 멀게 하는 거칠고 미숙한 운전자와도 같았고 그 폭력적이고 강제적인 거짓의 빛 너머, 마치 폭주족이 불법으로 개조한 오토바이의 엔진소리마냥 ‘쿵쾅쿵쾅’ 불규칙적이고 불쾌한 굉음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와 마침내는 온 정신까지 혼미하게 만들 것 같은 그런 예감이 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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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네 시가 넘도록 잠 못 이루었고 회사에 출근해서도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았더랬다.
그래도 꾸역꾸역 일을 하며 다 잊고 맘을 잡아보려 노력했다.
이번 선거에서 내가 온 맘을 다해서 무언가를 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위해서가 아닌 우리를 위해서라는 대의가 신경이 쓰였던 것은 사실인지라 그런 듯 하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실패로 봐야 할까, 절반의 시민의식의 개혁이라 봐야 할까? 난 후자를 믿고 싶다.
새로운 지도자가 우리나라를 세대 그리고 남녀의 갈등과 차별, 분열의 길로 끌어들일지 통합과 화해의 길로 인도할지 알 수는 없다. (애초에 그럴 능력이 있다고 생각되진 않지만...)
다만 우리 모두는 각자 자신이 믿는 바에 따라 선택을 한 것이고 그 차이가 1%도 안 되는 선에서 가혹하게도 결정되어져 버린 것일 뿐이다.
그저 앞으로도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냉정하게 지켜보겠다고 다짐할 수밖에... 그동안 고생하신 모든 분들에게 무심히 어제가 가고 오늘이 왔듯이 내일도 그럴 것이라는 말씀을 올리며 희망을 품고 살자고 말씀 올리고 싶다.
입에 쓴 것이 몸에 좋다고 했던가... 왠지 오늘은 쓰디 쓴 쏘주 한 잔이 땡기는군...
다시 촛불을 들게 될 날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연설로 글을 마무리 한다.
“여러분의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시민 혁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우린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믿습니다.
여러분, 함께합시다!
춥습니다. 뜨거운 가슴으로 다시 손을 잡읍시다!“
#유난히도맑은날 #오늘은왠지 #소주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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