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693

소름돋네

소름돋네 어제 대학원 때 알고 지낸 친구가 갑자기 카톡으로 연락을 해왔다. 작년에 고인이 된 친구가 뿌려진 바다에 한 번 가봐야 하지 않겠냐는 거였다. 지금 안 가면 영영 못 갈 것 같다고.. 내 기억으론 작년 9월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 작년에 동문들의 부조금을 모아서 온라인으로 이체 전달만 하고 나도 현장엘 가보지 못한 터였다. 그 친구의 형님에게 자세한 위치를 알아보고 언제쯤 갈 건지 다시 이야기 하자고 했다. 그리고 오늘 회사 일을 마친 뒤 형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1년 만에 드리는 연락이었다. 형님에게 사정을 말씀드리던 중 지지난 주가 기일이었다는 말씀을 듣고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통화를 마친 뒤 내가 며칠 전에 쓴 글 중에 꿈에 그 친구가 나왔었던 내용을 기록했었던 글이 언제였던가를 찾..

Memento mori 2021.09.02

생일 선물

생일 선물 며칠 전에 생일이었다. 축하 해주는 것에는 익숙해도 축하 받는 일엔 여전히 낯선 느낌이 있는 나는 나이 마흔이 넘어서면서부터는 주변에 생일이라는 걸 아예 숨기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아예 동생 가족들에게도 집에 오지 말라고 했고 선물 같은 것도 어차피 사용 안하고 집한 구석에 둬봤자 먼지만 쌓이게 되니 하지 말라고까지 했다. 항상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들만 사용하다보니 실제로 작년에 받은 생일 선물들이 방 한구석에서 포장 채 먼지가 쌓여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냥 집에서 혼술이나 하면서 쉬려고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또 우리 집에 같이 모여서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다. (우리 집안 식구들은 애어른을 안 가리고 참 남의 말을 안 듣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ㅋ) 그런데 여느 때 같았으면 이런저런..

Memento mori 2021.08.28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후기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후기 오늘 오전 11시에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예약이 되어 있어서 회사에서 일하다가 10시 10분쯤 넉넉히 시간을 잡고서 출발했다. 하늘은 어둑어둑 했고 아주 가는 실비가 내리고 있어서 우산을 챙겼고 회사에서 느긋하게 걸어가면 15분에서 20분쯤 걸릴 거리라 여유를 부리면서 걸었고 얼마 뒤 길동 주민회관에 도착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백신 접종과 관련된 안내표시가 하나도 없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예약 문자를 다시 확인하니 아뿔싸!! 접종 장소가 길동 주민회관이 아니라 강동구민회관이었다!! 현재 시간은 10시 30분... 시간이 빠듯했다. 후텁지근한 날씨 속에 마치 경보를 하듯 쾌속으로 걷기 시작했고 간신히 10분 전에 건물 뒤 후문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이미..

Memento mori 2021.08.27

드디어 내일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이다.

드디어 내일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이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게 평소 지론이라 기레기들이 공포감을 조성했을 때도 느들이 맞기 싫으면 나나 먼저 맞게 해달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뭐 어쨌든 이제야 내 차례가 되었다. 그나저나 코로나 검사 한 번을 안 받아보고 바로 백신을 맞네.. 흠.. 평소에 먹는 약도 없고 술병 나는 것 외엔 딱히 아프거나 다친 적도 없어서 내일 백신 주사 맞고 별 이상 없으면 다시 사무실로 출근할 예정이다. 뭐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다고 하니 내일이 되어봐야 알겠지만서도.. 되도록이면 해열제도 안 먹을 생각이다. 후아아암~ = ~ =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부랑 방역당국 좀 고만 괴롭혀라, 때가 되면 다 알아서 안전하고 좋은 걸로 챙겨 준다. 뭐가 그렇게 맨날 불평불만만 많냐, 도..

Memento mori 2021.08.26

아주 가끔은...

아주 가끔은... 회사에서 일하던 도중 갑자기 오늘 새벽에 꾼 꿈이 떠올랐다. 아마도 아까 올린 글에서 대학 동기가 오랜만에 천안에 내려갔다가 12학번을 봤다는 이야기를 해서 그런 듯 싶기도 하고 어쩌면 어제 오랜만에 연락 해온 죽마고우 때문에 그런 꿈을 꾸었는지도 모르겠다. 꿈 속에서의 집은 좀 난장판이었고 난 구석구석을 짐정리며 청소를 하던 중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 회사 회식시간이 다가왔음을 깨닫고 어딘가로 나섰는데 순간이동처럼 회식 장소에 도착해 있었다. 회식 장소는 작은 동네 음식점 비슷한 곳이었는데 한쪽에서는 공사장 인부로 보이시는 서너 명의 아저씨들이 흰 쌀밥을 밥통 채 놓고 드시다가 나가시는 모양새였고 음식점의 주인으로 보이시는 아주머니가 우리들을 환대해 주시는 한편 인부 아저씨들에게 좀 ..

Memento mori 2021.08.21

재미있네... 아니 재미있을 뻔 했네...

