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리뷰 34

니나의 런던 라이프 / 글 그림 설지형 작가

니나의 런던 라이프 / 글 그림 설지형 작가 새해. 오랜만에 책을 펼쳤다. 지난번에 인터넷 교보문고 남은 포인트로 산 책 들 중 하나인 설지형 작가의 니나의 런던 라이프라는 책이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설지형 작가가 대학 동기이기 때문에 이왕 책을 살 거면 동기 좋은 일 하자는 마음이었다. 책은 표지 포함에서 100페이지가 약간 넘는데 글과 이미지가 적절히 있는 책이라 금방 읽을 수 있었다. 표지 제목을 보아하니 런던에서의 유학 생활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예상했는데 완전히 빗나갔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기 혹은 산문집에 가까운데 대부분이 혼잣말처럼 들리는 구어체이고 어떤 챕터에서는 높임말로 표현했다가 또 다른 챕터에는 높임말 없이 글을 쓰기도 해서 뭐지?? 싶었는데 책의 서문을 다시 떠올리며 앞..

작품 리뷰 2021.01.17

반도 VS 오! 문희

반도 VS 오! 문희 어제 추석을 맞아 어머니 그리고 가까이 사는 동생내외와 함께 집에서 영화를 봤다. (참고로 이번 명절은 지난 화요일 어머니가 퇴원하시고 회복하시는 중이기 때문에 따로 차례는 지내지 않고 쉼으로 보내기로 했다. 이시국에 아부지는 절친과 좋은데 놀러 가셨다고... ㅡ_ㅡ) 맥주와 팝콘, 간단한 간식거리를 준비한 뒤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당초엔 한 편만 보고 끝났을 이 모임이 한 편을 더 보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으니 그 이유는 첫 영화가 매우 별로였기 때문이었다. 첫 번째 영화는 바로 연상호 감독의 반도 (강동원, 이정혀, 권해효, 김민재, 이레, 이예원, 김도윤 배우 출연)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한국에 좀비들이 나타나게 되고 4년 뒤의 세계를 그리며 일부가 탈출하는 과정을 그리는 1..

작품 리뷰 2020.10.02

쉼 없이 걸어 촛불을 만났다 / 최민희 / 21세기북스

쉼 없이 걸어 촛불을 만났다 / 최민희 / 21세기북스 이 책은 최민희 전의원의 대학생 운동권이던 시절부터 현재의 이야기를 김유진이 묻고 최민희가 답하다, 즉 인터뷰의 형식으로 펴낸 글이다. 책에서 작가는 ‘내가 예전에 이렇게 살았다, 한마디로 나 이런 사람이거든’ 류의 책을 쓰기에는 별로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동시에 우리 ‘같이 고민해보자, 이렇게 한번 고민해보자’의 의미로 이 책을 준비했다고 한다. 책을 읽고 난 뒤 충분히 이해될 만한 사실들과 공감할 만한 감정들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사회운동의 변화과정과 시대의 흐름이 정리되어 있다. 특히 여성으로서 아니, 대한민국의 한 인간으로서의 고민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청년기..

작품 리뷰 2020.08.08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카를로 로벨리 / 쌤앤파커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카를로 로벨리 / 쌤앤파커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이 책의 원제는 시간의 질서(Order of time)로 옮긴이 이중원선생님의 번역가로서의 판단에 따라 의역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다. 이 책의 원문 제목 중 order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봤다. 1. 순서, 2. 정돈(된 상태) 3. (사회적)질서 이 세 가지가 있었고 번역가는 ‘질서’의 의미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두 제목 다 그럴법하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론 원어 제목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카를로 로벨리(carlo rovelli)가 밝히고 있듯 현존하는 문법의 부적당함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처럼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작품 리뷰 2020.08.02

안녕 / 안녕달 그림책 / 창비

안녕 / 안녕달 그림책 / 창비 만남, 이별 그리고 다시 만남. 안녕달 작가의 장편(長篇) 그림책 안녕 분석 리뷰. 이번에도 스포일링 때문에 줄거리는 생략하고 느낀 점들을 정리해 본다. 내용에 있어서의 교훈적인 부분 안녕달 작가의 작품들은 역시 어른들을 위한 성인동화라고 봐야겠다. 이번 주제... 아니 혹은 소재는 자신의 필명인 ‘안녕’이라는 단어가 모티브가 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말 안녕에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 물론 음의 톤이나 길이, 상황 즉, 짧게 발음하느냐, 길게 발음하느냐 등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이 작품은 안녕의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의미를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표현한 그림책으로 한 장면으로 요약한다면 발행정보가 나와 있는 마지막 페이지의 작은 네 컷 그림이다. 만나서 반갑..

