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693

짬뽕 먹을 걸 그랬나...

짬뽕 먹을 걸 그랬나... 오전 내내 사무실에서 작품 구상하다가 도무지 그리고 싶은 이미지가 떠오르질 않아서 좌절하다 갑자기 그리고 싶은 이미지가 떠올랐고 나름대로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라서 밑그림을 그리기 전에 점심을 먹고 오자란 생각으로 오후 1시 반쯤 사무실 건너편 길동 복조리 시장 쪽에 있는 중국집을 찾았다. 원래는 단골로 가던 곳은 일요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아서 다른 곳으로 간 거였는데 나는 짬짜면을 먹고 싶었으나 그 중식집에는 단품밖에 없었기에 짬뽕을 먹을까, 짜장을 먹을까 고민하다 그냥 짜장을 주문해서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던 중 멀리 횡단보도에서 옛날 군가를 각색한 것 같은 시끄러운 선거송이 들렸고 이윽고 빨간색 깃발을 열심히 흔들어 대시는 분들이 보였다. 멀리서 볼 땐..

Memento mori 2022.03.06

20대 대선 사전투표를 다녀왔다.

강동구 길동 20대 대선 사전투표를 다녀왔다. 원래는 3월 9일 본 투표일에 하려고 했는데 부모님이 오늘 다녀오시겠다고 하셔서 겸사겸사 같이 다녀왔다. 우리 가족은 강동구 길동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오전 10시 좀 넘어서 길동주민센터 4층 대강당으로 가서 투표를 하고 왔는데 엄청 줄이 길진 않았다. (길동 주민센터 주소는 길동 228-10 이다.) 어제 이 후보가 강동구에 오셨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굳이 나가볼 생각은 없었고 어디로 오셨나 찾아봤더니 강동아트센터 앞에서 유세가 있었던 것 같다. 그곳은 저녁 무렵부터는 사람의 발길이 거의 없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화면상으로는 시민들이 의외로 꽤 많이 모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투표를 마치고 부모님과 길동주민센터 인근의 해장국 집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

Memento mori 2022.03.05

전쟁에 승자는 없다 / No war in Ukraine

전쟁에 승자는 없다 / No war in Ukraine 성냥팔이 소녀를 위하여 대학시절 졸업작품으로 성냥팔이 소녀를 위하여라는 애니메이션을 동료들과 만들었었다. 625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 소녀 동화의 컨셉을 가져와 만든 가상의 이야기로 소녀는 전쟁 속에서도 순수한 사랑을 꿈꾸지만, 성냥 한 개비가 타오르고 금새 시들어 버리듯 전쟁이란 것은 결국 모든 것을 앗아간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전쟁에 관한 뉴스들을 접하며 불현 듯 그 시절 스토리 작업을 위해 자료수집을 하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한국전쟁에 관한 이미지들과 함께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더 피아니스트(The Pianist / 2002) 그리고 로케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Life is..

Memento mori 2022.03.01

나의 촛불

나의 촛불 그림 그리려고 사무실에 나왔다가 도무지 그리고 싶은 이미지가 안 떠올라서 그냥 이것저것 의미없는 웹 서칭을 했다. 그냥 집에 돌아가서 맥주나 한 잔 해야지 했는데, 그래도 글이라도 하나 남겨야 오늘 하루가 작은 의미 하나 남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며칠 전에 부모님과 함께 본 나의 촛불에 대해 간략한 감상을 남겨 본다. 감상부터 말하자면 그 당시에 나도 수많은 국민들과 함께 들었던 촛불이었기에 뭔가... 가슴 속으로부터의 어떤 뜨거운 기대감을 갖고 봤던 건데 다큐멘터리라는 것을 간과한 내 잘못이다... 정도랄까. 나는 이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 당시에 있었던 사실들을 인터뷰와 자료화면을 통해 드라이하게 시간순서대로 나열하는 정도로만 보여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영화는 촛불과 함..