재미있네... 아니 재미있을 뻔 했네... 그제 밤부터 집 정수기가 고장이 나서 덜컹덜컹 펌프질을 하는 시끄러운 소리가 계속 났다. 시간이 지나도 상황이 나아지질 않아서 전원을 껐고 이튿날 오전 일찍 인터넷으로 AS 센터 전화번호를 검색해서 전화를 걸었다. 수차례 전화시도를 했는데 받지를 않아서 우리집 담당 정수기 관리하시는 분에게 연락을 했고 내 정보를 문자로 보내면 담당자 분께서 대신 AS를 접수해 주시기로 한 뒤 통화를 마쳤다. 내가 정수기 고장 상황과 주소, 연락처 등의 정보를 문자로 보낸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답장 문자가 온 걸 확인했는데 담당자 분이 실수로 센터직원에게 보낼 문자가 이렇게 나에게 와있었다. 순간 실수하신 걸 이해하고는 뭐 그럴 수도 있는 거니까 그냥 잠자코 있었고 카카오톡으로..

Memento mori 2021.08.21

8월 15일의 의미

8월 15일의 의미 8월 15일 광복절. 빛을 되찾은 날이란 의미이다. 하지만 우리 가족에게 8월 15일은 둘째의 기일인지라 올해도 경춘공원묘원을 찾았다. 오전 8시에 출발을 했는데도 가는 길이 내내 막혔다. 묘원에는 추모객이 거의 없었고 해가 몹시 뜨거워서 땀이 줄줄 흘렀지만 이따금씩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강원도 산이라서 서울과는 좀 다른가보다 싶었다. 묘원에서 정오 12시 반쯤 출발해서 서울 집으로 도착한 게 2시 반 정도인데 서울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적당히 막힌 정도였지만 서울에서 춘천방향으로 나가는 차량들은 그 시간까지도 줄지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었다. 운전하는 내내 아니 놀러들 갈 거면 금요일 저녁 늦게나 토요일 일찍 출발들 하지 일요일 오후까지 도로 위에서 저렇게 시간 낭비하고들 싶나? ..

Memento mori 2021.08.15

헌혈 그리고 예수의 배신자들

헌혈 그리고 예수의 배신자들 오늘도 너무 일찍 눈이 떠져서 7시 쯤 출근을 했다. 회원작품 홍보 글을 편집하던 중에 갑자기 헌혈이나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작년 말 이후로 안 하기도 했고 못 하기도 했었다. (주말에도 일하다보니..) 인터넷으로 헌혈의집 운영시간을 찾아보던 중 원래 다니던 천호역 외에도 명일동에도 헌혈의 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래 입는 옷만 입고 신던 신발만 신는 성격이라 다니던 곳만 다니는 경향이 있었는데 오늘따라 왠지 기분 전환 겸 새로운 곳에 가보자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또 길치에 방향치라서 인터넷으로 가는 길을 꼼꼼하게 알아본 뒤 9시 45분쯤 출발했다. 헌혈의집 강동센터는 명일역 4번 출구에서 좀 걸으면 되는데 기분 탓인지 길동역에서 갈 때 천..

Memento mori 2021.08.14

원근법

원근법 오랜만에 일기 오늘 너무 일찍 눈이 떠져서 7시 반쯤 출근을 했다. 어제까진 회원작품 홍보 글을 마무리 했고 오늘부터는 이번 달 미술교재 개발을 할 예정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교재실 책장 부서진 것들도 고치고 모자란 교재도 채워 넣고 부족한 교재 점검도 하고나니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갔고 바로 교재개발 본업을 시작했다. 몇 달 전부터 좀 쉽게 원근법을 가르칠 수 있는 교재를 만들려고 했었던 터였고 아이디어도 대충 머릿속에 그려놓은 상태로 작업을 시작했는데 생각 외로 하루 종일 걸렸다. 오후 다섯 시쯤 되어서야 끝이 났는데 서너 시쯤부턴가 계속 멀미가 났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회사에 위기감이 좀 있어서 최근 한 달 동안 좀 무리해서 일을 한 것도 있는 것 같고 하루 종일 집중하면서 뭔가를 하다..

Memento mori 2021.08.08

굿바이 부산

굿바이 부산 벡스코에서의 전시를 마치고 다른 작가 선생님들 먼저 부산역으로 가시라고 한 뒤 아버지와 어머니 이렇게 셋이서 뒷정리를 마치고 뒤늦게 택시를 타고 부산역으로 향했다. 부산역에서 수서역으로 가는 srt 오후 8시 출발 기차를 타야 했는데 부산역에 도착하고나니 여유 시간이 40분쯤 있어서 저녁식사로 셋이서 햄버거 세트를 주문해서 먹었다. 식사를 마친 후 어쩌다보니 부모님과 헤어지게 되었는데 부모님은 2층에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승차 장소로 먼저 이동하셨다. 난 1층에서 줄서서 들어갔는데 막상 객실에 들어가보니 부모님이 안 계셨다. 아부지랑 어무이가 착각하시고 다른 열차타러 가시는 바람에 생이별을 할 뻔한 것이었다. 뭐 아무튼 잠시 해프닝이 있었지만 다행히 제때 제곳에서 출발했으니 됐다. 서울로 올라..

Memento mori 2021.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