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693

길고양이와 부산 밤바다

길고양이와 부산 밤바다 벡스코 파인 아트페어 인 부산 전시 끝날 즈음 부모님과 함께 어머니 지인이 계신 ag405호텔에 들러서 층마다 있는 독특한 컨셉의 포토존과 갤러리를 둘러 본 후 바로 인근의 횟집에 저녁식사를 하러갔다. 난 회를 잘 즐기지 않는 탓에 인근의 중국집에 가서 짬뽕을 먹었는데 서울 짬뽕과 비교하자면 맛이 얼큰하진 않고 좀 담백한 대신에 해물이 듬뿍 들어 있었다. 식사를 하고 나와선 바로 앞에 있는 민락수변공원 계단에 앉아 밤바다를 보면서 부모님이 식사를 마치실 때까지 혼자 멍 때리기를 했는데 참 좋았다. 나중에서야 깨달았는데 내가 앉아 있는 계단 바로 근처에서도 길고양이가 밤바다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난 밤바다를 바라보는 고양이의 뒷모습을 또 한동안 멍하니..

Memento mori 2021.07.16

비둘기 네 마리와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비둘기 네 마리와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요즘 길 비둘기 네 마리를 키우고 있다... 는 건 농담이고 원래 길고양이 사료를 놓아두던 곳에 단골 손님이 늘었다. 이게 처음에는 비둘기 한 마리였는데 그 녀석이 동료들에게 맛집으로 소문을 낸 건지 두 마리로 늘었다가 세 마리가 되었고 결국 네 마리가 찾아왔다. 비둘기가 병균이 많다는 소문이 있어서 이거 길고양이 밥을 계속 줘야 하나 싶기도 하고 장마철이기도 해서 최근에는 사료를 주지 않고 있다. 사료를 안 놓아두자니 길고양이가 걱정되고 계속 두자니 오라는 놈은 안 오고 웬 불청객들만 찾아 오냐 싶은 것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마리 정도야 같이 먹고 살아야지 하는 안일한 생각도 했었던 터라 처음부터 못 오게 냉큼 쫓아냈어야 하나 하..

Memento mori 2021.07.10

좋은날

좋은날 일 년에 한 번 볼까말 까한 죽마고우가 있다. 뜨문뜨문 보게 되는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속 얘기도 잘 털어놓을 수 있는 가장 절친한 친구이다. 오랜만에 삼대예술인 가족전시를 하게 되어 연락을 했고 오늘 점심 이후에 멀리 김포 구래에서부터 아들과 함께 서울 강동구까지 와서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아들 얼굴을 실제로 직접 보는 건 처음이어서 첫 대면인데 만나면 용돈을 얼마나 줘야할까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어제 갑작스럽게 일이 터졌다. 회사에서 교사회의를 하던 중, 한 분의 자제분이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면서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바로 퇴실하고 코로나 검사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당장 보건소에 대처 방법을 문의했고 당일 본사에 함께 계셨던 모든 분들의 수업을 취소시켰다. 해당 선생님의 코로나 검사 결과에..

Memento mori 2021.06.26

삼대예술인가족 안부전 7살 어린이 관람객 방명록

삼대예술인가족 안부전 엄마와 함께 온 7살 어린이 관람객 방명록 / 감사합니다~ ㅎㅎ #삼대예술인 #삼대예술인가족 #삼대예술인가족전시회 #조국현 #강양순 #조아진 #조한진 #강성수 #조소진 #강지율 #강지유 #3대예술인 #3대예술인가족전시회 #미술인가족 #예술인가족 #강동아트센터 #아트랑갤러리 #강동문화재단 #강동구

Memento mori 2021.06.20

빗멍

빗멍 요즘 난 어머니께서 발가락 뼈 골절을 당하신 뒤로 식사를 챙겨 드리거나 집안 살림 같은 것들을 하고 있다. 오늘 오후가 병원에 세 번째 검진을 가는 날이었는데 비가 올락말락 하다가 결국 출발할 즈음엔 내리기 시작했다. 병원까지의 거리가 약 700 미터 정도밖에 안 되서 늘 휠체어에 모시고 갔었는데 오늘은 비 때문에 자차로 이동하기로 했었는데 아뿔싸! 시동이 안 걸렸다. 평소 우리집 차는 어머니께서 화실에 가실 때 사용해왔고 최근 한 달 여동안 주차장에 파킹된 상태로 운전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감적으로 배터리 방전이 의심되었다. 병원 예약시간이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급한대로 카카오 택시를 호출해서 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병원까지의 거리가 워낙 가까워서 배차가 과연 될까 싶었는데 바로 택시가 잡혀서..