Memento mori 2022.02.19

최근 근황 / 맘대로 안돼

최근 근황 / 맘대로 안돼 9월, 10월쯤부터 회사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왼쪽 손가락에 쥐가 나고 오른쪽 손목이 저릿저릿 안 좋았는데 12월 중순쯤부터는 손목이 더 안 좋아졌는지 힘이 안 들어가기 시작해서 집근처 통증의학과 병원을 찾았다. 의사에게 사전 진료를 받는 도중 목까지 안 좋다는 것을 알게 돼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목 디스크가 의심이 되고 그게 원인이 돼서 손가락과 손목의 신경이 눌려서 안 좋아졌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MRI를 촬영하게 되었다. 회사 일 때문에 바로 촬영을 할 순 없었고 며칠 뒤 다시 병원을 찾아서 MRI를 촬영했는데 목 5, 6, 7번 디스크 진단을 받았고 주사 시술과 척추교정을 권유하셨다. 그런데 전에 의사 선생님이 디스크라는 것이 크게 심하지 않은 경..

Memento mori 2021.12.29

2021년 12월 올해 마지막 콩기부

2021년 12월 올해 마지막 해피빈 콩기부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쓰며 받은 해피빈 기부콩이 소멸된다고 알람이 와서 확인해 보니 마지막으로 콩기부를 했던 것이 6월이었네요. 이번에 받은 기부 콩은 시각장애와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하영(가명)이 가족에게 기부합니다. 올해도 모금 마감 기한도 얼마 안 남았네요. 얼마 안 되지만 힘내셨으면 합니다. https://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80778 #해피빈 #콩기부

Memento mori 2021.12.22

낡은 운동화

낡은 운동화 ‘싼 게 비지떡이다. 비싼 물건이 제 값 한다.’고들 하지만 왜인지 난 비싼 물건들은 더 정이 안 간다. 나에게는 어떤 물질적인 가치보다는 쓸모 같은 실용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이것도 정확한 표현은 아닌 것 같다. 쓸모는 있지만 불편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들도 있고 아무 쓸모도 없지만 함께 하고 싶은 인연도 있으며 이런저런 이유들을 떠나 사람이든 동물이든 그리고 심지어는 물건까지도 제 역할을 다하거나 수명이 다했을 때마다 나에게 이별은 항상 두렵고 가슴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 담임선생님이 부모님 직업이 뭐냐, 연 수입이 얼마나 되고 집에 자동차는 있느냐 등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조사했던 것들이나 사회에 나와서는 기성세대들이 어느 ..

Memento mori 2021.12.19

낯선 여행 첫 날

낯선 여행 첫 날 대구 엑스코에서의 코베 유아교육전 행사 참가를 위해 서울에서 새벽 5시에 출발했다. 운전을 해야 했기에 어제는 좀 일찍 자볼까하여 잠자리에 밤 11시쯤 누웠는데 도통 잠이 안 와서 이리저리 뒤척이다 오히려 평소보다 늦은 새벽 1시반쯤 겨우 잠들었다. 어쨌든 늦지 않게 잘 일어났고 3시간 정도 달려서 대구 엑스코에 도착했다. 부스 디피도 잘 마친 뒤 혹시라도 바빠지면 부르라는 말을 남기고 나만 혼자 건물 밖으로 나왔다. 원래 오늘과 내일은 그동안 못 쓴 휴가를 쓰는 날이긴 한데 장거리 운전에 무거운 짐들을 나르는 일들, 부스 디피와 철수 같은 일들을 못 본체 할 수가 없어서 첫 날과 마지막날 디피와 철수를 도와주기로 하고 나머지 일정은 대구에서 휴가를 즐기기로 했다. 일단 엑스코 근처의 ..

Memento mori 2021.12.02

맛있는 쌀밥

맛있는 쌀밥 최근에 매제네 식구들이랑 함께 우리 집에서 식사할 일이 있었고 조카들이 어느 특정한 하얀 쌀밥을 너무너무 좋아한다는 이야길 들었다. 밥이 뭐 다 똑같은 밥이지 라고 생각 하다가 문득 조카들이 고기랑 떡 좋아한다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순수하게 쌀밥 그대로를 좋아한다는 말은 처음 들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길 들어보니 아는 동생의 아버지께서 경기도 화성에서 가족 농사로 쌀농사를 지으시는데 판매처가 마땅찮아 고민한다는 소리를 듣고 몇 포대 사서 주변에도 좀 나눠주고 자기네도 그 쌀로 밥을 했는데 조카들이 딱 그 쌀밥에 반해서 밥 한 두 그릇을 뚝딱 한다는 것이었다. 간장게장 같이 반찬이 밥도둑인 건 들어봤어도 밥 그 자체로 맛있는 쌀밥이란 게 과연 있었을까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어머니가 ..

Memento mori 2021.11.27