작품 리뷰 2020.07.22

메리 / 안녕달 그림책 / 사계절

메리 / 안녕달 그림책 / 사계절 안녕달 작가의 그림책 메리 분석 리뷰. 이번에도 스포일링 때문에 줄거리는 생략하고 느낀 점들을 정리해 본다. 내용에 있어서의 교훈적인 부분 이번에도 성인동화의 향기가 짙게 배어있는 스토리였다. 때문에 어떤 결과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인생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아니 좀 더 명확하게는 우리네 어머니들의 삶이 어떠했는가를 새삼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이었다. 아마도 이번 그림책에서의 모티브 역시 작가의 시골에서의 경험들을 담고 있는 듯 하다. 왜냐하면 사건들의 순서 때문에 그런데 함께 살던 할아버지가 하늘로 떠나시던 날에도 아무에게나 꼬리를 치던 메리(개의 이름)의 모습이 이야기의 전반부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은 모두 떠..

작품 리뷰 2020.07.21

당근 유치원 / 안녕달 그림책 / 창비

당근 유치원 / 안녕달 그림책 / 창비 ‘이거 너무 시선이 과하게 따듯한 거 아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모든 선생님들에겐 존경과 찬사를 보냅니다.’ 실제로 유치원에서 겪었을 사연?을 모티브로 한 것 같은 안녕달 작가의 그림책 당근 유치원 분석 리뷰. 이번에도 스포일링 때문에 줄거리는 생략하고 느낀 점들을 정리해 본다. 내용에 있어서의 교훈적인 부분 이번에도 교훈을 주는 스토리나 연출은 없었다. 다만 아이들을 위한 교훈이 아닌 어른들을 위한 교훈이 심의에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니 교훈이라기보다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소재를 선택하는 것 같다. 이번 그림책에서의 모티브는 “아아아아 싫어! 집에 안 가. 난 선생님이랑 결혼해서 맨날..

작품 리뷰 2020.07.14

수박 수영장 / 안녕달 그림책 / 창비

수박 수영장 / 안녕달 그림책 / 창비 마치 소복소복 눈이 쌓인 한겨울의 소소한 행복들을 한여름으로 옮겨온 것 같은 안녕달 작가의 그림책 수박 수영장 분석 리뷰. 원래도 스포일링이 될 수 있어 줄거리 소개는 생략해 왔는데 이번에는 딱히 스토리랄 게 없는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묘한 행복감을 주는 소소한 상상력들이 담겨져 있어 설정과 분위기 위주의 감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내용에 있어서의 교훈적인 부분 저번 할머니의 여름휴가 리뷰에서도 짧게 밝혔듯 안녕달 작가의 이야기 연출에 있어 주제 혹은 소재를 다루는 방식은 어쩌면 웃프거나, 슬프거나, 난감한 상황들을 독자들로 하여금 따듯한 시선에서 공감, 교감되도록 표현하는 능력의 탁월함으로 보인다. 이번 수박 수영장에서는 굳이 교훈적이랄 건 없지만 아마도 이야..

작품 리뷰 2020.07.10

할머니의 여름휴가 / 안녕달 그림책 / 창비

할머니의 여름휴가 / 안녕달 그림책 / 창비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그리고 어쩌면 웃픈 감성의 안녕달 작가의 그림책 할머니의 여름휴가 그림책 분석 리뷰. 이번에도 줄거리는 스포일링이 될 수 있어 생략하고 이 그림책을 읽고 난 뒤 감상을 분석적 관점에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내용에 있어서의 교훈적인 부분 그림책하면 당연히 아이들이 읽거나 읽어주는 책으로 이해해 왔지만 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요즘 그림책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성인들의 감성과 시각에서 접근하는 그림책들도 많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번 안녕달 작가의 왜냐면... 그림책의 경우 아이들과 성인 모두에게 공감될 수 있는 환경들이 설정되어 있었다면 이번 그림책 할머니의 여름휴가는 보다 더 성인 취향에 가까운 그림책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사실 할..

작품 리뷰 2020.07.07

왜냐면... / 안녕달 그림책 / 책 읽는 곰

왜냐면... / 안녕달 그림책 / 책 읽는 곰 따듯한 감성과 깨알 같은 디테일이 곳곳에 숨겨져 있는 안녕달 작가의 그림책 왜냐면... 그림책 분석 리뷰. 이번에도 줄거리는 스포일링이 될 수 있어 생략하고 이 그림책을 읽고 난 뒤 감상을 분석적 관점에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내용에 있어서의 교훈적인 부분 이 그림책은 놀랍게도 교훈적인 부분이 없다. 바닷가 유치원을 하교하면서 엄마 그리고 누런 강아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이가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또 엄마가 끊임없이 대답을 하면서 벌어지는 따듯한 상상들이 독자들을 미소 짓게 만들 뿐이다. 물론 이야기의 후반부로 가면 이 이야기의 주제 혹은 소재라고 할 수 있는 소변가리기 상황이 등장하지만 이마저도 무언가를 가르치려 든다거나 실수하면 안 된다거나 하..

작품 리뷰 2020.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