Memento mori 2021.06.03

생애 첫 카네이션을 받은 날

생애 첫 카네이션을 받은 날 어버이날 평생 부모님이나 친척 어른분들을 챙기기만 했는데 설거지랑 이런저런 잡일 마치고 내 방에 들어 오니 카네이션이 똭!!! 부모님 중 어느 분이 실수로 내 방에 두고 가셨나 해서 여쭤보니 아무도 아니시라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늘 정오쯤 여동생 내외와 조카들이 다녀간 것이 생각났다. 설마.. 큰 조카 너냐.. 평소에 이런 건 쓸데없는 거라고 생각해 왔는데 막상 받고 보니 기분이 야리꾸리하네.. 어쨌든 2021년 5월 9일 오늘! 생에 첫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첫 조카한테 받은 날이 되어버렸다. ㅋㅋㅋㅋㅋ #어버이날 #카네이션 #첫어버이날 #첫카네이션 #외삼촌의날 #웃프다 #웃픈날 #고맙다조카

Memento mori 2021.05.09

불행과 다행사이

불행과 다행사이 어머니께서 다치셨다. 지난 5월 4일 오후 반차를 내고 전주 외가댁으로 내려갔었다. 외가댁 어르신들 묘를 파묘하고 화장해서 부부끼리 함께 모시기로 하였고 나는 막내딸의 아들로서 그리고 외할머니를 잠시나마 모셨던 인연의 정으로 함께 내려가게 되었다. 5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6시경에 효자공원 묘지에 모였다. 7시부터 파묘하시는 일꾼들이 오기로 되어 있어서 서둘러서 여섯 분의 묘를 찾기 시작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그나마 가장 최근에 돌아가신 분들은 위치를 알고 있었지만 오래 전에 돌아가신 분들의 묘의 위치를 정확히 아시는 분은 몸이 불편해서 못 올라가시고 막내 외삼촌이 그 설명을 듣고서 며칠 전에 사전 답사를 다녀오신 기억과 사진 한 장을 보며 더듬더듬 찾아야 했던 것이다. 외가댁 어르..

Memento mori 2021.05.07

Circle of Life

Circle of Life 2005년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 외할머니를 집에서 모셨었다. 말만 대학원생이지 그냥 백수라서 할머니 케어를 내가 맡게 되었었다. 그 당시 거동이 불편하셨던 할머니께서는 화장실에 가는 것도 할 수 없어서 손자인 나에게 의지해서 대소변을 보셔야 했다. 그때 마다 항상 고맙다 아가, 고맙다 아가라고 말씀 하시곤 하셨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번은 내가 간난 아기 적에 외가댁에서 살 때 외할아버지께서 내 똥기저귀를 갈아주시곤 하셨다는 말씀을 하셨더랬다. 그 말씀을 들은 뒤로는 외할머니께서 대소변을 처리해 드리는 나에게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말씀하실 때마다 저 아기 때 할아버지가 똥기저귀 다 갈아주셨다면서요~ 쌤쌤이에요 쌤쌤~ 이라고 말씀드렸다. 그러면 할머니와 난 서로 헤에~ 하면서 멋..

Memento mori 2021.05.03

감사와 표현

감사와 표현 내가 몸담고 있는 방문미술 그림샘에서는 코로나 시기에 시민들이 가정에서 홈스쿨을 할 수 있도록 매달 12종 이상 씩 색칠공부나 달력 도안을 만들어서 온라인 상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도안들은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를 대상으로 다양하게 준비하는데 도안을 만들 때 미리 해당 달에 어떤 기념일들이 있는지 조사를 한 뒤에 도안을 만든다. 지난 4월 28일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님의 탄신일이었기에 거북선 색칠공부 자료를 미리 만들어서 업로드 했었더랬다. 오늘 회사에서 일하는 중에 갑자기 관리하는 사이트에 답글이 올라왔다고 알람이 떠서 확인해 봤더니 거북선 도안 덕분에 수월하게 프로그램을 진행 할 수 있었다는 어느 한 요양보호사님의 감사 인사말이었다. 그냥 가져가서 사용하셔도 되겠지만 이렇게 우리들의 ..

Memento mori 2021.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