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소식

관동대지진 100년 만의 통곡 일본 아이고전 퍼포먼스 / 하전남 재일동포 작가

조아진 2023. 8. 27. 12:55

관동대지진 100년 만의 통곡 일본 아이고전 퍼포먼스 / 하전남 재일동포 작가

 

퍼포먼스 전체 영상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XxqWnq3leSA

 

 

관동대지진 100년 만의 침묵을 깨고 한국과 일본의 작가들이 모여 진실과 추모를 주제로 일본의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아자미노에 있는 요코하마 시민갤러리 아자미노에 모였습니다.

 

2023815일부터 819일까지 진행된 전시와 퍼포먼스 중 816일에 있었던 재일동포 작가 하전남님의 퍼포먼스 영상입니다. (현재는 한국인으로 귀화하신 상태입니다.)

 

제가 촬영 전문가가 아닌데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휴대폰으로 촬영을 맡게 되어 화질이 좋지 못하고 화면이 흔들리는 점 감안 하시면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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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벽돌에 둘러싸여 태어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애절한 소리의 작은 종을 울리며 자신이 태어난 벽돌 주변을 한 바퀴 돌고는 큰 절을 올리며 막걸리 한 잔을 올립니다.

 

그녀가 자리에 눕자 관람객들이 벽돌들을 집어 들어 그녀의 몸 위에 쌓아 올리기 시작하고 이내 그녀의 몸은 벽돌로 뒤덮이게 됩니다.

 

잠시 동안의 침묵 뒤, 찌르는 듯한 통음(痛音)과 함께 벽돌무덤을 깨치고 일어서는 그녀의 곁으로 장천 김성태 작가님의 콜라보레이션 퍼포먼스가 이어집니다.

 

관동대지진 100년 만의 통곡... 글과 그림이 그녀의 하얀 소복에 덧입혀져 마침내 당당히 주변을 마주하며 관람객들에게 큰 절을 올리며 퍼포먼스가 마무리 됩니다.

하전남 작가의 퍼포먼스는 한국과 일본의 한지로 직접 일일이 제작한 벽돌 그리고 마찬가지로 한지로 만든 소복과 댕기머리가 주요 관람 포인트입니다.

 

재일동포로서 일본에서 살아온... 특히 3세로서 하전남 작가가 살아온 따갑고 차가운 시선들, 세월들은 마치 무덤 속의 벽과 같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무덤 밖으로 나가길 원했나 봅니다. 고통과 슬픔, 차별의 시간들조차 나의 정체성으로 당당히 받아들이고 자유로운 한 인간으로 살기를 바라는 것!

 

한지는 연약해 보이지만 사실 질기기도 합니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한지를 조합해 만든 벽돌과 한복은 그러한 작가의 바람을 담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해 봅니다.

 

하전남 작가 역시 설치 미술작품으로 아이고전 전시에 함께 합니다. 퍼포먼스 영상을 보신 뒤 작가의 설치미술 작품을 보시면 작품에 대한 내적 의미가 희미하게라도 다가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전남 / 깨지기 쉬우니 조심히 다루어 주세요 / 91 x 116.7cm / 안동한지, 원주한지, 마쯔사키화지 등 / 2023

 

 

 

관동대지진 100년 만의 통곡 아이고전 서울 전시는 202391일 금요일부터 9일 토요일까지 전태일 기념관에서 오후 5시에 개막합니다.

 

전태일 기념관은 월요일은 휴관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10~ 오후 6시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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