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이번 달 미술교재 개발 끝

조아진 2023. 1. 7. 19:07

이번 달 미술교재 개발 끝

 

이번 주는 회사의 미술교재 개발 주간이었고 이번에 수채화로 그리는 방법을 소개하는 교재 샘플을 그리느라 오랜만에 붓을 들었더랬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몇 달 전에 주문한 택배 상자를 개봉했는데 그 당시 물감이 다 떨어져서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고 수채화 붓도 오래 사용한 터라 탄력이 없어져서 인터넷을 통해 주문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3개월 전에 주문해서 받은 건데 이제야 개봉을 하다니... 아무튼 무얼 몇 개나 주문했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 상태에서 택배 상자를 개봉했더니 내용물들이 참 생소하다.

 

파렛트의 물감이 전체적으로 비어 있어서 신한 수채화 물감 24색 세트를 주문했었던 것 같고 붓은 화홍 210, 12, 20호 그리고 낱색으로 홀베인 물감 여러 개를 산 듯하다.

 

원래 미술용구를 구매할 때 브랜드를 안 따지고 구매하는 편인데 물감은 베이스로 항상 신한을 사용해왔던 게 이제야 생각이 났더랬다.

 

원래 사용하던 붓은 제대하고 구매했던 것 같은데 한 20년 넘게... 사용한 듯 하다. 새로운 붓으로 그림을 그리려니 왠지 좀 마음이 짠해져서 이 오래된 친구를 찬찬히 살펴보니 영동이라는 브랜드의 12호 붓이었다.

 

영동이라는 브랜드도 있었던가?? 20년을 넘게 사용했는데 이제야 브랜드 이름을 알게 되다니... 난 참 무심한 놈이다...

 

여튼 이 친구가 붓털도 많이 상해있고 붓대와 붓털을 연결해 주는 쇠도 헐거워져 종종 빠졌던 관계로 투명 테이프로 둘둘 말아서 사용하고 있었더랬다.

 

붓 관리 팁을 하나 이야기 해주자면 붓을 사용할 때 물통에 담가 두면서 사용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러면 붓 탄력이 금방 죽어 버리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때는 꺼내 둬야 하고 다 사용한 뒤엔 따듯한 물에 깨끗이 빨아서 잔존 물감이 없도록 한 뒤 잘 건조 시켜야 한다.

 

아무튼 이제 이 오래된 친구를 보내줘야 하는 건가? 하던 차에 파레트 닦는 용도로 사용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앞으로도 쭉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어지간하면 새것 안 쓰고 항상 사용하던 물건만 사용하던 습관이...

 

그리고 샘플 작품을 그리다가 깨닫게 된 것이 있는데 아직 손가락이 낫질 않았다는 것! 그림 그리는 내내 새끼손가락이 좀 불편하다 싶었는데 저녁 즈음엔 많이 쑤시고 붓기도 올라와 있었다. 다음 달 교재개발 전까지는 다 나았으면 좋겠는데... ...

 

암튼 어제는 이십 년 지기 붓과 작별 인사를 하려다가 다시 생각을 고쳐먹은 의미로운 날이라 할 수 있겠다!

 

작별 인사...라 하니 내일 굿바이 전시 디피를 하러 국회의원회관에 가야 한다는 게 갑자기 떠올랐다...

 

분명히 또 오랜만에 봤다고 악수를 청하시는 작가 선생님들이 계실 테니 내일은 손가락 조심해야지...

 

남자들은 특히, 내 윗세대 분들은 악수할 때 손을 꽉 쥐는 것이 반가움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최근에 두 번 당했는데 정말 아팠더랬다. _;;

 

아무튼 이번 달 미술교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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