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선글라스는 멋으로 쓰는 게 아니여

조아진 2023. 8. 31. 23:41

선글라스는 멋으로 쓰는 게 아니여.

오전 7시에 출발해서 송도 행사부스 디피를 마친 것이 10시 10분 전. 지원을 나와주신 선생님들 덕택에 오늘 행사는 그럭저럭 잘 마쳤다.

행사 중에 귀여운 꼬마 손님이 오셔서 손등과 팔에 페인팅을 해줬다. 처음엔 하나만 그릴 요량이었는데 꼬마 손님이 나의 페인팅 그림이 맘에 들었는지 계속 이것저것 요청을 하셔서 그림이 많아졌더랬다. 애기씨가 좋아하시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최근에 중심장액성 망막증인가 뭔가에 걸렸는데 황반 시신경에 물이 차서 앞이 뿌옇게 흐려 보이는 증상이다. 암튼 의사쌤이 시력 보호를 위해선 빛을 직접적으로 보면 안 된다고 하시며 선글라스를 착용하라고 조언하셔서 한동안 쓰고 생활을 했는데 아이들을 만나는 행사에 선글라스를 끼고 응대할 순 없는 노릇이라 새로 맞춘 다초점 안경을 썼더랬다.

멀리 보는 건 괜찮은데 가까이 봐야 하는 건 아직 적응이 덜 되었는지 꼬마숙녀님의 팔에 그림을 그릴 땐 눈이 불편해서 안경을 벗었더랬다. 오늘 다초점 안경을 처음 써봤는데 그럭저럭 적응이 어렵진 않은 듯 싶다.

송도 행사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 다시 선글라스 착용. 돌아오는 길이 좀 막혀서 2시간 40분이 걸렸다. 10분 일찍 출발했는데도 집에 도착하니 7시반.

집에 울집 차를 파킹하고 사무실로 가서 내일 아이고전 오프닝에 필요한 자료들을 편집해서 고교수님에게 보내 드렸고 관련 영상도 받아서 USB에 저장. 작아도 귀하신 몸이니 내일 조심히 모셔가야 한다. (선글라스가 원시용으로 도수를 넣어 제작한 거라 컴퓨터로 편집 작업을 해야 할 땐 벗고 해야 한다.)

토요일에 있을 다른 전시용 네임택과 전체작품 리스트까지 제작 및 출력하고 집에 돌아오니 10시 반 정도. 밥 먹기가 귀찮아서 컵라면으로 때우고 말려고 했는데 막상 면을 다 먹고 나니 양이 좀 적은 듯 하여 밥까지 말아 먹었다..

아. 그리고 요즘 밤낮으로 계속 선글라스를 쓰고 생활하다보니 (특히 밤에..) 이상하게 쳐다들 보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때마다 치료 목적으로 쓰고 다니는 거라고 설명하느라 좀 귀찮아졌음. 제 선글라스는 멋이 아닙니다~~

지금은 씻고 침대 위에 누워서 일기 쓰는 중. 이번 서울 아이고전 끝나면 일 벌이지 말고 한동안은 회사일만 신경 쓰면서 눈 관리나 잘 해야지..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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